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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에 국민연금공단이 125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투자 위험을 경고한 작년 국감 내용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2008년 3월 위탁운용사인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당시 미래에셋맵스)을 통해 각각 1000억 원과 250억 원 등 총 1250억 원을 투자했다며 "용산 개발사업이 중단될 경우 투자 금액의 상당 부분을 손실 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민연금은 법적 분쟁과 원인 규명을 통해 원금 중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용산 개발사업은 대주주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 갈등을 빚으면서 자본금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공사도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김 의원은 당시 국감을 통해 "투자 당시 국민연금 내부 리스크 관리실이 '토지 매입 위험 및 민원 위험이 존재하며 토지 보상 지연 가능성에 따라 전체 사업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는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 PF 투자위험 검토의견 보고서'도 함께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급랭으로 리스크 관리 제한적"

국민연금공단 = 자료사진
 국민연금공단 =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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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당시 지적은 최근 용산 개발 사업 부도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대부분 담고 있는 것으로, 국민연금공단이 국감 후 이미 제기된 리스크에 대해 약 5개월 여 동안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관심사다.

일단,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자 <연합뉴스>는 "2006∼2007년 당시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이란 믿을 수 있는 공기업과 삼성, 롯데 등 우수한 민간기업이 참여해 개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이었다"며 "이러한(부실 투자) 비판은 결과론에 불과하다"는 국민연금공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공단의 다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실은 특성상 보수적 의견을 많이 낸다"며 "대체투자위원회는 이외에도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보고서 내용은 투자 결정의 참고사항이었다는 설명인 셈이다.

국민연금공단은 리스크 관리에도 한계가 뚜렷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위탁운용사를 통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당 사업이 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리스크 관리가 제한적이었다"며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관리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추가 투자 가능성 배제 못해"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감도
ⓒ 드림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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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용산 개발 사업이 파산에 이를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데 있다. 국민연금공단과 위탁운용사간 소송전이 예상되지만,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단 측 설명대로 시장 상황으로 리스크 관리가 어려웠다면 그 논리는 위탁운용사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공단 측은 소송을 통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투자에 보수적인 의견 그리고 투자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외부 위탁운용사 의견이 어떤 과정을 거쳐 투자에 이르게 됐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편하게 운용할 수 있는 돈이 모여 있는 곳이 국민연금"이라면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용산 지역구 출신 아니냐. 오히려 국민연금공단이 용산 개발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국감에서 김 의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드림허브PFV 사장이 국민연금 이사장 출신인 박해춘씨"란 점을 거론하며 공단의 투자 결정에 별도로 의문을 표시한 바 있다.

14일 코레일은 용산개발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드림허브PFV와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구조 개편을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방침에는 박해춘 현 용산역세권개발(주) 회장을 퇴진시키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국민연금, #용산, #드림허브, #김용익, #박해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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