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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사이 여름휴가를 밀양에서 보내고 있다. 사진은 윤 장관이 7월 20~21일 밀양을 방문해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을 만났을 때 모습.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사이 여름휴가를 밀양에서 보내고 있다. 사진은 윤 장관이 7월 20~21일 밀양을 방문해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을 만났을 때 모습.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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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밀양에서 휴가를 보내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도 '밀양 휴가'에 동참하고 나섰다. 여기에 밀양시사회봉사단체협의회가 보상을 통한 해결을 제시했지만 송전탑 반대 측은 "더 갈등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밀양 시내에는 송전탑반대단체를 비난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곳곳에 내걸리고 있다. 또 한국전력은 1일 차량을 통해 밀양 시가지를 돌며 가두방송하기도 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장관이 밀양을 방문하고 나서 더 분쟁이 많아지고 있으며, 시내에는 펼침막이 더 내걸리고, 한국전력은 시내에서 방송차량 홍보를 했다"며 "장관은 휴가를 밀양에서 보낸다면서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만나지 않고 관변단체 위주로 만나고 있는데, 이것은 경과지 주민을 더 고립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사무국장은 "장관은 장관대로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하고, 한국전력은 정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하며, 밀양시도 마찬가지"라며 "모두 보여주기 위한 쇼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한국전력은 직원들의 휴가를 밀양에서 보내도록 했다"면서 "장관과 한국전력, 밀양시의 행위들은 갈등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부풀리는 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봉사단체협의회 '보상협의체 구성' 촉구

31개 단체로 구성된 밀양시사회봉사단체협의회(공동대표 김태호 등)는 1일 밀양여성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상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이 지난 7월 25일 제시한 보상협의체는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거부하고 있다.

밀양시사회봉사단체협의회는 한국전력에 대해 "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차원에서 주민이 원하는 경과지 피해 보상과 지원 대책을 하루 속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정부에 대해 "하루 빨리 특별보상협의회를 구성해 주민들이 수긍하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의 피해보상을 위해 추진하는 법령을 속히 마련해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의 재산적 손실을 100% 보상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밀양시장에 대해, 이들은 "조속한 시일 안에 '밀양 갈등 해소 특별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현실적인 보상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윤상직 장관, 2박3일 밀양 방문... 한국전력 '주민 소통 적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밀양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윤 장관은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1일 밀양을 찾았다. 윤 장관은 앞서 지난 7월 13일 이어 20~21일 잇따라 밀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1일 유림회관 회의실에서 지역유림 등 50여 명을 만나 "국책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2일 밀양상공회의소 회원사 조찬간담회를 가졌으며, 3일 얼음골케이블카를 탑승한 뒤 상경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도 거들고 나섰다. 1일 한국전력은 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여름휴가와 주말․휴일 가족나들이 휴가지로 밀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밀양지역 민박업소를 대상으로 하계휴양소를 운영하고, 밀양 방문 인증샷 공모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등 연극․영화 관람을 지원하고, 8월 밀양 야외수영장 등에서 재난구조단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7월 18~19일 밀양강 등에서 쓰레기 수거작업 등을 벌이기도 했다.

전국 송전탑 네트워크 결성, 3~4일 밀양 모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인 이남우씨가 7월 1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할매가 왔다"는 제목의 집회에 참석해 투쟁 모습을 담은 사진을 살펴보고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인 이남우씨가 7월 1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할매가 왔다"는 제목의 집회에 참석해 투쟁 모습을 담은 사진을 살펴보고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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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송전탑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경북 청조, 충남 당진, 경북 울진,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 전국 초고압 송변전 시설로 갈등을 겪는 지역대책위와 활동가들이 3~4일 밀양에서 모임을 갖고 네트워크를 결성한다.

전국 지역대책위와 활동가들은 3일 저녁 밀양 영남루 앞 계단에서 열리는 '제112회 밀양송전탑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뒤, 보라마을회관에서 간담회를 갖는다. 이들은 4일 오전 평밭마을 주민들의 농성장을 방문한 뒤, 이날 낮 12시 밀양시청 앞에서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 결성 기자회견'을 연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밀양 송전탑을 비롯해 전국 곳곳이 대규모 원전·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한 초고압 송·변전시설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렇게 송전된 전기를 쓰는 곳은 대도시와 대공장들이지만 그로 인한 고통은 시골 주민들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한국전력은 발전·송전시스템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보다는 보상과 회유, 공권력 동원 같은 임시방편적인 수단만 사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지역의 투쟁만으로는 이 잘못된 시스템을 뜯어고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단위에서 흩어져 있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모여야 하며,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서 있는 한국전력과 정부에 맞서기 위한 전국적 연대의 흐름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태그:#밀양 송전탑, #윤상직 장관, #한국전력공사,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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