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요즘처럼 무더위가 지속되는 중에, 그것도 한창 폭염 시간이라 할 만한 오후 4시에 200여 명이 모였다면 '인파'라 할 만하다. 그것도 전국 최고의 폭염을 오래 전부터 자랑(?)해온 대구에, 게다가 대구 시민들만이 아니라 서울, 부산, 울산, 경주, 합천, 봉화 등 전국 각지에서 그만큼 사람들이 운집했다면 대단한 행사이다. 결혼식인가?

아니다. 한국문학진흥재단 성기조 이사장, 동리목월문학관 장윤익 관장, 한국수필가협회 정목일 이사장, 권숙월 경북문인협회 회장, 영남문학낭송가협회의 신승희 경남지회장과 최경자 울산지회장 등 직함만으로도 대구 시민이 아니라는 사실이 단숨에 확인되는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보아 틀림 없는 문학계 행사이다.

그렇다면 문학계 인사의 자녀 결혼식인가? 그것도 아니다. 행사는 대구에 본거지를 두고 발행되는 계간 <영남문학>의 창간 3주년 기념식 및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시상식 행사이다. 서울도 아닌 지방에서 문학잡지를 발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아는 인사들이 그렇게 두루 참석하여 말 그대로 '자리를 빛내준' 것이다.

영남문학 창간 3주년 기념식 및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시상식이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 5층에서 열리고 있다.
 영남문학 창간 3주년 기념식 및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시상식이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 5층에서 열리고 있다.
ⓒ 정만진

관련사진보기


2013년 7월 20일 오후 4시,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 5층에서 열린 <영남문학> 창간 3주년 기념식 및 신인상 시상식 행사는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희 영남문학낭송가협회 기획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신승희 시인의 개회사, 최경자 시인의 축시 낭송, 장사현 발행인의 기념사, 그리고 창간 3주년 동안 문학지를 속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인사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 순서가 이어졌다.

장사현 발행인은 기념사를 통해 "문학예술의 지방화, 그리고 대중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힘차게 출발하였으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문예지의 기준을 맞추는 것과 경영이라는 측면, 또 대중화한다는 것은 늘 충돌하였다. 자금난으로 고통을 겪을 때도 많았다. 그 때마다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주신 창간 발기인들, 메세나 예술회원들, 운영위원들, 그리고 정기구독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정기간행 문학잡지 발행, 정말 어려운 일"

기념사와 내빈 소개 이후 장윤익 문학평론가의 <영남문학>에 대한 평가 말씀, 성기조 시인의 격려사에 이어 2부 행사가 펼쳐졌다. 2부 행사는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시상식이었다. 수상자는 12기 신인상의 류연숙(시), 홍문식(시), 김경옥(수필), 배상문(수필), 여남희(수필), 이외숙(수필), 주설자(수필) 신인들과, 13기의 박병일(시), 이지은(동시), 문현숙(수필), 신지(수필), 이길연(수필), 이상진(수필), 최인수(수필) 신인들이었다.

영남문학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수상자들과 여름호 표지
 영남문학 2013년 상반기 신인상 수상자들과 여름호 표지
ⓒ 정만진

관련사진보기

신인들에 대해서는 부문별 심사평 발표가 있었고, 정목일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의 축사가 보태졌다. 수상자 대표로는 주설자 수필가가 답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이효화 성악가가 축가를 부르자 축하차 참석한 가족들은 기쁜 빛을 얼굴에 감추지 못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거나 영남문학 2013년 여름호를 읽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이지은 신인의 동시 <엄마의 화장대>를 지면에 소개한다. 문현숙 신인은 당선소감에서 '오늘도 나는 수필로 세상과 소통한다. 나의 글쓰기가 바람처럼 비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숨쉬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지만, 좋은 글을 읽는 것 또한 사람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화장대

엄마의 작은 눈이
커다란 왕발울이 되고

엄마의 검은 낯은
하아얀 목련이 되고

엄마의 하얀 입술은
붉은 사과가 되었네

시장 간 엄마 몰래
화장대를 열었네

어디에 숨겨 놓았나
엄마의 마술 상자

아무도 없는 틈에
나도 어디 예뻐져 볼까


태그:#영남문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