큰사진보기
▲  미꾸라지를 잘 손질해 깻잎에 튀김가루를 발라 또르르 말아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말복이다. 복날에는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삼계탕과 개장국,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복더위를 이겨내라고 복날 관리들에게 쇠고기와 얼음을 하사하였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은 쇠고기가 귀해 개고기를 복달임으로 끓여 먹었다. 또한 시원한 계곡과 바닷가에서 더위를 피했는데 이것이 복놀이다.

이들 음식도 좋겠지만 오늘 복달임 음식으론 추어탕과 추어튀김을 소개한다. 추어튀김이 별미다. 한 번 맛보면 바삭하고 고소함에 쉬 손이 멈추질 않는다. 미꾸라지를 잘 손질해 깻잎에 튀김가루를 발라 또르르 말아 튀겨냈다. 깻잎 향의 여운이 좋다. 기력 보충에 이만한 것도 없다. 추어탕과 추어튀김으로 무더위에 지친 몸을 추슬러보자.

큰사진보기
▲  광주 부길추어탕의 추어튀김을 한번 맛보면 바삭하고 고소함에 쉬 손이 멈추질 않는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고 숙취해소에 좋은 추어

추어튀김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미꾸라지는 비타민과 칼슘,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각종 무기질 등이 듬뿍 들어 있다. 강장 효과가 있어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고 숙취해소에도 좋다.

큰사진보기
▲  미꾸라지는 강장 효과가 있어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고 숙취해소에도 좋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허준의 <동의보감>에 "미꾸라지는 맛이 달고 기를 더해줄 뿐 아니라 목마름병(당뇨병)을 다스려 속을 보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고 했다.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배를 덥히고 원기를 돋우며 숙취해소에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스태미나를 보하고 발기 불능에 효력이 있으며 소갈증을 풀어준다"고 한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이것은 추어탕과 추어튀김이다. 요즘이야 추어탕을 사계절 즐겨먹지만 실은 가을이래야 제맛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을미꾸라지가 최고다. 추어탕 전문점인 이곳은 맛을 아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다. 음식 맛이 변함없고 늘 한결같다.

큰사진보기
▲  추어튀김은 갓 튀겨내 따뜻할 때가 가장 맛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튀김에 매콤한 청양초를 올려 드세요"

추어튀김 작은 것(小)이 1만원 큰 것(大)은 2만 원이다. 작은 거 하나면 둘이 먹을 만하다. 추어튀김에 복분자 한잔 곁들이면 더욱 좋겠다. 튀김옷을 적당히 입힌 데다 깻잎 옷을 입혀서 튀겨내 맛이 아주 그만이다. 따뜻할 때 그냥 먹어도 좋지만 갓김치나 배추김치와도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

"빨리 잡수씨요, 따수와야 맛있는 디~"

주인아주머니(67·최금연)의 독촉이다. 추어튀김은 갓 튀겨내 따뜻할 때가 가장 맛있다며. "튀김에 매콤한 청양초를 올려 드세요"라고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준다.

큰사진보기
▲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삶아 손으로 일일이 발라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뚝배기에 담아낸 추어탕도 정말 맛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뚝배기에 담아낸 추어탕도 정말 맛있다. 한 번 맛보면 이집 특유의 맛에 빠져든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데다 순수하고 정성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고향집에서 즐겨먹었던 어머니의 손맛과 추억이 존재한다. 평생 기억 속에 남아있는 진짜 맛이 어머니의 손맛이 아니던가.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삶아 손으로 일일이 발라내 우거지와 함께 걸쭉하게 끓여냈다. 진한 국물이 특징이다. "할머니의 손맛이 담겨 징하게 맛있어요"라고 했던 어느 손님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이곳 음식에서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