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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시민단체와 통합진보당은 지난 21일 오전 국정원 대구지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개입 규탄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사진은 국정원 직원이 불법으로 여론조작을 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재현하는 모습.
▲ 국정원 대구지부앞 요원 등장(?) 대구경북 시민단체와 통합진보당은 지난 21일 오전 국정원 대구지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개입 규탄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사진은 국정원 직원이 불법으로 여론조작을 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재현하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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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개입한 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NLL 회의록까지 공개한 국정원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구지역 교수들과 민주화운동 원로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대와 대구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대구경북민주화교수협의회는 26일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87년 이후 성장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난했다.

민교협 교수들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시기에 국가정보원이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인터넷 댓글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 행위는 물론이고 이러한 사실을 후안무치하게도 은폐, 축소, 왜곡하려는 집권세력 및 권력기관의 작태는 시민들이 생명을 바쳐 수립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대단히 위중한 사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목조목 비난했다.

교수들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해 '국기 문란'이라고 강조하고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확립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행위이며 헌법적 차원에서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루어야 할 사안"이며 "박근혜 정부 스스로의 정통성이 도전받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내 정치과정에 직접 개입한 범죄를 덮고자 NLL 회의록을 공개한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2차적인 정치개입'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국가통치과정에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가 되어 법률적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외교적 신뢰도 완전히 상실해서 정상간 대외외교가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

교수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은 집권세력에 유리하도록 사실과 다른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만용을 저지르고도 사과 한 마디 없고 법무부 또한 장관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검찰 수사에 개입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하도록 유도하고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민주적 정통성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교수회는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철저한 수사와 함께 대대적인 권력기관 개혁을 단행하는 것만이 민주정치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야당은 지난 24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야당은 지난 24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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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덕 인혁열사계승사업회 이사장 등 민주화운동 원로들도 국정원이 지난 대선때 불법적으로 여론조작과 선거에 관여해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거에 의한 대표자 선출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졌다며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로들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국정원은 민주주의 파괴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하고 국정원과 경찰,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과 통합진보당 대구시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다며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서상기 정보위원장에 대해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서상기 의원에 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를 짓밟고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외교적 손실을 끼친 행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며 "지난 총선 당시 '약속은 천금같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서상기 의원은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도 "국회의원에 준 면책특권 뒤에 숨어 툭하면 의원직 사퇴를 걸고 국민을 협박하는 정치는 종식되어야 한다"며 "서상기 의원의 사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상기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에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에 대한 열람을 공식 요청해 공식자료를 검토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굴과 굴종의 단어가 난무했다. 진실이 밝혀진 이상, 그동안 야당이 'NLL 포기 발언이 없다'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제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태그:#국정원?선거개입, #민교협, #서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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