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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이지 데이>는 넵튠 스피어 작전에 참여한 마크 오언의 책이다. 넵튠 스피어 작전은 데브그루(미 해군 특수전 개발단) 팀이 파키스탄으로 날아가 제로니모를 살해한 작전이다. 제로니모는 UBL이라고 부르는 오사마 빈 라덴(Usama bin Laden)이다.

'NO EASY DAY'표지
▲ 책 표지 'NO EASY DAY'표지
ⓒ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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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크 오언은 어려서부터 해군 SEAL 팀에서 복무하는 것이 꿈이었고, 이는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SEAL에 입대하여 그 중에서도 최고만 모인 데브그루에 합격한다. 수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오가며 일선에서 뛰다가 24명 가운데 한 명으로서 선발되어 넵튠 스피어 작전을 완수한다.

높은 담장 때문에 난기류가 생겨 헬리콥터가 추락하고, 계단 난간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 칼리프의 이름을 불러 고개를 내밀게 해서 사살하였다. 작전 현장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상당히 자세한 사실을 진술한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로, 2009년에 부시가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 함상에서 사실상 종전을 선언했지만 군인들은 지금껏 죽어나가고 있다. 이라크전의 공식적인 사망자는 3823명에 이르며 저자 역시 상당한 전우가 산화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미군의 보훈제도는 보장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크 오언을 포함한 장병들은 서운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러하여 신상의 노출로 있을 위험을 감수하고 저자는 책을 냈다고 한다. 정예 군인들이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군대에서야 서슬 퍼런 데브그루 대원이지만 집에서는 일 년에 10개월 가량 생사도 알리지 못하고 떠나있는 부랑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역을 하여 훨씬 연봉이 높은 민간 기업이나 PMC로 이직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부러운 점이 많았다. <레밀리터리블>이라는 한국 공군에서 만든 영상이 있다. 제설 삽을 들고 '하늘에서 내리는 폐기물'과 사투를 벌이는 그들은 우리 군의 인적자원 경시 풍조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징병제 아래에서 남아도는 병력을 장비 대신 사용하는 장면은 패러디 속에 숨겨진 아연실색할 장면이었다.

책 속에서 마크 오언은 아프가니스탄 군 식당에서 요리사가 즉석에서 조리한 음식을 받아먹었다.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한쪽에는 벽난로 같은 오븐이 있어 피자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말을 하였다. 조리병이 식판에다 적당량을 떠주는 국군에서는 불가능한 장면이다. 물론 글쓴이가 한국 특수부대 식당을 가본 적이 없지만 간단히 단가 비교를 할 수 있다. 2012년 국군의 1일 급식비는 6155원이지만 미국은 1만1385원으로 두 배에 이른다.

또한 개인에 맞게 튜닝된 병기와 700여만 원에 이르는 야시경과 거리낌 없이 보급품을 타 낼 수 있는 그들의 세계는 글쓴이가 징집되어서 봤던 국내 현실과는 매우 요원했다. 넵튠 스피어 작전이 끝나자마자 보안 조치가 무색할 만큼 신속하게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군 고위층에서는 SEAL 팀이 이 작전을 실행했다는 트윗을 날렸다.

부대원들은 가족에게 무사하다는 말도 알리지 못했는데 고위층은 열심히 떠들어댄 것이다.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고, 작전 당시 부대장은 특수전 사령부 사령관이 되었다. 오사마 빈 라덴도 감수성 짙은 청년들에게 비행기를 탈취해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는 지하드를 역설했지만 정작 본인은 군인들이 쳐들어와 1, 2층이 소개되는 동안 무장도 하지 않다가 비무장인 채로 문지방을 내다보다 얼굴에 총을 맞았다.

군인은 도구일 뿐이다. 군인이 일을 해내면 이득을 노리는 사람들이 승냥이처럼 달려든다. 대신 실패를 하면 군인의 목숨은 풍전등화에 빠지지만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해군이 서해북방한계선을 완벽히 지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화존' 발언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서해북방한계선 무력화 발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현재 정쟁이다. 상관없이 여전히 평택 제2함대의 장병들은 출항 15분전 구령 속에 참수리에 승선하여 서해 바다로 출동하고 있다.

한국이건 미국이건 군인은 자기 임무를 수행할 뿐이다. 마크 오언도 군 생활 10년을 지낸 자신에게 남은 것은 만신창이가 된 사생활과 전투 피로뿐이라고 말한다. 그들을 영웅으로 북돋으며 주알판을 튕기는 것은 정치인이다. <노 이지 데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목숨 걸고 일 하는 군인들을 영웅이 아니라 사람으로 봐 달라는 것이다. 미 특수부대의 사실성 높은 액션 수기는 뒤따르는 찬거리이다.


노 이지 데이 No Easy Day - 오사마 빈라덴 암살작전

마크 오언 & 케빈 모러 지음, 이동훈 옮김, 길찾기(2013)


태그:#노이지데이,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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