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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청장 이종철)이 미국 네바다주 지방법원 소송에서 드러난 자신들의 향응수수 의혹 정황을 전면 부인했다(관련기사 : "일 파친코업체, 인천경제청 일행 향응 제공" 의혹 파문).

지난 1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신동아> 보도(2013년 2월)를 인용해 "일본 카지노업체 오카다그룹의 총수 오카다는 인천경제청 이종철 청장과 그의 일행 3명 등 총 4명이 2010년 11월과 2011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과 윈 마카오 호텔에서 쓴 경비 5945달러 52센트를 지불했다"고 향응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은 해명자료를 내 "호텔 비용을 제공받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천경제청 해명... 인천경실련, 추가 의혹 제기

인천경제청은 "2010년 11월 16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이종철 청장 외 4명이, 2011년 6월 7~9일 마카오에 이종철 청장 외 2명이 출장을 다녀왔다, 2010년 라스베이거스 출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 3명이 동행했다"면서 "호텔 경비는 인천경제청이 직접 법인카드로 지불했고 영수증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해명자료를 보면, 인천경제청은 라스베이거스 출장 당시 4000달러를 사용했고, 마카오에서는 1200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인천경제청은 해명자료와 함께 영수증·법인카드 이용내역서 등을 제시했다.

인천경제청은 "미국 조사보고서에 나와 있는 5945달러는 오카다 회장 측의 회계장부상 숫자에 불과하며, 인천경제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호텔 비용은 각자가 지불했다"며 "<신동아> 2월 호가 인용한 회계자료는 오카다 회장과 민사소송 중인 스티브윈 윈 리조트 회장이 소송에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인용한 자료로서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인천경제청은 또 "2013년 1월 3일 중앙부처 사정기관이 (인천경제청을) 직접 방문했을 때 증빙서류와 함께 충분한 설명을 했고, 문제가 없음이 확인된 사안"이라며 "이미 충분히 해명 된 사안임에도 <신동아> 보도 내용을 일방적으로 인용, 인천경신련이 개인과 기관의 명예에 큰 상처를 줬다, 인천경제청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천경실련은 "인천경제청이 발표한 해명자료와 제시한 영수증 등을 분석한 결과, 인천경제청이 오히려 의혹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맞서다. 최혜자 인천경실련 사무국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일은 2010년 11월 16일부터지만 호텔 체크인 날짜는 11월 15일로 명기돼 있다, 왜 상이한지 해명이 필요하다"며 "또한 인천경제청이 증빙자료로 제출한 'Credit Card Transaction History(신용카드 거래내역서)'는 결제영수증이 아니라 이용내역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사무국장은 "법인카드 거래내역서에 명시된 4000달러는 보증금(Deposit)으로, 이는 통상적으로 호텔 체크인을 할 때 호텔에서 정한 기준에 의해 지불할 돈의 일부를 미리 내는 것"이라며 "해외출장이 잦고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경제청 공무원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게다가 출장에 나선 모든 공무원들의 자료가 공개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 결제내역서 대신 이용내역서 내밀었다"

인천경제청이 제시한 직원 A씨의 마카오 윈 리조트 숙박비 영수증에는 법인카드 결제 날짜와 카드의 종류·카드번호·유효기간과 금액·서명 등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종철 청장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리조트 숙박비 영수증이라며 제시된 자료에는 결제 날짜와 카드의 종류 등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인천경실련은 "영수증이라고 제시한 자료는 단지 객실이용료에 대한 보증금(800달러)과 객실 이용내역서에 불과하다, 체크 아웃된 결제영수증이 아니다"라며 "객실 이용내역서를 개인 숙박비 영수증으로 제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경제청이 2010년 라스베가스 출장 시 인천경제청장이 숙박했던 윈리조트 호텔의 숙박비 영수증이라고 제시한 이용내역서. 내역서 상단에 일본 카지노업체의 자회사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가 적혀 있다(빨간 밑줄).
▲ 윈리조트 인천경제청이 2010년 라스베가스 출장 시 인천경제청장이 숙박했던 윈리조트 호텔의 숙박비 영수증이라고 제시한 이용내역서. 내역서 상단에 일본 카지노업체의 자회사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가 적혀 있다(빨간 밑줄).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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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실련은 또 "미국 FSS로펌(Freeh Sporkin&Sullivan)이 작성한 조사보고서 31쪽에는 '윈 리조트로부터 제출된 숙박기록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공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확인됐다'는 기록이 있다"며 "공교롭게도 이종철 청장 객실 이용내역서에는 'Jong Cheol Lee c/o Universal Entertainment Co.(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이종철의 방)'으로 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일본 파친코 업체 오카다그룹의 자회사다.

2011년 6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 동안 마카오 윈 리조트 3087호에 투숙한 인천경제청 직원 A씨의 숙박비 영수증을 보면 1박당 60만 원이 넘는 스위트룸을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세금과 객실 부대시설 사용료 등을 포함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인천경제청, "투숙일-입실일 날짜 다른 건 보증금 예치 때문" 해명

인천경실련이 제기한 추가 의혹에 대해 인천경제청은 지난 4일 오후 추가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인천경제청은 "2010년 라스베이거스 투숙일과 체크인 날짜가 다른 것은 사전에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예치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제청장 객실 이용내역서에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이종철'로 명시돼있는 것에 대해서는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사와의 업무상으로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방문했기 때문에 호텔 측에서 통칭해 표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마카오 고급 호텔 숙박에 대해서 인천경제청은 "스위트룸은 투자자 접견과 상담을 위한 회의(접견)실로 병용했다"고 답했다. 또한 인천경실련이 요구한 이종철 청장의 숙박비 영수증과 법인카드 결제 내역서에 대해서는 "해명자료와 함께 발표한 자료가 미국 윈 호텔이 체크아웃 시 발행한 영수증이며 신용카드 해외사용 대금 결제 내역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경실련 최혜자 사무국장은 "인천경제청이 끝까지 발뺌하고 있다, 경제청이 추가로 해명한 자료를 봐도 이는 2010년 12월 13일에 작성된 법인카드 이용내역서"라며 "또한 경제청장의 숙박비 영수증이라고 제시됐지만 여전히 체크아웃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실련은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 시 인천경제청이 사용한 법인카드의 결제일(12월 27일) 기준 결제 내역서와 2011년 마카오 출장 시 사용한 법인카드의 결제일 기준 결제 내역서, 출장자별 여비 정산 신청서와 신용카드 매출전표, 라스베가스·마카오 출장자별 호텔 인보이스(invoice·거래명세서)와 개인 숙박비 영수증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향응 수수 의혹을 둘러싼 인천경제청과 인천경실련 간 진실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경제자유구역청, #카지노, #영종도, #인천경제청, #오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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