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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의 한 회원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 위에서 국정원 규탄 집회를 진행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집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대련은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국정원법을 위반하고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에 색깔을 덧칠해 대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정원을 검찰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의 한 회원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 위에서 국정원 규탄 집회를 진행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집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대련은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국정원법을 위반하고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에 색깔을 덧칠해 대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정원을 검찰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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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21일 오후 6시 4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며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던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30여 명이 21일 경찰에 연행당했다.

한대련은 이날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 국정원법을 위반하고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에 색깔을 덧칠해 대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반값등록금 집회 등에 참여했다가 수사기관에 연행·기소당한 학생이 150여 명에 달하고, 확인된 벌금을 합하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대련 소속 대학생 30여 명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원세훈을 구속하라, 국정원을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지만 경찰에 막혔다. 곧바로 <동아일보> 사옥 앞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도로 한가운데에 주저앉아 다시 구호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벌였다. 버스 4대 규모의 병력을 동원한 경찰은 이들을 전원 연행했다.

숙명여대·덕성여대·경기대 총학생회 등도 시국선언

숙명여대 총학생회가 21일 교내 순헌관 사거리에서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며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가 21일 교내 순헌관 사거리에서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며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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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한대련과 같은 시각,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도 서울시 용산구 교정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국선언에는 총학생회 등 숙명여대 소속 단체 12개가 참여했고, 학생 281명이 개인자격으로 함께했다.

박명은 총학생회장(25)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고 서울대 등 다른 학교에서 시국선언을 준비한다는 이야기에 숙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총학은 뭐 하냐, 행동하지 않는다면 부끄럽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시국선언에 동참해달라는 많은 의견에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한대련 소속이다. 총학생회 스스로 이번 시국선언이 '정치적 행보'로 오해받을까 우려한 이유다. 박 총학생회장은 "이번 사안은 정치 성향을 떠나 국가기관이 특정 세력 비호에 나선 중대한 사안"이라며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당했기에 나섰다"고 기자회견 내내 강조했다.

시국선언 등 참여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하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이라는 정치적 사안을 두고 의견을 드러내길 부담스러워 하는 대학생들도 있다. 이날 시국선언 낭독에 참여한 숙대생은 약 10여 명. 20명 가량은 멀리서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참가자들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거나 사진을 찍곤 했지만, 그저 제 갈 길을 가는 학생들도 많았다. 박 총학생회장은 "본인의 얼굴을 걸고 나서기 부담스럽고, 일베(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신상털기를 우려하는 학우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낮 12시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상 앞에서 열린 서울지역대학 학생회의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도 당초보다 규모가 줄었다. 여기에는 17개 대학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몇몇 대학은 '한대련 학생들의 연행 등으로 상황이 민감해졌다'며 당일 불참을 통보했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 경기대 총학생회, 덕성여대 총학생회, 광운대 사회대 학생회 등 나머지 9개 대학 학생회 관계자들은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한편 동덕여자대학교와 전남대학교도 추가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대학 총학생회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흔들어놓는 반민주적 행위(동덕여대)" "4·19 혁명과 5·18 민중항쟁, 6·10 항쟁 등을 통해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명백히 파괴한 행위(전남대)"라고 비판했다. 전남대는 이날 오후 7시 옛 전남도청이 있는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태그:#국정원,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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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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