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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영세 노동자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웠던 젊은 노동운동가가 세상을 떴다.

금보라(30)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지난 5일 오전 8시께 창원 집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금보라 부지부장의 유가족과 일반노조는 하루 종일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을 열었다.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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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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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금 부지부장의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부검을 벌였는데,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더 자세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국립수사과학연구소에 부검 자료 분석을 의뢰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금보라 부지부장은 경상대를 나와 통일운동과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17기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활동을 하기도 한 금 부지부장은 경상대 총학생회 학원자주화 추진위원장(2005년)을 지냈다. 그는 2009년 일반노조 사무차장을 맡으면서 노동운동에 뛰어 들었고, 지난해부터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을 맡아왔다.

추도식에 참석한 허광훈 일반노조 위원장은 "영원히 금 부지부장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고인은 평소 '보소'라 하며 부르기도 했는데, 이제 우리는 그 사랑스런 사투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끝까지 그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일반노조 사무국장은 "금보라 부지부장은 중소영세 노동자와 비정규직들을 위해 일해 왔다"고 말했다.

금보라 부지부장은 평소 '열혈청춘 보라'라고 불러주길 원했다.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2국장이 '추도시'를 낭송할 때 '영혈청춘 보라'라는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보라야. 밖에는 비가 오네. 활짝 핀 꽃을 시샘하는 비가 오네. 보내는 너를 시샘하는 하늘의 뜻인지 비가 오네. 봄의 따스함이 사람의 정신을 흐리게 했는지, 너의 소식을 접하며 난 봄이라는 계절에 홀려 나 자신이 죽음의 나락으로 '꽃잎에 실려' '봄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허광훈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허광훈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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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 본부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 본부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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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보라야. 니가 우리 조동조합에 일하겠다고 나를 찾아 왔을 때 너를 거부하지 못한 것이, 너를 이렇게 보내려 하니 너무 후회스럽다"며 "차라리 너는 아니라는 말 한 마디만 했다면, 너는 힘들어 이 일 못한다고 모멸차게 내치기라도 했다면 이 봄이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너와 함께 했던 시간 속에 선배들은 너를 참 모질게도 했지 싶다"고 덧붙였다.

또 김 본부장은 "일 배우게 하겠다고 따스한 말 한 마디보다 지적이 더 많았고, 모르는 것을 물어 오면 가르쳐 주기보다 스스로 알아야 자신의 것이 된다는 핑계로 너를 힘들게 했지 싶다"며 "사람사업하는 놈이라고 옷 입는 것부터, 내뱉는 말투 하나까지 간섭하며 너를 힘들게 했지 싶다"고 말했다.

"이것만 살다가 갈 줄 알았다면, 이 봄이 너를 놓아버릴 줄 미리 알았다면,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고, 어느 것도 시키지 않고, 아무런 간섭하지 않고, 너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둘 걸 그랬다."

김 본부장은 "너는 우리 선배들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들로 믿고 있었는데, 실상 너조차도 붙잡지 못하는 못난, 바보들이구나"라며 "이틀 전 니가 보낸 카톡 문자에는 초코파이 상자 위에 니가 직접 쓴 '본부장님 사랑합니다. 이것 드시고 힘내세요'라는 사진이 있더구나, 난 그마저도 무슨 뜻인 줄 몰라 한참 생각했단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정영현 금속노조 경남지부 선전부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정영현 금속노조 경남지부 선전부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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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2국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2국장이 6일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금보라 동지 추도식'에서 추도시를 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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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금동길씨는 "딸이 학교 다닐 때 학생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노동조합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딸은 '가장 약한 사람들한테 힘이 되고 희망이 되어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금동길씨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개개인은 힘이 약하지만, 민주노총이 뭉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민주노총은 우리 사회에서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우리 사회를 변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딸을 먼저 보내 안타깝지만, 딸은 집에 오면 민주노총에서 일하는 것에 항상 기뻐했다, 선후배들이 잘 보살펴 주고 이끌어 준다며 자랑했다"며 "이제는 딸을 가슴에 묻어야 한다, 민주노총에서 일하는 분들도 건강관리 잘해서 투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당부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석영철·이길종·이천기·이종엽·강성훈·여영국 경남도의원과 김석규 창원시의원,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시당 위원장, 김종연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 신천섭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금보라 부지부장의 시신은 부모님들이 살고 있는 포항 제일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장례식을 치른다. 일반노조는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묘지를 마련하고, 오는 8일 안장식을 진행한다.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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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아버지사 인사말을 하는 모습.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아버지사 인사말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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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을 둘러보고 나오는 모습.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을 둘러보고 나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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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일반노조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일반노조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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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창원노동회관을 나오는모습.
 금보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부지부장이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6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금보라 동지 추도식'이 열렸다. 사진은 고인의 영정이 창원노동회관을 나오는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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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금보라, #민주노총 경남본부, #일반노동조합, #솥발산 열사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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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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