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번 주말(8월 4일)까지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올해 장마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장마기간이 관측 사상(1973년 이래) 최초로 50일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늘(30일·화)로써 중부지방에는 벌써 44일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주간예보에 따르면 오는 8월 2일(금)까지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전국에 비가 오는 날이 많겠다. 또 이번 주말(3~4일)에도 주로 중부지방에 비가 오겠으며, 이 비는 8월 5~6일(월~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중부지방에 오는 4일(일)까지 장마가 이어지면 장마기간은 49일, 5일에도 비가 내리면 50일을 기록하게 된다. 중부지방의 역대 최장기록은 45일, 전국을 통틀어도 제주가 47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장마 역대 최장기록 수립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올해는 주로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써 44일째(중부지방)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주로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써 44일째(중부지방)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관련사진보기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장마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73년 이래 8월에 장마가 끝난 해는 전국을 통틀어 1987년 1991년(8월 2일), 2001년(8월 1일), 2009년(8월 3일) 등이 꼽힐 정도다.

장마 통계자료는 전국 45개(중부 19개, 남부 26개), 제주 2개 등 주요지점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것들이다.

전국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73년 이래 장마가 45일 이상을 기록했던 해는 1974년과 1980년, 1998년 정도다. 1974년 장마는 6월 16일 남부와 제주도에서 시작해 7월 31일 끝나면서 46일을 기록했다. 당시 중부(45일간)는 6월 17일 시작해 7월 31일 끝났다.

1980년 여름에는 1974년과 같은 6월 16일에 중부, 남부, 제주도 등 전국에 걸쳐 장마가 시작됐다. 이후 중부와 남부에서 7월 30일까지 이어지면서 45일간 계속됐다. 제주도는 7월 31일 끝나며 46일을 기록했다.

1998년 장마는 제주에서 6월 12일 시작해 7월 28일 끝나 47일이란 최장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북극해 얼음 녹아 한대 제트기류 약해진 게 큰 영향"

그렇다면 올해 장마가 이처럼 유난히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극지연구소김백민 선임연구원은 "북극해에 접한 러시아 북쪽의 바렌츠해와 카라해의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북극지방을 빙 둘러싸는 '한대 제트기류(북위 60°의 7~12㎞ 상공에서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흐르는 기류)'가 약해져 평소엔 이 기류에 막혀 있던 찬 공기가 이례적으로 몽골쪽까지 내려와 한반도 상층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상층까지 크게 확장하지 못해 긴 장마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장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도 예년 못지않게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북극에서 아주 이례적으로 많이 내려온 찬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팽팽히 맞서면서 장마전선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남지역 2주째 폭염특보... 열대야도 자주 나타나"

한편 올해는 유난히 남부지방에서 장맛비 구경하기 힘들었다. 특히 대구, 포항 등의 영남지역은 한낮 기온이 33℃를 웃도는 날이 많으면서 2주째 폭염특보가 계속됐다. 기상청은 6~9월 사이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 일 최고열지수(Heat Index)가 32℃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내려진다.

또한 밤에도 최저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면서 2000년 이후 열대야도 가장 많이 나타났다. 열대야란 어떤 지점의 밤 최저기온(전일 오후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이 25℃ 이상인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 기온이 밤에도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때에는 너무 더워 사람들이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 근처에 머무르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자주 내렸다"면서 "이와 달리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강한 일사까지 더해지면서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제주 '가뭄' 심각... 7월 강수량 평년의 4.3% 불과

한편 제주는 기우제를 지내야 할 형편이다. 7월 제주도 평균 강수량은 11.1㎜로 평년 대비 4.3%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제주도 서북지역 등에는 가뭄으로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으며 이달 들어 파종하거나 모종을 심은 콩, 양배추 등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는 장마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주 제주도에는 비 소식이 없다"면서 "다음 주 중반 한 차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로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 당분간 평년 강수량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장마, #장마전선, #장맛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내최초 날씨전문 매체 <온케이웨더>: 기상뉴스,기후변화,녹색성장,환경·에너지,재난·재해,날씨경영 관련 뉴스·정보를 제공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