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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7일 오후 6시]

우리 정부가 오는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점을 연기하자고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16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최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도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킬 체인(Kill Chain) 구축 완료 등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우리 군의 능력이 확충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는)올 봄에 북한 핵 문제 등 안보 상황이 발생해 미측에 전달한 사안으로 10월을 목표로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북한 핵 문제로 우리 국민이 불안해하고 그 이후에 심각하다고 판단이 되어 우리가 제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전작권 전환 준비는 2010년 10월8일 한미간에 합의 한 '전략동맹 2015'에 근거해 추진 중에 있다"면서도 "올해 전반기에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 측에 제의한 상태로 한·미간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미국 측에 2015년말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전작권 전환 연기 논의와 관련, "미국 측에 논의하자고 요청했다"며 "그 사이 많은 대북 관련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것이 사실이고,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연기론자 논리대로라면, 전작권 전환은 요원한 일"

지난 2010년 10월 채택된 '전략동맹 2015'란 당시 2012년 4월까지였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로 늦추고, 이에 따라 한미 쌍방이 추진해야 할 각종 군사적 조치와 보장 등을 포괄한 것이다. 이날 청와대와 국방부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선 기존의 계획이 유효하지만,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전환 시점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미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07년 2월 미국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을 기해 한국군에 대한 미군의 전작권을 한국 측에 전환하기로 합의했지만, 2010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의 요청으로 전환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 후 한·미 양국은 지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오는 2015년 말 전작권 전환 방침을 거듭 확인해왔다. 국방부도 지난 4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전략동맹 2015에 따라 2015년 12월을 목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릴 한미군사위원회(MCM)와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미측과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 문제를 포함한 구체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작권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과 미군 증원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현재상태에서는 '중대하고 불리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긴장상태가 전개되거나 군사개입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데프콘3'가 발령되면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를 행사하게 된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당초 우리가 전작권을 환수하려했을 때는 안보환경이 지금보다 좋아서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 때문에 전작권을 연기해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전작권 전환은) 반복적으로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북한이 망하지 않는다면 핵문제는 계속 갈 것이고, 그들(전작권 전환 연기론자)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도 전작권 전환은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전작권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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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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