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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폭력·날치기 처리할 때 이를 막으려다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인 통합진보당 강성훈 의원(창원)이 심경을 밝혔다. 강 의원은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공동대표인 김경숙 의원(민주통합당·비례)과 함께 날치기를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강성훈·김경숙 의원은 창원 한마음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두 여성 의원은 "마지막으로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며칠째 밥 한 숟갈도 먹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있다"고 한 강성훈 의원이 15일 현재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오마이뉴스>에 보내왔다. 다음은 강성훈 의원의 글 전문이다. [편집자말]
지난 12일 저녁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이 폭력.날치기 처리된 뒤, 이날 오전부터 위원장석을 지키며 '안건 상정'에 반대해왔던 통합진보당 강성훈 의원이 앉아 울고 있고, 민주통합당 김경숙 의원은 바닥에 쓰러져 있다.
 지난 12일 저녁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이 폭력.날치기 처리된 뒤, 이날 오전부터 위원장석을 지키며 '안건 상정'에 반대해왔던 통합진보당 강성훈 의원이 앉아 울고 있고, 민주통합당 김경숙 의원은 바닥에 쓰러져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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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김경숙 의원은 3월부터 지속적으로 진주의료원 현장을 방문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례 심의를 앞두고 지난 9일 열린 의원간담회에도 전체 문화복지위 소속 의원 9명 중 새누리당 소속 세 명이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12일 오전에 사전 토론을 통해 모든 것을 의논하자고 정했지 조례 심의는 약속하지 않았다.

12일 오전부터 위원장석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임경숙 문화복지위원장이 끝까지 조례 상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3년 동안 문화복지위에서 활동하면서 몇 개의 정당한 조례가 새누리당이 다수라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하거나 보류된 것을 경험했다. 때문에 이번 조례 역시 강행 처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조례 심의를 정식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으면 당연히 위원장석을 내주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토론을 요구했다. 때문에 굳이 위원장이 위원장석에 앉아 진행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전국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여론이 있었다. 그리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 결의안을 발표했다. 또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간 합의된 상황이었고, 진주의료원에서 노사가 폐업 철회 및 경영 정상화를 포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홍준표 지사도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에게 휴업·폐업을 포함한 모든 논의를 할 권한을 주지 않았는가.

119대원이 김경숙 의원에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다.
 119대원이 김경숙 의원에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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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주의료원에는 30여 명의 환자들 있어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는 단순히 조례만 심의하는 곳이 아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진주의료원에 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해당 상임위가 현장에 한 번 가보지 않고 조례를 심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나와 김경숙 의원은 ▲ 현장 방문·전문가 토론 ▲ 각계각층 공청회와 의견수렴 ▲ 도민 여론조사·국회 상황 ▲ 노사 협상 진행 경과 등을 지켜보고 충분히 토론한 뒤 1~2개월이 지난 뒤 심사를 하자고 요구했다. 이것은 당연한 절차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문화복지위에서 심의하지 못하면 다른 상임위나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그런데도 폭력과 감금을 통해 조례를 통과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3년 동안 상임위 활동을 함께하며 지낸 동료 의원을 무참히 짓밟아가며 조례 심의를 강행처리한 것은 정신적 충격으로 이어졌다. 상임위에서 함께 활동한 위원들이 해외 현지 활동·국내 현장 활동을 비롯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했는데도 말이다.

103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진주의료원의 강제 폐업 결정에 항의조차 하지 못하는 경남도의회의 모습을 보니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도민의 목소리를 듣고 건강권을 챙겨야 할 경남도 집행부와 집행부의 잘못을 질타해야 할 도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아직도 진주의료원에는 30여 명의 오갈 데 없는 환자들이 있다. 그리고 공공의료를 끝까지 지키려는 직원들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지금 며칠째 밥 한 숟가락도 먹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있다. 18일 본회의에 물리적 사태가 없길 바라며 링거를 꽂고 이 글을 쓴다.


태그:#진주의료원, #강성훈,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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