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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월 11일 귀국한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일 투표를 마치자마자 출국한 이후 83일만이다. 그의 귀국과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야권은 분열하는 모양새다. 보궐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던 새누리당은 오히려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월 11일 귀국한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일 투표를 마치자마자 출국한 이후 83일만이다. 그의 귀국과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야권은 분열하는 모양새다. 보궐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던 새누리당은 오히려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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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귀국하는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를 기다리는 것은 환영 꽃다발만이 아니다. 안 전 후보 귀국 전날인 10일 김지선 진보정의당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무엇이 새 정치냐"고 일갈했다. 같은 날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용섭 의원은 "국민·야권과 일체의 논의과정 없이 일방적 행보를 한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안 전 후보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야권은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야권 내부의 불신과 복잡한 상황을 감안하면, 혹시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안철수의 귀환'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당초 야권 의석이었고 야권 텃밭이기도 한 노원병 선거구에서 어부지리로 승리할 경우,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귀국이나 야권의 분열에 대해 입을 닫고 조용히 재보선 준비에 들어갔다.

빨간불 켜졌던 새누리당이 점점 파란불로

당초 4·24 재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경고등이 켜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인사 실패 등으로 취임 초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박 대통령의 취임 첫 주 국정수행 지지도는 54.8%로, 이명박 대통령(76.0%)에 비해 크게 낮았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재보선 패배로 인한 여소야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특히 현재 재판에 연루된 국회의원 다수가 새누리당 소속이기 때문에, 이르면 4·24 재보선에서 여소야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정권 출범 직후 열리는 재보선에서 줄곧 야당이 우세했던 점도 새누리당으로서는 부담이다.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인 4월 재보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참패했다. 당초 민주당 의원 지역구였던 3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 내에서 정계 개편론이 제기됐고, 결국 그해 10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민주당은 분당했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6월 열린 첫 재보선은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맞물려 한나라당의 참패로 이어졌다. 기초단체장 9석 중 한나라당은 단 한 곳에서만 승리했다. 통합민주당은 3곳, 무소속 후보가 5곳에서 승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나온 안철수 귀국설은 새누리당 내에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특히 안 전 후보가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 영도에 출마해 '개국공신' 김무성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꺾을 경우, 새누리당의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역시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오히려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하지만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시작은 안 전 후보가 야권의 텃밭인 노원병을 지목하면서부터다.

노원병은 야권 강세 지역... 야권 어디도 포기하기 힘들어

노회찬 부인 김지선씨 노원병 보선 출마 선언
 노회찬 부인 김지선씨 노원병 보선 출마 선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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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병이 야권의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야권의 분열은 새누리당에 큰 호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노원병 선거구가 새로 마련된 뒤, 새누리당 후보의 최대 득표율은 43.1%(18대 총선 홍정욱 후보)에 불과했다. 당시 홍 후보는 야권 분열로 어부지리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노회찬(진보신당)·김성환(통합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56.31%에 달했다.

17대 총선에서 임채정 열린우리당 후보는 야권의 분열에도 45.21%의 득표율을 얻어, 김정기 한나라당 후보(36.97%)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또한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는 57.21%의 득표율을 얻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39.62%)를 압도했다. 지난 12월 대통령 선거 노원구 개표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46.46%)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53.14%)에게 뒤졌다.

야권에서 민주당·정의당·통합진보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모두 나온다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이 높다. 안 전 후보의 측근인 조광희 변호사는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등 워낙 여러 후보가 있기 때문에 간단한 선거가 아니다"라며 "선거는 상당히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상처 입은 안철수... 정중동 새누리당

새누리당이 웃는 또 따른 이유는 안 전 후보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 개혁 이미지는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 논란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김지선 정의당 후보는 10일 "무엇이 새 정치입니까? 새얼굴이 곧 새 정치입니까?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새 정치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안철수에 실망한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안철수 신당이 나와도 예전 같은 안철수 현상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안 전 후보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6.0%로, 찬성한다는 의견(34.1%)보다 많았다. 안 전 후보 쪽에서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안 전 후보의 핵심 측근은 "안 전 후보가 국내 비판 여론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은 지금 정중동(靜中動)이다. 7일 서병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4·24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에 나섰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노원병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본부장은 "새누리당이 정치개혁으로 선거 프레임을 잡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태그:#웃는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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