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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이 대책마련 보다는 축제에 매진하고 있어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옹기엑스포를 앞두고 울산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입장권 판매 할당에 대한 우려의 글들. '관리감독권을 가진 공무원이 해당 업체에 표를 팔면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최근 연이어 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이 대책마련 보다는 축제에 매진하고 있어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옹기엑스포를 앞두고 울산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입장권 판매 할당에 대한 우려의 글들. '관리감독권을 가진 공무원이 해당 업체에 표를 팔면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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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유화학공단이 집중된 울산에서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와 유독가스 누출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당업체 관리감독권을 가진 지자체는 대책 마련보다 이벤트성 축제에 매진하고 있어 노동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자체들이 수 개월 전부터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특별안전점검' 요구는 등한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석유화학공단 유치로 인해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산이 풍부하며 이 풍부한 예산을 바탕으로 축제를 추진한다는 점과, 해당 축제들이 야권과 노동계, 시민사회로부터 질책을 받아왔다는 점이 비난의 배경이다.

특히 지난 2009년 울산시가 옹기엑스포를 추진하면서 입장권을 공무원들에게 할당, 관련 업체에 판매토록 하면서 "관리감독권을 가진 공무원이 해당 업체에 표를 팔면 감독이 제대로 되겠나"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관련기사: <울산옹기엑스포, 공무원에게 입장권 할당 판매 논란>)

울산 남구·울주군, 노동자들의 안전 대책보다 축제가 우선?

울산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에서 지난 3월 6일 정전사고로 아민가스가 누출된 데 이어 다시 4월 14일 염소가스 4kg이 50분가량 누출돼 노동자 6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울주군 고려아연 울산공장에서는 지난 2월 5일에 이어 14일에도 보수 및 증축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가 지난 4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특별안전점검과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한 바 있지만 지자체의 반응은 없었다. 노동계는 4월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재차 요구했다.

반면 해당 지자체는 축제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잇따른 유독가스 누출사고가 나고 있는 남구의 경우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태화강과 장생포를 무대로 개최되는 '울산고래축제'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 3일 축제운영을 담당할 자원봉사자 '고래길라잡이' 발대식을 여는가 하면 지난 8일에는 김두겸 남구청장이 고래축제 행정지원 보고회를 열고 "축제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부서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고, 언론을 통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고래축제는 포경이 금지된 고래고기를 시식 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환경단체로부터 '고래고기축제'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한편 2월과 4월 노동자가 연이어 추락 사망한 울주군의 경우 오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옹기축제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울주군은 한 달 전인 3월 11일 군청 상황실에서 옹기축제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 옹기축제에 대한 기본계획을 확정한 후 한국철도공사 울산역, 태화강역과 옹기축제 공동홍보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는 등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옹기축제의 경우 앞서 2009년 10월 9일∼11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전신 옹기엑스포가 때맞침 불어닥친 신종플루 확산으로 취소된 후 1년 연기되면서 미리 판 입장권을 환불해주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으나, 이후 공무원들이 기업체에 판매한 입장권이 환불되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어 열린 2010년 옹기축제는 울주군이 대형옹기를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하려는 이벤트에 치중하다 사기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울산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옹기엑스포에 전시하기 위해 수입된 5억 원 어치의 옹기 중 절반 이상이 전시도 하지 못하고 창고에 방치됐다며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태그:#울산석유화학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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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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