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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21일 오후 3시 26분]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이틀만에 할머니 할아버지 6명이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공사는 20일에 이어 21일에도 6곳에서 공사를 재개했고 경남지방경찰청은 기동대원 500여 명을 각 현장에 투입했다.

현장에는 기동대원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막으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공사 재개 현장은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84~85번 철탑, 단장면 바드리 89번 철탑, 상동면 도곡리 109번 철탑,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 124번 철탑,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127번 철탑, 132번 철탑 등이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가 21일 오후 2시까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공사재개 첫날인 20일부터 주민 6명이 병원에 후송되었다. 병원 후송은 공사재개 첫날부터 일어났다. 이금자(82․부북면 평밭마을) 할머니는 시위 도중 혼절해 심장통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가 21일 부산의 대형병원으로 옮겼다.

20일 서홍교(81․상동면 모정마을) 할아버지는 작업인부들과 대치하다 넘어지면서 함께 넘어진 인부들에 깔려 허리에 부상을 입고 헬기로 후송되었고, 이갑술(74․상동면 모정마을) 할머니도 현장에서 다리에 큰 부상을 입어 헬기로 병원에 후송되었다.

병원 후송은 공사재개 둘째날에도 벌어졌다. 박삼순(68․상동면 여수마을) 할머니는 인부들과 몸싸움하다 넘어져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재란(70대, 부북면 위양리) 할머니는 손을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하복련(82․단장면 동화전마을) 할머니는 시위중 혼절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은 공사재개를 중단해야 하고, 기동대 병력은 질서유지 명목으로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들은 현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막고 그 사이 인부들이 공사를 강행하도록 보호해주는 '한국전력의 경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조성재 신부를 비롯한 신부들은 이날 밀양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 공사 현장에서 미사를 올렸다. 이날 현장에는 문규현 신부 등도 참석했는데 한때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은 21일 오후 6시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에서 보고를 받은 뒤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로 이동해 농성 주민들을 만난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민주당 부산시당 "공사 중단하라"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전력은 밀양주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범죄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사 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전력은 강압적인 물리력을 동원해 공사를 강행중이며 힘없는 노인들이 맨몸으로 저항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핵부산대책위는 "한국전력은 지금 당장 주민들이 요구해 온 전문가협의체를 통한 평화적인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밀양 고압송전탑 공사를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 밀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참혹한 상황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밀양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전국적인 연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한국전력이 폭력적인 공사를 중단하고, 밀양 주민들과의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박재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가 나서 갈등 조정은 하지 않고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이후 벌어질 사태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정부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더 이상 개발독재식 발상으로 다수의 이익이라는 미명하에 주민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시당은 "공사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의 의견에 좀 더 귀 기울여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을 정부와 한국전력에 촉구한다"며 "주민과의 합리적인 대화로 밀양 765kV 송전탑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신: 21일 오후 1시 43분]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와 '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은 21일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력에 간곡히 호소한다, 공사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와 '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은 21일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력에 간곡히 호소한다, 공사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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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이틀째인 21일 주민들은 쇠사슬을 이용해 장비와 몸을 묶어 공사에 항의하고 있다. 일부 주민이 다쳐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이날 밀양시 단장면 다드리마을 야산 89번철탑 공사 현장 부근 마을 주민들은 공사장비인 굴착기에 쇠사슬로 몸을 묶었다. 또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경북 청도면과 밀양 부북면 경계 132번 철탑 공사장에서는 주민들이 헬기에 몸을 묶어 공사를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란 할머니가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127번철탑 현장 주변에서 손을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또 84번철탑 공사현장에 들어가 있던 '문탁네트워크'와 '나눔문화' 회원(대학생) 10여명을 경찰이 밖으로 밀어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이날 오후 단장면 바드리마을 현장에서 하복련(82, 동화전마을) 할머니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속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1~22일 사이 11명의 조사관을 현장에 투입해 조사 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첫째날 오후 평밭마을 현장을 비롯해 4곳의 현장을 둘러본다.

정상영 조사관은 "진정이 있어서 하는 조사활동은 아니고 집회와 시위 농성 현장에서는 인권 침해가 우려되기에 사전 예방 차원이기도 하고, 기초 현장 조사를 해서 긴급구제할 사항이 발생하면 조치를 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면서 주민들이 다시 농성에 나서고, 한국전력공사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경찰이 배치되어 있어 주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현장 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과잉진압이나 신체피해가 예상되어 감시활동을 벌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책위 "공사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와 '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은 21일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력에 간곡히 호소한다, 공사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민들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누구라도 말리고 싶을 정도로 안타깝지만, 주민들의 의지는 너무나 확고하고, 그동안 겪은 고통과 인간적 모멸감, 송전탑 건설로 인한 고통은 이 분들을 물러서지 않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정부, 청와대에 대해, 이들은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2013년말 완공), 4호기(2014년말 완공) 생산 전력은 신양산-동부산 송전선로, 신울산-신온산 송전선로와 신고리발전소를 우선 연결하여 계통 편입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아직 착공도 되지 않은 신고리핵발전소 5호기, 6호기가 완공될 10년 동안 주민들이 요구한 지중화 3대안(초전도체, 밀양구간 345kV지중화, 울산-함양고속도로 지중화)을 그동안 향상될 기술력으로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정치권에 대해 이들은 "밀양 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와 밀양주민의 중재 기구를 구성할 것"과 "전원개발촉진법을 즉각 개정할 것", "신고리핵발전소 5~6호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틀째 공권력 투입에 대해 이들은 "경남경찰청 기동대 병력은 질서유지 명목으로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경남경찰청은 현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막고, 그 사이 인부들이 공사를 강행하도록 보호해 주며 한국전력의 '경비' 역할을 하고 있다. 질서유지는 고사하고 갈등을 키우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경찰병력은 즉각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1신 보강 : 21일 오전 9시 45분]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이틀째인 21일 70대 할머니가 전경대원과 몸싸움을 벌이다 머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4번 철탑 공사장인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에서 박삼순(74) 할머니가 부상을 입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공사 현장 입구에서 박 할머니가 전경과 몸싸움에 머리를 다쳤다"고 전했다.

20일에 이어 이틀째 '송전탑 반대' 주민이 전경대원과 한국전력공사 직원들과 밀양송전탑 공사 현장과 주변에서 대치하고 있다. 특히 127번 철탑 공사장 입구인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에는 주민 30여 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아침부터 대치 상황... 충돌 없는데 경찰 와 있다"

21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나섰던 70대 할머니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다. 사진은 20일 한국전력공사의 공사 재개 뒤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에서 이금자 할머니가 쓰러져 119대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모습.
 21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나섰던 70대 할머니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다. 사진은 20일 한국전력공사의 공사 재개 뒤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에서 이금자 할머니가 쓰러져 119대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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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경찰 병력이 투입됐고, 장비가 도로변에 대기하고 있다. 주민 윤여림(75)씨는 "아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는데, 입구 쪽에 경찰들이 와 있고, 장비도 도로변에 있는 대치 상황이 아침부터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9번 철탑 공사장인 밀양시 상동면 도곡마을 현장에 이날 오전 일부 주민들이 들어갔지만, 또 다른 일부 주민들은 들어가지 못하고 제지당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김영자 대책위원이 포크레인 쪽에 드러누워 있다"고 밝혔다.

89번 철탑 공사장인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현장에는 주민들이 이틀째 들어가 작업을 제지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여섯 곳에서 공사 재개를 시도했다. 한국전력은 일부 공사장에서 벌목과 측량 등의 작업을 벌인다. 이 같은 작업이 마무리되면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20일 충돌 과정에서 세 명의 할머니·할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후송됐는데, 이 가운데 이금자 할머니는 심장이 좋지 않아 가족이 있는 부산의 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또한 밀양송전탑대책위에 따르면, 이갑술(73·상동면 모정마을) 할머니는 무릎통증 호소, 서홍교(81·상동면 모정마을) 할아버지는 허리압박골절로 밀양병원에 입원 중이고, 이금자(80·부북면 평밭마을) 할머니는 간헐적 심장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박삼순(74·상동면 여수마을) 할머니는 머리·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밀양병원 응급실에 후송됐다.

전국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갈등 현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 등이 밀양 평밭마을 등을 방문한다.


태그:#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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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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