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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이성한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내정치 개입 지시 의혹을 폭로한 뒤 의원실 공식 이메일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며 철저한 수사 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 진선미, "원세훈 폭로 이후 의원실 해킹 당했다" 진선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이성한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내정치 개입 지시 의혹을 폭로한 뒤 의원실 공식 이메일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며 철저한 수사 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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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하 '원세훈 지시사항')을 공개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실의 공식 이메일 계정이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선미 의원은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20일 오전 11시 26분 의원실 공식 계정이자 인터넷상에 공개된 이메일이 불법적인 해킹을 당했다"며 "지난 22일 이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킹은 진 의원이 지난 18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내정치 개입 지시 의혹이 담긴 '원세훈 지시사항'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해킹한 쪽을 단정하거나 특정할 수는 없지만 원세훈 지시사항 공개와 관련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의원실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에서도 진술서를 작성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이메일 내용만 훔쳐보고 갔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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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의원실이 공식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사실을 확인한 것은 지난 22일 오전 9시 20분이었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 오전 11시 26분 싱가포르에서 모바일웹을 통해 공식 이메일 계정에 접속한 뒤 이메일 내용을 해킹한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해커는 의원실에서 주고받은 이메일만 읽고 나갔다.  

이후 진선미 의원실은 국회 보안관제센터에 점검을 의뢰했고, "악성 바이러스 혹은 해킹툴로 인한 침입은 아니다"라는 판단을 통보받았다.

진 의원은 "보통 해킹은 스팸성 해킹과 바이러스 배포, 특정 목적을 가진 해킹 등이 있으나, 우리 의원실에서 이번에 당한 해킹은 스팸용이나 바이러스 배포 목적이 아닌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이메일 내용만 훔쳐보고 갔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의원실 메일에 대한 해킹 용의자는 모바일 웹을 통해 접속했고, 접속지 IP는 싱가포르로 나타났지만, 국내에서의 우회 접속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우회 접속의 경우 최종 접속지가 해외로 뜨기 때문에 범인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진 의원은 "시기적으로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제가 18일 국가정보원 원세훈 원장의 국내  정치 개입 등을 지시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공개한 이후 이틀 뒤 일어난 일이다"라며 "국정원에서는 대대적으로 정보 유출자 색출작업이 벌어지고 있던 때이다"라고 지적했다.

24일 오후 인천공항 탑승장앞에서 '국내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을 저지하기 위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시민들이 원 전 원장의 사진을 들고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 "원세훈 출국 못해!" 24일 오후 인천공항 탑승장앞에서 '국내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을 저지하기 위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시민들이 원 전 원장의 사진을 들고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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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의원은 "별일 아닌 해프닝 같은 해킹 사고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기적으로 의원실에 대한 제보 내용과 이메일 교류 등 정보에 대해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진 의원은 "지난 2월에 국정원 여직원 댓글관련 의원실에서 집중적으로 추가 아이디와 추가 국정원 의심 인물을 조사하던 시점에 담당 보좌진의 외국계 메일도 해킹당한 바 있다"며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저는 누가 어떤 이유로 우리 의원실 메일을 몰래 훔쳐봤는지 무척 궁금하다"며 "누드 사진도 없고, 성접대 의혹 관련 동영상도 없을텐데 뭐가 그리 궁금한지, 직접 저한테 물어보라"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메일 해킹을 통해 의원을 불법적으로 사찰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경찰은 의원실에서 수사의뢰한 내용을 성역없이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유' 사이트와 <한겨레> 기자 이메일에도 해킹 시도 

한편 지난 16일 인터넷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 운영진의 이메일을 해킹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진선미 의원실로부터 '원세훈 지시사항' 자료를 제공받아 특정보도를 했던 정환봉 <한겨레> 기자의 이메일 계정에도 이상징후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국정원 관련 정보와 내용을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새로운 사실을 추적 중인 의원실 주변 사람들이 해킹을 당하거나 해킹 시도가 있었다"며 "모두가 동일한 형태의 바이러스나 스팸용이 아니었고,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 외국 거점을 통한 해킹 시도였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의원실 공식 이메일 불법해킹 일지

▲3월 18일(월)
- 오전 10시 : 진선미 의원, 원세훈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관련 '원장 지시·강조 말씀' 기자회견 통해 공개 / <한겨레> 단독기사 보도

▲3월 20일(수)
- 오전 11시 26분 : 싱가포르에서 모바일(웹)으로 의원실 메일 계정 접속 해킹  성공

▲3월 22일(금)
- 오전 9시 20분 :  네이버 해킹 흔적 발견 (3월 20일 해킹, 접속성공)
- 오전 10시 30분 : 해당 아이디 비밀번호 변경 (접속되어있는 모든 기기에서 로그아웃)
- 오전 11시 45분 : 해킹확인 PC 네트워크 차단, PC OFF
- 오후 3시경 : 국회 보안 관제센터 점검 요청
- 오후 4시경 : 국회 보안 관제센터 점검결과, 악성 바이러스 혹은 해킹툴로 인한 침입 아님.
- 오후 5시경 :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 신고 접수

▲3월 25일(월)
- 오후 4시 :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 진술서 작성

▲3월 26일(화)
- 국정원 사건 취재한 <한겨레> 기자의 이메일 이상 징후 확인(3월 17일 이후)
- '오유' 사이트 운영진 국내 메일 계정을 일본에서 접속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흔적 발견(3월 16일)




태그:#진선미, #원세훈 지시사항,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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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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