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21일 퇴임사에서 자신이 정치개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고 편향된 시각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원 전 원장의 부인은 25일 자택 앞에서 만난 <오마이뉴스>기자에게 "원 전 원장은 일만 하신 분"이라며 오해를 풀고 싶다는 뜻으로 원 전 원장이 주변 지인들에게 보냈다는 이임서한을 건네줬다.

A4용지 두 장 분량의 글 곳곳에는 국정원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원 전 원장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그는 "부임 이후 과감한 쇄신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확고한 정치중립' 아래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을 지켰다"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번영에 일조했다"고 자평했다.

"안보와 국익의 중추기관으로서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성과를 뒷받침했다는 그 기쁨과 자부심은 대한민국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평생 영광으로 간직하겠다"는 말도 있었다.

지난 2004년 10월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원세훈 행정1부시장.
▲ 이명박 시장과 원세훈 부시장 시절 지난 2004년 10월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원세훈 행정1부시장.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원 전 원장은 대표적인 'MB(이명박)맨'으로 꼽힌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후, 계속 가까운 곳에서 일을 도우며 승승장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쳐 국정원장에 올랐다.

원 전 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정치개입 의혹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속성상, 일각의 논란과 오해는 속속들이 해명할 수 없었다"며 "언론에 오르내리는 많은 일들은 사실과 다르고 편향된 시각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더욱 많았던 빛나는 일들은 역사에 묻고 국민들에게 담아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이런 일들이 국가를 위한 든든한 초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저는 어디에서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25일 그의 부인이 전해준 원 전 원장의 이임서한 전문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부인이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보여준 이임사 전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부인이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보여준 이임사 전문
ⓒ 박소희

관련사진보기


안녕하셨습니까?

춥고 길었던 겨울도 끝이 나고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해졌습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모든 국민들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이 때, 사회 각 분야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것에 힘입어 국가안보 최일선의 수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파도처럼 밀려드는 국가 현안을 잘 처리하고 또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던 것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대한민국은 G20, 핵안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UN안보리 이사국에 재진출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8위의 무역강국으로 도약한 것은 물론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4단계나 상승하는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안보와 국익의 중추기관으로서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성과를 뒷받침했다는 그 기쁨과 자부심은 대한민국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평생 영광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4년 넘게 몸담았던 국가정보원을 떠납니다.

부임 이후 과감한 쇄신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확고한 정치중립' 아래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을 지키면서 음지에서 국익증진 및 국격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번영에 일조를 하였지만, 앞으로도 국정원이 엄중한 안보환경과 치열한 정보전쟁을 뚫고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속성상, 일각의 논란과 오해는 속속들이 해명할 수 없습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많은 일들은 사실과 다르고 편향된 시각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더욱 많았던 빛나는 일들은 역사에 묻고 국민들에게 담아드리겠습니다.

이런 일들이 국가를 위한 든든한 초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언제 어디서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2013년 3월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장 원세훈 배상


태그:#원세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