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이를 막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쓰러지거나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은 20일 오전부터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벌였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했는데, 이날 8개월여 만에 공사를 재개했다.

이날 공사 현장에는 경찰(전경대원)이 배치되었다. 송전선로 공사는 2008년부터 시작됐는데, 그동안 종종 주민들과 시공사 간 마찰은 빚어왔지만, 이날처럼 경찰병력이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에 는 127철탑 공사장 입구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인 할머니 2명이 옷을 벗고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 가운데 할머니 1명이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에 는 127철탑 공사장 입구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인 할머니 2명이 옷을 벗고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 가운데 할머니 1명이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 입구에서 농기구를 바리게이트로 설치해 놓았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 입구에서 농기구를 바리게이트로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날 한국전력은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 8부능선에 있는 127철탑 공사장과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철탑 공사장 등 모두 6곳에서 공사를 재개했다. 그런데 양산-밀양 경계인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84, 89번 철탑 현장 등에서만 공사가 진행되었고 나머지 현장에선 주민들과 대치했다.

반대 주민들은 공사장 입구 곳곳에 움막을 만들어 놓고 농성을 벌이며 공사를 막아 왔다. 이날 주민들은 부북면 평밭마을, 상동면 도곡리, 단장면 바드리 공사장에 집중했다.

특히 평밭마을 주민들은 화악산 등산로 입구에 경운기·트랙터 등 농기구 10여대를 바리케이드로 설치해 놓았다. 또 주민들은 소나무 사이를 밧줄로 묶어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의 출입을 막으려고 했다.

127철탑 주변에서는 할머니들과 경찰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할머니 2명이 옷을 벗고 거세게 항의했다. 또 할머니들은 물통에 오물을 담아와 전경대원들을 향해 뿌리기도 했다.

127철탑 주변에서는 이금자(83) 할머니가 쓰러져 119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상동면 도곡리 소재 109철탑 주변에서는 70대 후반의 이갑술 할머니와 서홍교 할아버지가 헬리콥터로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에 는 127철탑 공사장 입구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민들의 진입을 막기위해 배치되어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에 는 127철탑 공사장 입구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민들의 진입을 막기위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몸이 아프지만 공사를 막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 127철탑 공사장 앞에 있는 움막을 지키던 진해숙(78) 할아버지는 다리가 아파 주민들의 승용차를 타고 마을로 내려오기도 했다. 진 할아버지는 "아침 7시부터 나와 있는데, 당시 3명이서 공사장 앞을 지키고 있었지만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손도 못 썼다"며 "아프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올라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한국전력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남우 할아버지는 "정부와 한국전력은 공갈협박, 허위홍보, 물량공세로 국민 행복을 짓밟고 있다"며 "송전탑이 들어서면 불행의 시작이고, 후손들에게 불행을 물려줄 수 없기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밭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우리는 8년을 싸웠는데, 몇 개월 대화를 더 하자는데 그것도 못 하느냐"며 "이것은 국가가 국민에 대해 가하는 폭력이다"고 말했다.

바드리 현장에서 만난 김태연(62)씨는 "요즘 농사철로, 농민들한테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우리는 한 해 농사를 포기할 판"이라며 "한 해 농사를 포기하더라도 송전탑은 막아야 하고, 그 피해가 한 해 농사를 짓는 것보다 엄청나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웃 동화전마을에서 바드리 철탑 현장에 나왔다고 한 70대 할아버지는 "대통령도 국민도 같이 생명은 하나 아니냐,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소수는 죽어도 좋다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게 무슨 민주주의냐, 민생을 챙기겠다고 하더니 말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바드리 현장의 중장비 밑을 지키고 있던 하복연(89) 할머니는 "지금 허리가 아프지만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 오지 않았던 경찰이 나왔는데, 그것이 더 괘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 공사 현장 곳곳에는 한국전력에서 내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공사를 하겠습니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있었다.

한국전력은 2008년 8월부터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에 착공했다.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송전선로로,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를 거쳐 창녕까지 총 90.5km에 걸쳐 161기의 송전탑이 건설된다. 밀양에는 송전선로가 5개면을 지나는데, 4개면(산외, 상동, 부북, 단장)에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소재 89번 철탑 공사 현장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배치되어 반대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말양 송전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