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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이 자꾸 안철수 의원만 쳐다보고 저게 힘이 세지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 현재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며 "민주당 사람부터 민주당을 버릴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모아내되 성격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이 자꾸 안철수 의원만 쳐다보고 저게 힘이 세지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 현재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며 "민주당 사람부터 민주당을 버릴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모아내되 성격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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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시대는 끝났지만 3김 시대의 정당체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2013년 체제를 말했지만 여전히 1987년 체제 속에 있다. 한국은 양당체제로 개편돼야 한다. 민주당에 있지만 새누리당 가도 손색없는 분들, 또 진보정의당에서 함께해도 되는 분들 모두 다 정책과 이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돼야 한다. 국민이 그것을 간절히 원한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지난 대선, 그리고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상실,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김지선 후보 낙선, 강동원 의원의 탈당, 원내 제4당. 지난해부터 올 봄까지 이어진 악재는 진보정의당의 기운을 쭉 빼고 있다. 봄날 꽃들이 만개하고 있지만 진보정의당 활동가들이 우울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대표는 '진보정당부터 민주당, 그리고 안철수세력' 등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당질서를 구축해서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진보정의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향후 우리 정당체제는 보수당과 진보당 이렇게 양대 축으로 가야 한다"며 "정책과 이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안에도 새누리당 가도 전혀 이상 없는 보수적 인사가 있는가 하면 진보정의당에 와서 함께 일해도 되는 분들이 섞여 있다"며 "모든 것을 가치와 정책 중심으로 새롭게 정당질서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진보정당들 모두 흔들어서 정책이념별로 헤쳐 모여 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민주당을 계속 지키는 방식으로는 비전이 없고 결국 당내 헤게모니 싸움밖에 더 되겠나, 지금은 당 밖까지 연계된 신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민주당이 자꾸 안철수 의원만 쳐다보고 저게 힘이 세지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 현재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며 "민주당 사람부터 민주당을 버릴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모아내되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보다는 성격을 분명히 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과 보수당의 양당체제로 갔을 때 "애매하면 안 된다"며 "진보와 복지를 강조하는 새로운 당이 우리 국민의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다는 게 중요하지 애매하게 해서 40%대를 유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편에서 진보정의당이 아닌 다른 진보정치세력들도 진보 가치가 전제된다면 나머지 것들은 쉽게 마음을 비울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밤낮 서클 같은 정당활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노 대표는 "민주당도 민주당이라는 낡고 큰 텐트를 버려야 한다"며 "계속 그 텐트를 쥐고 있다면 결국 시대로부터 도태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정규직 철폐가 정답인가? 나는 굉장히 회의적"

진보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통진당 사태는 진보 내부의 불협화음뿐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진보정당이 민심을 잃어가는 과정의 최악"이었지만, "작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 등 진보 이슈가 뜨겁게 제기됐고,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갈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진보정치의 획기적 전환도 강조했는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며 "우리 스스로 관념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진보는 무능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노 대표는 "비정규직 철폐가 정답인가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만 없다면 파트타임은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자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차라리 잡 쉐어링(job sharing)을 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들도 서로 고통분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활동을 했지만 정작 비정규직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진보정당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노총 같은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철밥통을 지켜주는 무리로 비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표는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만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를 민주노총 소속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부대로 인식한다"며 "
진보에 물을 타서 희석하자는 게 아니라 더욱 더 진보의 가치를 분명히 하고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관념적인 관성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노 대표는 "대책 없는 더 많은 복지경쟁, 이 포퓰리즘적 경쟁에 진보도 예외 없이 서 있었다"며 "나는 더 많은 복지에 반대한다, 더 많은 복지보다는 현실 가능한 복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차별을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시스템,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축출돼서 무한경쟁의 자영업으로 전락하는 현실을 그대로 둔 채 더 많은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진보정치가 대안으로 평가받기보다는 질타의 대상 됐다"

- 의원직 상실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바로 쉬려고 했는데 쉬지는 못하고 현재는 7월까지 2단계 창당 때문에 당내에 위원회 2개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하나는 세력연합 추진 위원회고, 다른 하나는 혁신과 전망 위원회 다. 세력연합 추진 위원회는 조준호 대표가 맡고 있고, 혁신과 전망 위원회는 내가 맡아서 활동 중이다. 주로는 내부 혁신 관련, 또 우리의 지향과 노선 문제, 지도체제, 당명문제를 포함한 전반을 논의 중이다. 지금은 그 일에 집중하고 있다."

- 강동원 의원이 탈당했다. 향후 파장은 없겠나.
"강동원 의원의 탈당은 애석한 일이지만 어찌 보면 예견된 측면이 있다. 막지 못한 게 유감이지만 강 의원이 탈당이 신호탄이 돼서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무할 것이다. 당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당은 먼 길을 각오하고 떠나는 결연함으로 차 있다. 그분에게는 다음 선거가 제일 중요했고,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가려는 분들이 굉장히 압박한 모양이다. 또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탈당한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 그분께는 모든 길이 열려 있을 것이다."

- 진보정의당 내에 악재가 겹쳤다. 강동원 의원의 탈당 이후 진보정치가 이대로 죽는 것이냐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데.
"진보정당이 출현해 안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30년 이상이다. 크게 보면 지금도 그런 과정을 밟고 있는 거다. 작년 두 가지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선 통진당 사태. 이건 단순히 통진당 사태 내부의 불협화음뿐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진보정당이 민심을 잃어가는 과정의 최악이었다. 그대로 가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또 결별한 것만으로 진보정당으로서 온전한 걸 다 갖췄다고 보기도 어려운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진보정당이 최악의 상태에 처하게 됐음에도 작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 등 진보 이슈가 뜨겁게 제기됐다.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갈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거다.

이 둘을 고려할 때 진보정치는 더 이상 지금까지 해오던 관성으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제2창당은 작년에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로 창당한 우리 당을 이제는 제대로 갖추자는 의미도 깔려 있다. 세력교합은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

- 진보정치 전체가 불신받는 상황이 됐는데.
"그간 진보정치가 한국사회에 기여한 바 크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진보정치 전체가 불신받는 상황이 됐다. 진보정치가 대안으로 평가받기보다는 질타의 대상이 됐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안철수현상이 나왔는데, 그 기성정치의 한쪽 구석에는 진보정치도 있는 거다. 너나 할 것 없이 진보라는 모자를 쓰고 있는 모든 세력의 깊은 반성,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한다."

- 통합진보당은 민노당 시절 진보신당으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통합진보당으로 결합했다가 또 다시 헤어진 경우가 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현실에서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
"통진당을 떠날 때 서로 각각 변하지 않으면 만날 일도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건 그냥 시간이 지나고 국민의 기억력이 흐려진다고 해서 마치 그간의 일이 없었던 것처럼 되지는 못할 것이다. 통진당도 많이 변해야 한다. 그런 것 없이 정치공학적 관계의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서로가 이렇게 할 말이 없는 관계가 됐다."

"포퓰리즘적 경쟁에 진보도 예외 없이 서 있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진보정치의 획기적 전환도 강조했는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며 "우리 스스로 관념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진보는 무능했다"고 고백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진보정치의 획기적 전환도 강조했는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며 "우리 스스로 관념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진보는 무능했다"고 고백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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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도 이제 쇄신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쇄신해야 할 것은 뭔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일 심각한 문제다. 그걸 해결해야 한다. 또 우리 스스로 관념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진보는 무능했다. 과거에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부유세만으로도 한국정치에 큰 자극을 줬지만 요새는 박근혜 대통령도 진보정치에서 내세우는 의제를 피력한다.

옛날에는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과도하다고 비판받았던 0~4세 무상보육정책.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 이걸 0~5세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진보정치는 몇 가지 상징적 정책만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애매모호한 진보라는 말에 가려진 정체성으로는 현실의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 진보 스스로 과거의 관성에서 탈피하고 국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진보정치를 해온 활동가들은 이제 너무 지쳐 있기도 한데.
"국민은 더 지쳐 있다. 진보세력의 피로도는 남 탓이 아니다. 국민이 진보정치인들에게 피로회복제를 줘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우리는 끊임없는 자기 검열과 검증을 해야 하는데 안이하다. 무상교육과 교육개혁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동시에 대학진학률이 과하게 높은 점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선진복지국가의 2배가 대학에 진학하는데 왜 그렇게 대학을 많이 가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냥 무상으로 하자? 그건 잘못된 대응이다.

또, 비정규직 문제도 철폐가 정답인가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비정규직 있어도 되는 거 아니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만 없다면 파트타임은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자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차라리 잡 쉐어링(job sharing)을 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들도 서로 고통분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으로 바꾸고 차별도 다 없애고 그럴 수 있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의 이런 정책이 정작 비정규직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해결책도 못 주면서 또 진보정당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노총 같은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철밥통을 지켜주는 무리로 비춰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만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를 민주노총 소속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부대로 인식한다.

진보에 물을 타서 희석하자는 게 아니라 더욱 더 진보의 가치를 분명히 하고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관념적인 관성을 이제 버리는 자기검열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 진보가 무능했다고 비판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랬다고 보나.
"대책 없는 더 많은 복지경쟁, 이 포퓰리즘적 경쟁에 진보도 예외 없이 서 있었다. 나는 더 많은 복지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더 많은 복지보다 현실 가능한 복지가 더 중요하다. 비정규직 차별을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시스템,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축출돼서 무한경쟁의 자영업으로 전락하는 현실을 그대로 둔 채 더 많은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병을 최소화 하고 환자수를 줄여서 약을 줘야지, 환자 늘어나는 걸 방치하고 모든 치료를 다해주겠다? 이건 굉장히 솔직하지도 못하거니와 올바른 대책도 아니다. 더 많은 복지를 얘기할 게 아니라 복지수요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관련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노동자에서 자영업으로 빠져나가는 수를 줄이지 않으면 자영업은 중산층의 무덤이 될 수밖에 없다."

- 혁신과 전망위에서도 이런 논의를 하게 되나.
"과거에는 우리가 노동 얘기만 했었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그나마 살만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우리는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위원회를 당내 조직으로 만들기로 했다. 다음 주에 출범한다. 600만 자영업자들을 대변하고 지지계층도 확장할 것이다.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모든 광역시도당에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위원회 만들어 활동한다.

더 친서민적인 정책을 관념이 아닌 현실에서 개척해간다. 더 센 복지를 내놓고 붙는 게 아니라 진보정의당이 정권을 맡게 된다면 과연 우리가 책임있게 할 수 있는 적절한 복지는 뭐냐, 여기에 방점을 찍기로 했다. 예산은 제한적인데 모든 정책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보다 더 센 복지만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건 책임정치가 아니다. 진보정의당이 집권하면 복지국가 프로그램을 이렇게 운영한다, 적어도 다음 총선 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마련할 예정이다."

- 당명 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
"사회민주당을 채택하느냐 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이제 진보라는 말 자체가 대단히 식상하다. 특정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낡은 이미지로 오염된 측면이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당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 진보정의당이 앞으로 사민주의 노선을 채택하게 되는 건가.
"그건 당내 뜨거운 쟁점이다. 이데올로기로 사민주의 노선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쪽과 과거 사민주의 국가들의 문제점 등 거부감이 있는 쪽이 있다. 그래서 일단 이데올로기와 노선문제는 신중하게 장기 관점으로 하되, 당명은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친숙한 이름으로 정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는 개인보다 사회를 중시하는 전통에 서 있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크기 때문이다. 당명은 국민들의 선호도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의 정당체제가 3김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 진보정의당뿐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가 대선 이후 길을 잃었다. 새로운 야권 재편의 길,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선진 국가들을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체제와 정당체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권만 바뀌면 정당 자체가 굉장히 불안정하다. 가장 큰 원인은 아직도 우리의 정당체제가 3김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 정당체제는 보수당과 진보당 이렇게 양대 축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만 해도 새누리당에 가도 전혀 이상 없는 보수적 인사가 있는가 하면 진보정의당에 와서 함께 일해도 되는 분들이 함께 섞여 있다. 안철수 신당도 여권보다는 야권, 민주당 안에서 안 되니까 밖의 요인을 통해 범민주당 진영이 다시 재편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도 민주당 재편의 역사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이 당은 다음 대선을 위한 일회용 정당으로 끝날 것이다."

- 진보당과 보수당 양당체제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뭘 중심으로 모여야 하나.
"정책과 이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돼야 한다. 진보정치는 그동안 진보정치를 해온 사람들에게만 독점적 지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진보정당들 모두 흔들어서 정책이념별로 헤쳐 모여! 해야 한다. 이게 정계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민주당도 민주당을 계속 지키는 방식으로는 비전이 없다. 당내 헤게모니 싸움밖에 더 되겠나. 지금은 당 밖까지 연계된 신당이 필요하다."

- 범민주진영의 재편은 대선 때마다 계속 있었지 않았나.
"새정치국민회의는 1995년 민주당으로 안 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밖에 만든 정당이다. 이 용도는 1997년 대선용이었다. 4년 가다 결국 97년 민주당과 합하고 없어진 정당이다. 이제 그런 식의 정치는 벗어나야 한다. 3김 시대는 끝났는데 아직도 3김시대 정당체제는 여전히 이어지는 게 문제다. 우리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2013년 체제를 말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1987년 체제를 살고 있는 게다. 정권교체도 안 됐지만, 정당질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87년 체제 속에 있는 거다."

- 3김 시대 정당체제는 무엇을 계기로 넘어설 수 있다고 보나.
"무엇보다 국민들이 그걸 원한다. 내용 없는 낡은 기득권에 기대 정치하는 놈들, 다 그놈이 그놈이다, 이런 인식은 호남에서 특히 강하고 영남에서도 그렇다. 그런 게 결국 선거 때마다 민주당 지지율 40%대로 나타나는 이유다. 이렇게 대중은 새로운 정당에 대한 갈구가 큰데, 매번 민주진보진영은 제2의 민주당으로 접근한다. 그러니 국민들이 계속 실망한다. 그런 점에서 진보당을 원하는 사람들이 우리는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한국에서 실현가능하도록 만들겠다' 이렇게 지향을 분명히 하고 모일 사람들 다 모여라 하면 그게 진보정당이지, 노회찬-심상정 머릿속에 있는 게 진보정당이 아니다."

- 2010년 지방선거 직후 빅텐트론이 정치권을 강타한 바 있다. 빅텐트론인가?
"야권은 연거푸 두 번이나 대선에서 졌다. 이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은 이미 국민여론에서 다 읽힌다. 국민은 진보적인 정책노선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진보정당은 그걸 실현하기에는 힘이 너무 약하고, 정치전반에 대해서는 불신이 높다. 따라서 나는 국민 상당수가 원하는 국가모델 사회모델 정책모델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이걸 이행 못하면 그만 둔다는 판단기준을 세우고 국민께 평가해달라 이러면 이런 게 새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 새로운 정당의 깃발은 누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제일 좋은 건 공동으로 모의하는 거다. 진보정의당이나 민주당 등 기존의 자기 조직 틀에서 벗어나 진짜 마음을 비우고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든다면 국회의원 안 해도 좋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밑그림을 그리는 게 훨씬 빨리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길이다. 그게 안 되니까 밤낮 자기가 속한 정당에 대해서도 손가락질을 하는 거다. 또 새 정치를 하기 전까지만 유효한 새 정치 담론이 난무하게 되는 거다."

"억울하게 국회의원 직은 박탈당했지만 영원한 현역으로 계속 활동하겠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진보정당부터 민주당, 그리고 안철수세력' 등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당질서를 구축해서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진보정당부터 민주당, 그리고 안철수세력' 등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당질서를 구축해서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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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야권재편을 직접 주도할 생각은 없나.

"있다. 민주당이 자꾸 안철수 의원만 쳐다보고 저게 힘이 세지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 현재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민주당 사람부터 민주당을 버릴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모아내되 많을수록 좋다 보다는 성격을 분명히 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 애매하면 안 된다. 진보와 복지를 강조하는 새로운 당이 우리 국민의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다는 게 중요하지 애매하게 해서 40%대를 유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

- 새로운 당이 뜨면 바로 50%의 지지를 받게 될까.
"안 된다고 본다. 기존의 낡은 정치와 기득권 행태를 국민이 불신하는데 다 모여서 현재의 파이만 키운다고 해서 국민들이 지지하겠나. 지금의 질서를 그대로 인정하고 통합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적 지지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지금의 것을 다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차원으로 모여야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모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빅텐트가 잘못됐다고 본다. 낡은 정치를 더 유리하게 모아내는 담합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 새로운 정당의 노선과 가치는 뭐가 돼야 하나.
"1차는 복지고 평화다. 복지를 강조해온 집단이 왜 국민적 지지를 못 받았나. 복지정책을 추진할 것 같긴 한데 정치세력으로 총체적으로 신뢰받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거다. 북한에 대한 태도 문제 때문에 신뢰를 못 받았다. 저것들, 종북 아니야? 나라를 맡기기에는 좀 불안한 세력. 이런 의심을 씻어내야 하는데 충분히 못 씻어냈다. 또 복지국가모델을 채택하는데 주저가 없어야 한다. 이건 주장만 날카롭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 민주당 사람부터 민주당을 버려야 한다고 했는데 진보정의당 버릴 수 있나.
"지금의 진보정당을 지키는 게 진보정당이 아니다.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더 크게 갈 수 있다면 버리는 게 맞다. 나는 진보정의당을 언제든지 버릴 자세가 돼 있다. 진보정의당은 진보와 정의의 가치만 있는 게 아니라 통진당과 싸우고 나온 역사까지 있는 당이다. 진보의 가치까지 버린다면 무엇을 위한 것이냐 이럴 수 있지만 그것말고는 언제든지 다 버릴 수 있어야 한다."

- 제대로 된 진보정당은 언제쯤부터 가동될 수 있다고 보나.
"빨리 실현돼야 한다. 진보정의당이 아닌 다른 진보정치세력들도 진보 가치가 전제된다면 나머지 것들은 쉽게 마음을 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밤낮 서클 같은 정당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거다. 민주당도 민주당이라는 낡고 큰 텐트를 버려야 한다. 계속 그 텐트를 쥐고 있다면 결국 시대로부터 도태될 것이다."

- 그 속에서 노회찬의 길은 뭔가.
"나는 영원한 현역이다. 국회의원이 아닌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이다. 사회개조론을 정립해야 하고, 한국의 복지국가 모델을 만들어내는 총체적 작업을 하고 싶다. 나 같은 사람은 과거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통해 나왔지만 지금은 노동운동도 극소수 운동으로 돼버린 상태라 젊은 리더십을 발굴 양성하는 의식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앞선 세대를 능가하는 훌륭한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거름이 되는 아카데미 활동을 하고 싶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진 게 14년 전 일이다. 지난 14년간의 변화를 보면서 진보정당이 뿌리내리고 자랄 수 있는 조건과 토양은 그 당시 보다 더 좋아졌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동안에 이뤄낸 성과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 모습은 가장 후퇴한 상태인 것이고, 이렇게 된 주된 책임은 저를 포함 진보정당을 앞장서 이끌고 온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고 우리 사회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정치적으로 성공하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애초 이 길을 떠날 때 가졌던 꿈을 향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억울하게 국회의원 직은 박탈당했지만 영원한 현역으로 계속 활동하겠다. 진보정당이 국민들께 기쁘고 좋은 일을 더 많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태그:#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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