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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도 한 달을 넘기기가 어렵다 했고, 1남3녀, 3대 독자로 어머니 가시는 길을 지켜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검찰과 법원이 들어주지 않았다. 끝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범민련) 김성일(41) 사무차장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지 열흘여만에 지병을 앓아오던 어머니가 숨을 거두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속에, 범민련 측이 이같이 밝혔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김성일 사무차장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지 열흘만에 지병을 앓아오던 어머니가 숨을 거두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진은 범민련이 지난 2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모습.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김성일 사무차장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지 열흘만에 지병을 앓아오던 어머니가 숨을 거두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진은 범민련이 지난 2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모습.
ⓒ 범민련 남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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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무차장 어머니는 9일 오전 6시경 부산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올해 76살. 어머니는 3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치매 등을 앓아 왔다.

경찰청 보안과는 지난 6월 26일 김성일 차장과 이창호(42) 대외협력국장을 긴급체포했다. 당시 경찰청 보안과와 서울·경기·부산·경남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전국 10개 사무실과 거주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범민련 남측본부가 지난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과 UN의 대북제재 결의를 비판하는 범민련 남·북·해외본부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았다.

검찰은 김성일 차장과 이창호 국장에 대해 지난 6월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지방법원에서 다음 날 구속영장실질심사가 벌어졌다.

당시 김 차장의 부인은 법원에 낸 탄원서를 통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차장의 부인은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 중이고, 병원측에서도 한 달을 넘기기가 어렵다고 하며, 남편은 1남3녀에 3대독자인데 다른 형제들은 다 출가를 했다"며 "어머니 가시는 길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범민련은 기자회견을 통해 "홍제동 대공분실로 찾아간 김성일 차장의 아내는 경악하고 말았다"며 "수사관들이 수갑을 채운 채 김 차장을 데리고 나왔는데, 이에 본인과 가족들은 항의하였고, 면회는 불과 5분여만에 강제로 끝나고 말았으며, 이들은 다음 날 함께 간 다른 가족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소환장를 발부하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범민련은 "국가인권위원회는 극심한 저항이나 자해의 우려가 없을 경우 수갑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가족 면회시 수갑을 채운 것은 김 차장과 가족들에 대한 극심한 인격권 침애로서 명백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민련은 "김성일 차장의 노모는 3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해매고 있다"며 "병원측에서는 이번 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김 차장과 변호인들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였지만, 권력의 하수인 사법부는 최소한의 양심과 인륜도덕마저 외면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범민련 남측본부 관계자는 "김성일 차장의 어머니는 아들이 구속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셨다"며 "임종을 지켜볼 수 있도록 호소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며느리가 대신했다"고 밝혔다.

범민련은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김성일 차장의 구속집행정지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 김성일 차장의 어머니 빈소는 부산부민병원 영안실에 마련되었다.


태그:#범민련,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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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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