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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댐반대대책위 주민들과 공사직원들이 27일 하루종일 대치했다.
 영양댐반대대책위 주민들과 공사직원들이 27일 하루종일 대치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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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 수비면 영양댐건설 입구로 들어가는 곳에 주민들이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영양댐건설 입구로 들어가는 곳에 주민들이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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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 건설 예정지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용역업체 직원과 댐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3일째 대치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영양댐 타당성 조사를 맡은 유신 등 4개 업체는 지난 26일부터 40여 명의 직원들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이 마을 입구를 막고 댐건설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마을입구인 송정교 앞에 상여를 세우고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막은 뒤 용역 직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댐건설에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이 27일 오전 '정부는 영양댐을 하루빨리 추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마을 입구에 진입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으나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타당성 조사를 벌여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일대 장파천에 31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높이 76m, 길이 480m의 댐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담수량은 5700만㎥로 댐이 건설되면 주변 2.2㎢가 수몰되고 주변마을 75가구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상철 영양댐건설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영양군에 물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절대 부족하지 않다"며 서울시 면적의 1.4배에 달하지만 군민들은 1만8000명에 불과하다는 예를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영양군은 홍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 태풍의 피해가 컸던 것은 높은 경사로 인한 산사태가 원인"이라고 말하고 "이후 영양지역 곳곳에 산사태 방지시설을 지어 이후 큰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양댐공대위 송재웅 사무처장은 "영양군이 댐건설의 이유로 2025년까지 휴타운을 건설하면 약 1만 명의 인구가 유입하게 돼 생활용수가 모자란다고 하지만 이미 사업성이 없어 사업자가 포기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양군수는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댐을 건설해야 한다는데 영양댐의 홍수조절 편익은 0.8정도로 의미가 없다"며 "댐을 건설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180㎞ 떨어진 경산시에 공급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하사 주지인 거암스님도 "이곳은 주왕산 국립공원보다 더 아름다운 지역"이라며 "정말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말릴수 없지만 터무니없는 토목사업이기 때문에 절에 앉아 염불만 할 수는 없었다"며 댐 건설에 적극 반대한다고 말했다.

영양댐이 들어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정교 다리위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깃발을 설치했다.
 영양댐이 들어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정교 다리위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깃발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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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이 들어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정교 다리위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깃발을 설치했다.
 영양댐이 들어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송정교 다리위에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깃발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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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영양댐이 들어서면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 산양, 수리부엉이, 수달 등이 멸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환경부와 경상북도가 상수원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인데 댐이 함께 공존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환경부도 영양댐 건설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 1월 국토해양부에 "2009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는 영양댐을 건설하여 영양군과 구미시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구미시가 수원을 변경함에 따라 경산시가 공업용수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으로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다"는 내용의 협의의견을 냈다.

이어 "영양군에서 필요한 용수(골프장 등 2.8천톤/일)는 지하수 등 대체수자원 개발을 통해 공급하고 경산시 공업용수는 대구에서 공급하거나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는 방안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댐 계획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16일 국토해양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서도 "낙동강 장파천 수계댐은 수도정비기본계획과 부합하지 않고 경산지역의 공업용수 공급도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거나 대구시 용수공급 등으로 물확보가 가능하다"며 재차 댐건설 계획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했다.

지난 1월 16일 환경부에서 국토해양부에 보낸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 요청공문. 영양댐을 기본 계획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환경부에서 국토해양부에 보낸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 요청공문. 영양댐을 기본 계획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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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양군은 홍수예방과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영양군은 강수량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지역이고 산이 많지만 급경사이기 때문에 항상 물이 부족하다"며 댐 건설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권 군수는 "지역마다 물이 부족해 작은 용수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많았다"며 "수질검사를 해보니 석회질이 많아 식수로 부적합해 댐을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수자원공사에 댐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권 군수는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보상을 하고 이주대책도 세울 계획"이라며 "댐 건설로 인해 일부 자연이 훼손되더라도 더 큰 자연을 살릴수 있다면 영양군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태그:#영양댐, #타당성 조사, #영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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