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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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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정치·선거개입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이에 따라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향후 원 전 원장에 대한 재판은 현재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끝나는 다음달 15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 측 이동명 변호사(법무법인 처음)는 "증거기록이 2만 페이지나 되고, 지난 금요일에야 복사가 다 됐다"면서도 "어쨌든 범죄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판사가 "(공소장에 기록된) 범죄사실에 대해 전부 부인하는 취지인가"라고 재차 묻자, 이 변호사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공소장 중에서 앞부분 원 전 원장에 대한 기본적인 지위와 경력 등의 기록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이후 "업무방침부터는 좀…"이라고 말했고, 판사가 "다투는 부분이 있다는 말인가"라는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원 전 원장 변호인 "댓글, 찬성·반대 클릭한 이들이 국정원 직원이냐인데..."

이 변호사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댓글 1977건과 찬성·반대 클릭 1711건에 대해 "(핵심은) 과연 (이 댓글과 찬성·반대 클릭을 한) 이들이 국정원 직원이냐인데, 100%는 아니라 상당부분 국정원 직원이 맞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에 외부 조력자라는 사람도 있는데, 현재 기록(공소장)에는 한사람 밖에 안 나와있다"면서 "나머지가 외부 조력자가 쓴 것인지, 또 아닌 것도 꽤 있다"면서 "그것을 다 분류하려니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 측의 이같은 태도는 사실상 검찰 측의 공소장 전체에 이견이 있다는 뜻이다. 향후 증거의 인정 및 해석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고 나오면서 '선거개입 말고, 정치개입까지 다 부인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개입도 일단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북 심리전 활동의 일환으로, 첩보활동의 일환으로,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온 것인데, 그것을 정치개입으로 엮으면 과거 모든 국정원 직원들이 다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이것은 제도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이지 형사적으로 처벌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은 국회 국정조사가 끝나는 다음달 15일 이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기록이 방대하고 검찰과 피고인측이 다투는 부분이 많은 만큼 준비공판을 그 전에 두세 차례 더 열기로 했다. 다음 준비 공판은 2주일 후인 22일 오전으로 잡혔다.

이번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재판부가 양측에 물었지만, 변호인과 검찰측은 모두 원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부도 워낙 기록이 방대해서 국민참여재판이 적절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일반집중심리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국정조사특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경민, 김현, 박범계, 진선미 의원이 방청석에 나와 재판을 방청해 눈길을 끌었다.


태그:#원세훈,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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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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