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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Wave 공도센터 운영위원장 김성화 씨와 그의 부인 김해순 씨다. 이들 부부는 공도 구시가지의 영광을 회복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간혹 몰라주기도 해 속상하지만, 3~4년 후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힐 걸로 예상하고 있다.
▲ 김목수 부부 New Wave 공도센터 운영위원장 김성화 씨와 그의 부인 김해순 씨다. 이들 부부는 공도 구시가지의 영광을 회복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간혹 몰라주기도 해 속상하지만, 3~4년 후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힐 걸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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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공도에 가면  김성화·김해순 부부가 산다. 그들이 안성 공도(공도 구시가지)에 이사 온 지는 35년째다.

'김목수'의 전성시대

남편 성화씨는 건축업을 하는 전문 목수였다. 주변 사람들은 '김성화'가 누군지는 몰라도 '김목수'라고 하면 알 정도였다. 그의 김목수 시절은 이들 부부의 전성기였다. 이들 부부의 전성기는 물론 구시가지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8년 IMF 외환위기의 태풍이 여기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 무렵 성화씨의 건축업도 휘청했다. 구시가지도 휘청했다. 하지만 그들은 버텨냈다.

건축만 하지 않았다. 실내 인테리어까지 했다. 페인트 장사도 했다. 한때는 페인트 대리점도 했다. 건축에서 돈이 되는 거라면 뭐든 손대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김목수'하면 건축 장인이라고 느낄 정도로 건축전문가가 되었다.

신시가지 건설은 구시가지의 폐망?

공도 소도읍 육성사업이 4년간 관 주도로 끝났다. 기대와 달리 별 소득도 없고, 예산 낭비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김성화씨와 뉴웨이브 공도센터 운영위원들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바로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 New Wave 공도센터 공도 소도읍 육성사업이 4년간 관 주도로 끝났다. 기대와 달리 별 소득도 없고, 예산 낭비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김성화씨와 뉴웨이브 공도센터 운영위원들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바로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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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적어도 2001년도가 되기 전까지는. 청천벽력의 소식이 들렸다. 공도 구시가지 사람들에겐 적어도 그랬다. 지금의 공도 신시가지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우선 신시가지의 아파트를 짓는 것은 대기업의 몫이다. 중소 건축업자는 넘볼 수 없었다. 하물며 '김목수'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대기업의 진출은 성화씨에게서 일거리를 줄여주었다. 단독주택이라도 많이 건축해야 성화씨의 밥줄이 이어갈 텐데, 그런 경우는 가물에 콩 나 듯했다.

성화씨가 사는 구시가지에도 고스란히 역경이 불어 닥쳤다. 신시가지 아파트가 분양되었다. 좀 더 현대식의 상가 건물들이 아파트 주변으로 들어섰다. 2011년에는 공도읍 청사마저 신시가지 쪽으로 옮겨갔다.

구시가지 상가엔 사람들의 인적이 줄기 시작했다. 가게 매출도 하루가 다르게 줄었다. 문 닫는 가게도 생겼다. 누군가 다시 그 자리에 가게를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거기 사람들은 말했다. "IMF 때도 이겨낸 우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하다"고.

이대로 안 된다고 나서긴 했지만...

김성화 김해순 부부가 요즘 운영하고 있는 직거래 장터다. 인근 농민들의 농산물을 직거래하고 있다. 지금은 소문이 덜 나서 활발하지 못하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구시가지 번영의 밑거름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도 누군가 하겠다고 나선다면 언제든지 인계해 줄 거라고 성화씨는 말했다.
▲ 직거래 장터 김성화 김해순 부부가 요즘 운영하고 있는 직거래 장터다. 인근 농민들의 농산물을 직거래하고 있다. 지금은 소문이 덜 나서 활발하지 못하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구시가지 번영의 밑거름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도 누군가 하겠다고 나선다면 언제든지 인계해 줄 거라고 성화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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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사람들 사이에선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건 그냥 보고만 있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손님이 오지 않아 장사가 안 된다면 문을 닫아야 했다. 문을 닫으면 그만이고, 다른데 가서 또 장사하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구시가지 사람들은 평생 거기가 터전이었고, 자신들의 집도 인근에 많이 자리 잡고 있다. 성화씨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인근 가게들이 살기 어려우면 곧바로 성화씨 부부 가정에도 타격이 컸다. 

이에 안성시도 문제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나섰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안성시에서 소도읍 육성사업을 추진시켰다. 2010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시 예산을 1억1400만 원을 쏟아 부었다.

구시가지 사람들은 한껏 흥분에 들떴다. 이제 구시가지의 옛 영화를 복원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거리를 꾸미고 돈을 들였지만, 효과는 '글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4년간의 소도읍 육성사업은 숱한 비판의 소리만 무성하게 했다.

"내가 반대한다고 멈출 양반도 아니고"

공도 구시가지를 활성화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시작한 참살이 창업 아카데미. 여기서 각종 공예 등의 전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 참살이 창업 아카데미 공도 구시가지를 활성화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시작한 참살이 창업 아카데미. 여기서 각종 공예 등의 전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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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되면 포기할 만도 하다. 그래 이게 대세구나. 우리 힘으론 안 되는구나. 하지만, 성화씨는 뜻있는 사람들과 의지를 다시 한 번 더 불태웠다. 소도읍 육성사업이 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그들의 의기투합은 민간 주도로 이루어진 게다. 올해 'New Wave 공도센터'를 만들고, 운영위원회를 모았다. 김성화씨가 위원장으로 뽑혔다. 위원들과 함께 'New Wave 공도센터'를 건립하고,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참살이 창업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그는 요즘 "구시가지가 사는 길은 자꾸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거리? 그건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 등을 말한다. 그런 것들을 주민이 발 벗고 나서서 새롭게 창출해내야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거다. 예산 들여서 하드웨어만 잘해놓는다고 사람들이 몰려오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열심을 다하는 그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몰라주기 일쑤다. 저 부부가 시청으로부터 월급이라도 받으니까 저러지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남편보다 아내가 더 속상하다. 가뜩이나 요즘 부활을 추진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남편의 탈모가 심각한 걸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다.

"내가 반대한다고 멈출 양반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더 속상하다"며 기자가 찾아간 날 아내가 호소를 해왔다. 김성화씨는 "그래도 내가 이만큼 살게 되었으니 사회에 뭔가를 환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안성시에서 공도 소도읍 육성 사업을 4년간 실시해 만들어진 '공도 걷고 싶은 거리'의 전경이다. 한 눈에 봐도 별 특징이 없어 보인다. 예산만 낭비하고, 실효가 없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성화 씨는 지인들과 함께 공도 구시가지의 부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 공도 걷고 싶은 거리 안성시에서 공도 소도읍 육성 사업을 4년간 실시해 만들어진 '공도 걷고 싶은 거리'의 전경이다. 한 눈에 봐도 별 특징이 없어 보인다. 예산만 낭비하고, 실효가 없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성화 씨는 지인들과 함께 공도 구시가지의 부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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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업(건축업·페인트사업 등)을 해도 자신의 가족이 살만큼은 된다. 하지만 김성화씨를 보면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 겨'라는 전우익 선생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예순이 코앞인 이들 부부와 'New Wave' 사람들. 그들이 내건 '새로운 물결' 프로젝트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국 땅에서 대세(?)에 눌린 수많은 '구시가지 사람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11일 New Wave 공도센터 김성화 운영위원장과 함께 그의 부부가 운영하는 직거래장터에서 이루어졌다.



태그:#공도 구시가지, #NEW WAVE 공도센터, #참살이 아카데미, #김성화,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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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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