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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가 없다'는 환경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또다시 죽어버린 고라니.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가 없다'는 환경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또다시 죽어버린 고라니.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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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인지 재앙인지 금강에서 고라니가 죽은 지 4일 만에 또 죽었다. 지난 26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가 없다'는 환경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붕어도 죽고 미꾸라지도 죽어가고 있다. 강 중앙의 유속이 느려지고 토양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악취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28일 오전 6시 30분경, 환경운동연합과 국토환경연구소,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진 공주보 인근 강 중앙 보트를 띄우는 과정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극비리에 이뤄진 탓이다.

보트를 이용하여 공주보 100m 지점부터 분석에 돌입했다.
 보트를 이용하여 공주보 100m 지점부터 분석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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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공주보에서 세굴 조사를 하기 위해 보트를 띄우는 것을 시공사와 수자원공사 측이 막으면서 몸싸움과 막말이 오갔던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수자원공사의 별다른 저지 없이 이뤄졌다. 공주보 상류 100m 지점부터 상류 2.5m 백제큰다리 인근까지 14지점에서 저질토의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다.

보트가 시료 채취를 하는 동안 정은주 간사와 이경호 정책국장은 공주보 좌안 상류를 걸어서 확인했다. 백제큰다리 밑에서는 지난 번과 비슷한 크기의 고라니가 죽어 있었다. 또한, 간간히 죽은 물고기와 죽어가는 미꾸라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전 9시쯤 공주보 인근에서 죽은 물고기를 찍자 경비가 타고 온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헐레벌떡 뛰어온다. "어디서 왔고 죽은 물고기는 왜 찍느냐? 이런 거 찍지 말고 (공주보를 가리키며) 수달이나 가서 찍어라"고 말한다. 수달이 또 나타났느냐는 질문에 "26일 오전 9시경 내가 공주보 구조물에 있는 수달을 발견하고 핸드폰으로 찍었다"며 사진을 보여주며 "직원에게 말해서 동영상을 찍기까지 20여 분 정도 확인이 됐다"고 자랑한다.

물빛이 녹색을 띠고 죽은 물고기가 썩어가고 있다.
 물빛이 녹색을 띠고 죽은 물고기가 썩어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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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 채취를 맡았던 이헌정 연구원은 "공주보 1개의 수문이 열린 상태로 보 100m 지점에서는 유속이 있었지만 500m 지점을 벗어나자 유속이 느려졌다, 펄층에 냄새가 심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강바닥 부패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수처리장 등에서 보이는 거품과 부유물질이 심해서 저서생물이 살기 어려울 정도다, 어류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동행했던 이경호 국장은 "조류 사체가 눈에 보일 정도로 물 위에 떠 다니고 있다, 미꾸라지는 펄층에 잘 사는 종인데 죽어갈 정도라면 4대강 사업이 허구임이 증명되었다"며 "옛날 백사장과 맑은 물이 흐르는 금강으로 다시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금 금강은 처참하다. 4일 만에 반복해서 고라니가 죽고, 물고기가 죽어가고 있지만, 환경부만 그 심각성을 모른다. 지난해 백제보 인근 물고기 떼죽음도 처음에는 이와 비슷한 형태로 한두 마리 죽어가던 것으로 시작했다. 당국의 안일한 방치가 대형 사고를 불러오지 않을까? 두려움이 밀려든다. 

보트를 이용하여 공주보 100m 지점부터 백제큰다리까지 토양과 수질분석을 하였다.
 보트를 이용하여 공주보 100m 지점부터 백제큰다리까지 토양과 수질분석을 하였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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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같은 장소에서 수질 측정과 토양 시료를 채취하였다. 오늘 채취한 시료는 서울대학교에 토성과 유기물 등을 조사 의뢰할 예정으로 2주 후 정도에 분석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태그:#4대강 사업,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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