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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팔각정, 진달래꽃이 만개했다.
 계양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팔각정, 진달래꽃이 만개했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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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산에 가보면 온통 길투성이다. 자연을 훼손할 수 있으니 새 길을 내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팻말을 세워 놓았지만 소용이 없는 듯하다. 새길을 한 번 뚫어 놓으면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다니게 되어 금세 다른 길이 생기게 된다. 자연훼손이다.

요즘 봄날씨가 심상치 않다. 따뜻하다가 금세 추워지고 추워지는 가하면 더워지고,  이러니 자연도 제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다. 벚꽃이 피는가 했더니 어느새 바람이 불어 길거리에 꽃비까지 내렸다.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삼일홍이다. 사람 마음만큼이나 변덕스러운 봄날씨다, 

지난 19일, 날씨가 화창해 오늘은 인천 근교 산행을 나서기로 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간단한 차림으로 인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계양역에서 내려 계양산으로 올랐다.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군데군데 서 있는 벚나무에는 꽃이 만개했다. 계양산을 오르는 입구부터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있어 힘이 들다. 계단길은 흙길에 비교가 되지 앓을 만큼 힘이 들어간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모(65)씨는 계단 걷기가 힘 들다고 하소연한다.  

샛길로 오르는 사람이 보인다.
 샛길로 오르는 사람이 보인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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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를 위해 샛길로 다니지 말라고 간판을 세워 놓았지만 무용지물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샛길로 다니지 말라고 간판을 세워 놓았지만 무용지물이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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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치우고 쑥을 뜯는 아주머니가 보인다. 산성복원을 위해 묘마다 이장을 알리는 공고가 붙어 있지만 그 옆에서 쑥을 캐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화사하다. 예전 같으면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 엄두도 못낼 일이지만 아주머니는 그 어느 곳보다도 향이 짙다며 금세 캔 쑥을 코앞으로 내민다.

팔각정 주변에는 진달래가 아름다운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향기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계속 산을 오르는데 여자 일행들이 산을 오르는 동안에도 손에스마트폰이 떠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살까. 잠시 생각해 본다.

산길은 평탄하지만은 않다. 어떤 길은 흙길이고 어떤 길은 계단으로 이어진다. 흙길이 조금 이어지다가 언덕이 되면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고 나면 다리가 노곤하다. 흙을 밟고 갈 때는 잘 모르는 데 계단을 오를 때는 자연히 힘이 들어가고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그때문인지 바로 계단을 피해서 샛길이 뚫어져 있다. 계단으로 오르기 힘이 드니 자연히 옆길로 다녀 훤하게 길이 만들진 것이다. 다른 산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계양산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관에서는 자연보호를 위해서 샛길을 내지 말라고 광고판을 세웠지만 소용이 없다.

샛길로 가기 위해 밧줄까지도 이렇게 잘라 놓았다.
 샛길로 가기 위해 밧줄까지도 이렇게 잘라 놓았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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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판나무 사이가 너무 벌어져 걷는데 힘이 든다. 이런 곳이 여러 곳 있다. 가파른 곳은 거리가 좁아서 오히려 힘이 들지 않는다. 고쳤으면 한다.
 발판나무 사이가 너무 벌어져 걷는데 힘이 든다. 이런 곳이 여러 곳 있다. 가파른 곳은 거리가 좁아서 오히려 힘이 들지 않는다. 고쳤으면 한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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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그럴까 생각해 본다. 경사가 급한 경우에는 계단의 보폭이 짧고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어 피곤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게단과 계단사이가 일정하지 않는데다 넓이가 한발자국이 넘거나 아예 두발자국 옮겨서 다음 계단으로 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관절은 물론 정신까지 피곤해 진다. 

395미터의 정상에 오르니 이곳에도 봄이 와 있다.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군데군데 수줍은 듯 붉은 잘달래꽃이 저무는 봄 햇살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계단길만 손보면 도시 근교인데다 고산이 아니어서 산을 찾기에 제격이다. 이름모를 나무들도 봄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오후가 되자 부지런히 하산하고 있다. 평일 하루에 천 명 산을 찾는 다고 한다.
 오후가 되자 부지런히 하산하고 있다. 평일 하루에 천 명 산을 찾는 다고 한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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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 길에 관리사무소에 들렸다. 하루에 천명 청도 계양산을 찾는다고 한다. 휴일에는 배를 보면 된다고 하니 이천명 정도가 계양산을 찾는 셈이다.  불편한 계단길만 보수 잘 하면 앞으로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계양산을 찾게 될 것이다.    


태그:#계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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