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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칼로리와 적절한 단백질이 필요하다.
 근육의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칼로리와 적절한 단백질이 필요하다.
ⓒ 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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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 일색이던 청보리밭이 점차 누런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어렵지 않게 보릿고개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이 붓고 누렇게 변하는 부황에 걸리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토실토실한 살집이 부잣집 귀티로 여겨지고, 불쑥 나온 뱃살이 돈 많은 사장님 체형으로 여겨지던 것도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난한 시대를 살던 우리들 할아버지나 할머니들께서 들으시면 '격세지감'이라 하시겠지만 요즘은 다이어트가 화두인 시대가 됐습니다. 건강·외모·몸매 등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습니다. 그 방법 또한 운동·식이·약물요법 등 유행에 민감한 패션만큼 다양합니다.

저도 체중을 15kg 정도 빼본 경험이 있지만 다이어트라는 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이어트 된 상태를 유지하는 건 이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조금만 게을러지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없어진 듯이 보였던 살들이 여기저기서 기지개를 켜듯이 툭툭 불어납니다.

얼마 전부터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이 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을 좋게 해주는 것은 물론 몸매까지 날씬하게 해주는 사례까지 뉴스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란?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영양학 전문가인 브래트 필론이 쓰고 박종윤이 옮긴 책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학문적 교과서이자 매뉴얼입니다. 간헐적 단식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해온 저자가 임상적으로 연구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란 대체 무엇이며 어떤 오해와 편견이 있는지를 균형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지은이 브래드 필론┃옮긴이 박종윤┃펴낸곳 내인생의책┃2013.4.30┃값 1만 4000원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지은이 브래드 필론┃옮긴이 박종윤┃펴낸곳 내인생의책┃2013.4.30┃값 1만 4000원
ⓒ 내인생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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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성공할 수 있는 다이어트의 요체를 '어떤 식으로든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다이어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은 칼로리 섭취 자체를 줄이는 것이고, 운동은 칼로리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므로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칼로리량을 줄이기 위한 자기 싸움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간헐적 단식은 먹는 양을 줄이고 음식 종류를 제한하는 식이요법 다이어트와는 달리 평소처럼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양만큼 먹으며 하는 방법입니다. 평소와 같이 생활하며 일주일에 한두 번쯤 하루 정도는 단식(굶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관성적으로 이어지는 만복과 공복을 끊는 메커니즘'으로 간헐적 단식이 성공적인 다이어트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만복과 공복의 연결고리를 끊어 줌으로 칼로리의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자가소화작용은 손상을 입었거나 결함이 있는 세포 소기관·세포막·단백질을 체내에서 분해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인체의 내적 '보수 시스템'인 셈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몸은 손상을 입었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세포 내 부위를 찾아내 처리한다."(<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142쪽)

'세포가 깨끗해진다'는 소제목과 함께 간헐적 단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저자는 간헐적 단식의 필요성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 왜 좋은가?' '인슐린 수치가 감소하고 인슐린 민감도는 증가한다' '혈당 수치가 감소한다' '지방 분해와 지방 연소가 증가한다' '글루카곤 수치가 증가한다' 등과 같이 분명하게 묻고 똑 떨어지게 밝힙니다.

간헐적 단식, 묻고 답하다

이 책은 간헐적 단식의 필요성(이점)만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식을 둘러싼 갖가지 오해, '배가 고프면 머리가 멍해질까?' '단식을 하면 근육이 줄어들까?' '단식 중에는 운동하면 안 될까?' '단식이 저혈당증을 유발할까?' 등과 같은 오해와 궁금증에 대해서도 임상실험 결과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이론적 설명에 이어 간헐적 단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도와주는 내용도 책에 담겨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대목에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간헐적 단식을 정착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응용 방법 등이 나와 있습니다.

상업적 광고의 끊이지 않는 유혹과 어떤 형태로든 먹을 것을 팔아야만 하는 식품제조회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 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음식 조절 다이어트에 실패합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된다면 이런 유혹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몸 상태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양을 공부하기 전에는 먹을 것은 먹을 것이요, 마실 것은 마실 것이다. 영양을 공부하는 중에는 먹을 것은 먹을 것이 아니요, 마실 것은 더는 마실 것이 아니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고 나면 먹을 것은 다시 먹을 것이요, 마실 것은 다시 마실 것이다."(<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208쪽)

저자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를 패러디한 글로 '간헐적 단식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명을 마무리합니다. 조금은 의외일 수도 있는 패러디이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대표적 부분입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자주 묻는 질문'이 부록처럼 들어가 있고, 직접 마주 앉아서 주고받을 법한 '질문'과 '답변'이 소개돼 있습니다.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를 통해 간헐적 단식에 대한 궁금증을 후련하게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건강도 챙기고 몸매도 관리할 수 어떤 방법을 찾고 있다면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에서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브래드 필론 씀 옮긴이 박종윤 | 내인생의책 | 2013.4.30 | 1만4000원)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 글로벌 건강 트렌드, 간헐적 단식 IF

브래드 필론 지음, 박종윤 옮김, 고수민 감수, 36.5(2013)


태그:#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박종윤, #내인생의 책,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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