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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부장관이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성공단 사태 포함 남북관계 상황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류길재 통일부장관 성명 발표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개성공단 사태 포함 남북관계 상황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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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11일 오후 6시 49분]

정부가 북한측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면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대화 프로세스를 제시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변화로 평가된다.

정부는 11일 오후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도발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한반도에서 위기를 더 이상 조성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북한은 지금이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남북 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중단 조치는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 위협과 개성공단 사업 중단 조치 등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 측이 제기하길 원하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류 장관은 '정부 차원의 대화 제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화 제의라기보다는 개성공단 문제와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 같은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대화를 제기했다기보다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성명에 대해 "구체적인 대화제의의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의 기본 입장은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있고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니 대화의 프로세스를 제시한 것"이라며 "북이 제기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그걸 위해서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의 중단 요구에도 북한의 도발적인 위협과 한반도의 긴장을 조장하는 행위가 계속됐고, 국제사회가 우려를 하는 상황이 계속됐다"며 "정부가 이대로 있는 것보다는 좀 더 높은 수준에서 우리의 메시지,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세스를 제시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내부 협의를 거쳐 발표하게 됐다"고 이번 성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전 성명들과 큰 차이..."평화협정 논의 가능성 비쳐"

'한반도 위기를 대화로 풀 수 있다'고 "프로세스를 제시한 것"일 뿐이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지만, 류 장관이 이날 발표한 정부 성명은 이전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더 진전된 면이 있다. 대화의 전제조건을 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도 언제나 '비핵화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전제했던 이명박정부 당시의 대북 메시지와도 큰 차이가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발표된 지난 3일 북한의 개성공단 진입 차단 조치와 지난 8일 북한의 개성공단 사업 잠정 중단 발표에 대한 정부의 성명에서도 몇 걸음 더 나아갔다. 이 성명들은 유감 표시와 책임 소재 명시,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개성공단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위기 상황 전반을 주제로 하면서 "북한 측이 제기하길 원하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고 했다 '북한의 요구가 무엇인지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가 주요하게 들어간 것.

성명이 의도한 '북한의 요구'가 뭔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 평화협정인데, 위기 극복을 위해 이 문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석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과 남한이 원하는 비핵화를 함께 다루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태그:#통일부, #류길재,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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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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