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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상징 디자인
 교육부 상징 디자인
ⓒ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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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교사들을 상대로 군부대 전투체험 행사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2013년 전반기 안보현장 견학 계획 참가' 공문을 내려 보냈다. 이는 다시 해당 시도교육청 산하 전국 초중고교에 공문으로 전달됐고 어제(17일) 최종 집계를 마쳤다.

국방부의 공문을 이첩하는 형식으로 교육부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오는 27일 강원도 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실시하는 통일 및 안보 교육에 교사들이 참여하라는 것이다. 수업을 해야하는 평일에 교사들에게 군부대 행사에 참여를 요구한 것이다.

더욱이 이 행사에서는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전투체험을 한 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이어서 교사들의 더욱 큰 반발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할 교사들에게 수업을 하지 못 하게 하고 군부대 행사에 동원해 사실상 전쟁훈련을 시키려는 교육부의 행태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마일즈(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 장비는 레이저 발사기, 훈련자감지기(개인용감지기, 방독면감지기)를 포함하여 마일즈 배터리, GPS 등을 갖춘 총 무게 4.6kg의 전투 장비이다. 이 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교사들이 전쟁 훈련을 받고 점수에 따라 시상도 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 공문에서는 "연세가 많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 등은 추천시 고려 바람"이라고 명시하고 "추천 인원이 많을 경우 도덕, 사회과 교사, 저경력자 순으로" 하라고 못박았다. 만일의 사고를 우려한 것이다.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교사들을 상대로 군부대 전투체험 행사에 참여하라며 보낸 공문
▲ .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교사들을 상대로 군부대 전투체험 행사에 참여하라며 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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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지난해 12월경에도 같은 행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방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강제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현장 체험이니까 선생님들이 이 행사에 참여하면 자신이 경험한 바를 아이들한테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해 27일로 예정된 행사에 교사 참여를 강행할 것임을 암시했다.

또 확인 결과 교육부 관계자는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마일즈 장비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국방부 측으로부터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공문을 이첩,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는 못 했고, 포털사이트를 검색해서 알아본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장에서 그런 지적이 있다면 하반기에는 면밀하게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묻지마식' 공문 이첩에 대해 한 지역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상급기관인 교육부에서 이렇게 보내는 공문을 우리도 각 학교로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공문을 교육부에서 적절히 걸러주면 학교 현장에서는 훨씬 업무 부담이 줄어들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윤명화 서울시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런 일이 지난해에도 있어 서울의 경우 안보교육 관련 교사 체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면서 "안보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교사에게 본분인 수업을 못하게 하면서 직접 총이나 화포를 쏘게 하고 살상 무기 체험을 하도록 하는 건 옳지 않다. 국방부와 군인은 왜 있는 것인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태그:#교육부, #안보의식,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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