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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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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위 공무원들의 골프를 허용해달라는 건의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제 좀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프 허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골프장에서 일하는 캐디 수만 명의 일감도 늘어나고, 경기도 좋지 않은데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 국무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몇몇 국무위원으로부터 제가 대표로 말씀드려 달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4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해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후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방통위원장에 임명되자 중립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친박계 중진으로서 이 위원장이 '골프를 치게 해 달라'고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에 나섰지만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의 발언을) 나도 들었다"며 "(박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서 일부 군 장성들이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자 강력 경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 석상에서 관련 부처에 "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현역 군인이 주말에 골프를 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골프 금지령'까지는 아니었지만 이후 고위 공직자들의 골프장 출입이 뜸해졌다. 지난 5월 방미 기간 중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까지 터진 후 공직 기강이 도마에 오르면서 공직 사회의 이 같은 분위기는 더 강화됐다.

결국 친박 중진인 이 위원장이 총대를 맸지만 당시 남북 당국회담을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골프 허용 건의를 한 게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태그:#박근혜, #이경재,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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