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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지역 5개대학 300여 명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총파업을 결의했다.
 경산지역 5개대학 300여 명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총파업을 결의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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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지역 4년제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진행된 노사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21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대학마다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대구일반노조 소속 영남대, 대구대,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1일 8시간 근무 인정과 점심값 5000원 지급, 정년 67세 보장, 명절과 여름휴가 때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학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달 17일에는 이들 5개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경산지역 35개 단체로 구성된 '경산지역 대학환경미화원 권리보장을 위한 경산시민사회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학당국과 경산시 등에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10일 5개 대학 실무책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문제해결을 촉구했으나 이 자리에 참석한 대학 관계자들은 "결정 권한이 없다. 학교에 건의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15일 열린 2차 간담회에는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측은 용역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용역업체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책위는 경산시와도 간담회를 해 경산시에 거주하고 경산지역 대학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관심 보이기를 촉구했지만 경산시는 "대학에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비난을 사기도 했다.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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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남대를 제외한 대구일반노조 4개대학 시설지회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을 거쳤으나 끝내 결렬되자 대학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93%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20일 오후 경산시청 앞에서 열린 이들의 파업 출정식에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국회의원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환경미화원들이 3일만 일을 안 해도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 정말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등급을 나누어 분열시키고 차별을 정당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것은 민간에서도 고용을 안정화시키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도 우리편이다. 하루 8시간 노동,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택홍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하루에 9시간 학교에서 근무하지만 7시간 임금만 지급받고 일주일에 6일 출근하지만 39시간밖에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환경미화원들에게는 간접노동자라는 이유로 점심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숙이 경일대 시설지회장은 "총장님이 빨간 고무장갑 끼고 화장실 청소를 한 번 해보시면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나이가 많고 배운것은 없지만 똘똘 뭉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들이 21일부터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노조 지부장과 연락책임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경북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들이 21일부터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노조 지부장과 연락책임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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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파업에 나서기로 한 청소노동자는 "왜 우리가 빗자루를 버리고 거리로 나왔는지 학교에서 책상에 앉아있는 높은 분들은 알랑가몰라"라며 "그 분들도 나이가 들면 우리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산지역에는 4년제와 전문대를 포함해 12개의 대학이 있다. 이들 대학은 모두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매년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려왔다. 4년제 5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의 평균 임금은 상여금과 연차수당 등을 포함해 106만 원 수준이다. 나머지 7개 대학의 임금은 더욱 열악하고 K1대학의 경우는 월 87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구일반노조를 비롯한 청소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근무 인정과 현행 65세인 정년을 67세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4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모두 3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21일 오전 대구가톨릭대에서 파업투쟁 출정식을 열고 하루에 한 개 대학을 돌며 시위를 벌여나갈 계획이다.


태그:#청소노동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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