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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는 교민 100여 명이 자리를 잡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하기 위해 유엔본부를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온 인파였다. 이들은 '사랑해요 박근혜, 제2의 한강의 기적을'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자신의 집무실 앞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만난 것은 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8월 한-EU FTA 체결 지원 등을 위해 특사로 유럽을 순방할 당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면담한 이래 3년 반 만이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전 방명록에 영어 문장을 남겼다. 'The Republic of Korea will always stand side by side with the UN to promote a more prosperous, happier global community.' 대한민국은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항상 나란히 설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반기문, 대북 인도적 지원 요청... 박 대통령 "정치상황 영향 없이 할 것"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미국 현지시각)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사무총장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미국 현지시각)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사무총장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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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면담에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화두였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 및 도발 억지를 위한 유엔과 반 총장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자신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설명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의 구상에 지지를 나타내며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가 유엔의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 성장한 만큼 행복한 지구촌 국가 건설을 위해 국제사회 기여를 확대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 사무총장은 "북한이 경제적·사회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어 이런 단계에서 대북 경협을 말씀드리기 상당히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은 결과적으로 한국이 끌어안고 가야 하는 우리 민족의 부담이다. 특히 북한의 5살 미만 아동의 30% 이상이 발육 부진이다. 통일됐을 때 한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영유아·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국제적인 한국의 위상, 또 정치나 인도적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

박 대통령도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영유아·취약 계층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도 주민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지원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부분에 있어서도 유엔과 같이 힘을 합쳐 투명하게 꼭 필요한 주민에게 지원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세일즈... "개도국 보급에 유엔과 협력"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새마을운동' 세일즈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유엔의 개발도상국가의 빈곤퇴치 노력에 대해 한국이 힘을 많이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마을운동은 한국에서 빈곤을 퇴치하는 데 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새마을운동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에게 정신과 노하우를 보급하는 데, 유엔과 협력을 하면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반 사무총장에게 "적극 협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반 사무총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등 북한 문제를 대하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이 미국이나 중국 등 우방들과 긴밀히 협조해가면서 원칙에 입각한 확고한 태도를 취하고, 그 과정에서 절제된 대응을 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상당히 평가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나 비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저와 만났을 때 박 대통령과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협조해 나가겠다고 했다"면서도 "그런데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 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점이 (과거와는) 다른 점이라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반 총장과의 면담을 마친 후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한국 직원 70여 명을 만나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오늘의 발전이 있기까지 국민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지만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동안의 우리 성공 경험을 전 세계와 나누고 공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유엔에서 빈곤 퇴치·인권 신장·기후 변화 등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나가는 데 힘을 합하고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조국의 대통령을 모시고 간담회를 하게 됐다, 이런 일이 유엔 역사상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조화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했다.

박 대통령, 워싱턴 도착... 7일 정상회담

박 대통령은 유엔본부 방문 이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를 끝으로 뉴욕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이 열리는 워싱턴 D.C.에 도착해 알링턴 국립묘지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이어 이날 저녁 워싱턴과 버지니아·메릴랜드주 등 이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의 하이라이트인 한미 정상회담은 7일 오전 열린다.


태그:#박근혜,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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