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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五福, 壽·富·康寧·攸好德·考終命)으로 꼽는 다섯 가지 복 중 단연 으뜸으로 꼽는 건 수(壽), 오래오래 사는 장수(長壽)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 시대를 넘어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한다. 오래 살면 무조건 좋고 복 받은 인생일까?

돈 없고, 할 일 없고, 몸은 병들고, 백년해로를 가약한 배우자마저 없이 홀로 외롭게 살아도 오래 살기만 하면 좋고 복 받은 노후일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게 장수시대에 잘 사는 삶이 될까?

장수시대를 위협하는 4가지 위험

은퇴설계 전문가이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인 김동연이 쓰고 청림출판이 펴낸 <스마트 에이징>에서는 이런 장수, 무전장수(無錢長壽), 유병장수(有病長壽), 무업장수(無業長壽), 독거장수(獨居長壽)를 장수리스크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수는 복이 될 수 없다는 걸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스마트 에이징> 표지 사진
 <스마트 에이징> 표지 사진
ⓒ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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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동엽은 <스마트 에이징>을 통해 사람들에게 고령화·저성장·저금리가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를 알려준다.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했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지도 현실적인 전략으로 소개한다. 또한 고령화 시대의 달라진 사회상을 살펴보고 은퇴 후 가족관계, 노후자금 관리 등 노년기 인생 디자인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비슷한 재산, 여건이 엇비슷했던 사람일지라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어떤 사람은 부자가 돼있고 어떤 사람은 그대로 이거나 도리어 사정이 더 나빠져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소위 재테크를 어떻게 했고, 삶을 어떻게 준비하며 살아왔느냐에 따라 재산의 정도나 삶이 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대 초반에는 좋은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 부러움을 산다. 대학을 졸업한 뒤 30대까지는 좋은 직장에 취직해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이 대접받고, 40~50대에는 자녀가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친구들 앞에서 당당해진다. 그렇다면 60대 이후에는 어떤 사람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살까? -<스마트 에이징> 216쪽-

똑똑하게 나이 먹으려면 알아야 할 <스마트 에이징>

책에서는 60대 이후에 부러움을 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준비사항, 방법, 기술, 노하우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복테크'를 알려주고 있다. 막연한 주장, 추상적인 이론 전개가 아니라 통계와 실전을 바탕으로 한 장수시대 대비용 실전 복테크다.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은퇴와 노후준비를 둘러싼 거시적 환경변화를 살펴본다. 2장에서는 급증하는 캥거루족과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등 가족형태의 변호와 황혼이혼 등 가족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노후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3장에는 변화된 노후자산 준비 전략 및 증가하는 의료비와 부양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처법을 살펴보고, 4장에서는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자녀교육이 먼저일까, 노후준비가 먼저일까? 자녀를 둔 중년 부모에게 이 같은 질문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차피 자녀들이 부모 노후를 책임질 것도 아닌데 사교육비라도 아껴서 노후분비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괜히 교육비 조금 아끼려다 나중에 자녀들이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 부모에게 빌붙으면 그게 더 골치 아픈 일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스마트 에이징> 196쪽-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부모들이 고통분모처럼 안고 살아가는 여러 고민 중 하나이다. 저자는 이런 고민에 대하여 '둘 다 맞는 말이다'라고 맞장구를 치고 있다. 맞장구만 치고 있는 게 아니라 이런 고민을 해결한 묘책을 정말 스마트하게 제시하고 있다.

노후를 위한 자금관리와 자녀의 교육문제만이 아니라 노후를 건강하게 살기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동의할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하고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명이다. 

'스마트 에이징', 장수를 오복으로 불려나가는 '복 테크'

춥고 배고픈 노후, 몸에 병이 들어도 치료를 받지 못해 골골거리며 생명을 유지해야 하는 노후, 할 일이 없어 구차하게 살아가야 하는 노후, 버림받은 몸처럼 홀로 외롭게 살아가야만 하는 노후로 연명되는 장수(長壽)는 결코 행복한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누구나 오래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늘어난 수명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정치인들은 고령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한 다음 청구서는 슬그머니 신생아들의 기저귀 속으로 숨겨버린다. -<스마트 에이징> 48쪽-

혹자는 정치꾼이나 정치집단의 구호에서 노후를 설계하거나 기대려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주인공, 삶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가족이나 이웃과 어울리고 국가 정책과 더불어 갈수는 있지만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게 현명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첫걸음이다.

현명하면 속지 않는다. 말 바꾸기에 가까울 정도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현실, '기초노령연금'과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을 내건 대선공약에서 그 실상을 보고 있지 않은가.  

<스마트 에이징>은 장수가 오복이 되는 노후, 노후가 근사해 보이는 '웰 에이징'을 위한 준비운동이자 전략서, 체크리스트이자 매뉴얼 같은 내용들이다.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맞아 꼭 알고 있어야 최소한의 '이것', 장수시대를 설계하고 준비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저것'들이 비상키트처럼 잘 꾸려져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마치고 '명예로운 채소가게 아저씨'가 된 김능환과 권력과 명예욕을 버리지 못해 정권 주변에서 맴돌다 패가망신을 당한 어느 노인들 중 어느 누가 '스마트 에이징'의 주인공이라면 어느 누구는 '실리(silly) 에이징'으로 구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장수리스크, 무전장수(無錢長壽), 유병장수(有病長壽), 무업장수(無業長壽), 독거장수(獨居長壽)를 근사한 노후, 복 받은 장수로 불려 나갈 수 있는 '오복 테크'를 익히는 것이야 말로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스마트 에이징', 똑똑하게 나이 먹어가는 삶의 지혜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스마트 에이징>┃지은이 김동엽┃펴낸곳 청림출판┃2013.2.15┃값 1만 5000원



스마트 에이징

김동엽 지음, 청림출판(2013)


태그:#스마트 에이징, #김동엽, #청림출판, #오복, #장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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