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맞붙은 이용섭, 김한길(사진 왼쪽부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 시작에 앞서 목을 축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맞붙은 이용섭, 김한길(사진 왼쪽부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 시작에 앞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민주통합당 운명의 날이 밝았다. 4일 오후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 새 지도부는 출범하자마자 주류·비주류의 대립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을 추스르는 동시에, 안철수 의원 세력과의 혁신 경쟁에 나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새 지도부의 역량에 따라 야권 정계개편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선거전은 혼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한길·이용섭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호비방전이 벌어졌다. 국민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서 전당대회가 혁신 경쟁이 아닌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자, 민주당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당권을 잡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것이라는 쓴 소리도 나온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당 사정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 당이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친노 핵심인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전당대회 하루 전인 3일 전격 탈당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제1야당을 재건하는 임무를 맡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한길 후보의 백중 우세... 이용섭 후보는 뒤집을 수 있을까?

당 대표 선거 판세는 김한길 후보의 백중우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섭 후보가 강기정 후보와 단일화한 후, 김한길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김한길·이용섭 후보 토론이 있었던 지난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당 대표 적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후보(47.8%)와 이용섭 후보(42.5%)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5.3%p였다. 이 조사는 민주당 대의원 700명을 대상으로 대의원 전화번호부 무작위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것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7%p).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4월 25일) 이용섭·강기정 후보 단일화를 가정했을 때 실시한 여론조사보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오차범위 내 접전이기 때문에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하루 앞둔 3일 문성근 전 대표대행의 탈당은 선거전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가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한길·이용섭 후보는 문 전 대표대행의 탈당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 후보는 "확대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후보는 "선거의 유불리로 따지면, 사태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민주당 당원과 국민에게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김한길 후보는 "지금은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의 정치상황을 돌파할 정치력과 전략을 갖춘 리더십, 불안해하고 있는 당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경험에 기초한 안정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다"며 "많은 당원들이 '김한길 후보만이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이용섭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무엇보다 남북 간의 긴장완화와 서민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 국민에게는 믿음직한 민주당, 당원에게는 자랑스러운 민주당, 박근혜 정권에게는 두려운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강기정 의원님의 정의로운 결단과 새로운 민주당을 바라는 당원 모두의 염원이 더해지고 있어 놀랄 만한 성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3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박기춘 원내대표가 손을 내밀자, 문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3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박기춘 원내대표가 손을 내밀자, 문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선거 막판 혼탁 양상... "전당대회 후에도 당이 순조롭게 운영되기 어려울 것"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향후 행보는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 대한 민주당 당원과 국민의 관심이 크게 낮다. 경선 결과의 3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ARS 투표율은 29.9%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선거 막판 터져 나온 상호비방전은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더욱 멀어지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리당원 ARS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되던 1일 김한길 후보 쪽에서 민주당 권리당원들에게 홍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용섭 후보 쪽은 '불법선거운동'이라고 비판하며 ARS투표와 여론조사 재실시를 촉구했다. 이에 김한길 후보 쪽은 "전화홍보나 문자메시지는 금지 사항이 아니다, 근거 없는 음해를 중단하라"고 응수했다.

2일에는 김한길 후보 쪽 상담원의 발언이 파문의 진원지가 됐다. 민주당 대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용섭이 당대표가 되면 이해찬이 뒤에서 조종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용섭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 후보 쪽은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흑색선전이며 사실무근의 전형적인 형태"라면서 검찰 수사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윤호중 후보도 김 후보를 비판했다.

김한길 후보 쪽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김한길 선거캠프 주승용 본부장은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가 한 대의원과 통화하는 가운데, 특정 정치인의 실명을 거명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한 것에 대하여 진위를 확인 중에 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해당 의원님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내면서 파문을 진화했다.

이용섭 후보는 3일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다, 강기정 후보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계속 상대방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어제 전화상담원의 말은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며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주승용 의원이 사과는 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혼탁 선거 양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여준 전 장관은 "한쪽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당이 갈라질 것이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걱정이 미리 나올 정도면 전당대회 후에 당이 순조롭게 운영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한 후보는 "당에 분열적인 지도부가 들어서면 정말 민주당은 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