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남중학교 담장 앞 단독주택에 사는 김명신씨가 바닥이 꺼지고 기울어진 집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남중학교 담장 앞 단독주택에 사는 김명신씨가 바닥이 꺼지고 기울어진 집을 보여주고 있다.
ⓒ 장호영

관련사진보기

인천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인천남중학교 앞 단독주택들에 사는 주민들이 학교의 부실 공사로 주택이 붕괴되고 있다며 5년이 넘게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와 남부교육지원청이 책임을 회피하고 민원 해결 의지가 없어 민원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남부교육지원청은 충분한 협의 의지를 가지고 있고 협의 공문을 수차례 민원인들에게 보냈지만, 민원인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학교 앞 단독주택(4채) 주민들과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의 발달은 200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는 이 단독주택들과 마주한 학교담장 바로 앞에 흙을 운동장 높이로 쌓고 그 위에 조립식 건물인 급식소를 지었다. 이와 함께 해당 땅에 정화조와 맨홀, 하수관로를 매립했다.

주민들은 당시 공사에서 설계도면과 다르게 하수관로를 설치하고 담장 높이까지 흙을 쌓은 것은 불법이고 이로 인해 단독주택들이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빗물이 하수관로를 통해 단독주택들에 쏟아지면서 지반을 침하하고 주택 붕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이 기울어지고 집 바닥이 푹 꺼지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김명신씨는 2007년 6월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뒤 주민들과 함께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는 "2007년 10월 당시 교육지원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담장 앞 옹벽 설치와 주택 보수를 약속했으나, 한시적인 이주비용 등을 요구하자 이를 묵살하고 보수를 거부했다"며 "이후 과정에서도 교육지원청은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류를 조작하는 등,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하려고 부당한 행위들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신축한 지 얼마 안 된 급식소를 철거·이전하고, 이 지역의 환경개선사업 예산으로 20억 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며 "이 비용 가운데 내 주택 매수 비용도 있었는데, 피해를 입증하라고 강요하면서 주택을 보수할 것이지 매도할 것인지 무조건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그래놓고선 민원인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보고하고 매수 비용 예산을 다시 반납해 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덧붙여 "지금도 계속 우기에는 황토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적절한 보상을 약속했다가 국가배상법을 운운하며 보상을 거부했다"고 한 뒤 "지난해 11월에는 하수관로를 은폐하기 위한 공사를 주민들과 협의 없이 진행하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인천남중학교 담장 앞에 위치한 백은주씨의 단독주택 모습. 담장 붕괴 위험으로 지지대를 받쳐 놓은 것으로 보인다. 바닥 한가운데는 굵은 금이 가 있다.
 인천남중학교 담장 앞에 위치한 백은주씨의 단독주택 모습. 담장 붕괴 위험으로 지지대를 받쳐 놓은 것으로 보인다. 바닥 한가운데는 굵은 금이 가 있다.
ⓒ 장호영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1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민원인들이 정확한 피해 내용과 보상 금액은 제시하지도 않고 민원만 여기저기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2010년 정밀진단 용역을 받아본 결과, 학교는 40%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2011년에는 김씨의 주택 매수를 위한 예산도 마련했는데 김씨가 감정평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해 예산을 반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급식소는 조립식 가건물이라 새로 급식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교육지원청과 주민들이 각자 추천한 전문가 1명씩을 대동해 현장을 조사하자고 공문을 수차례 보내도 답변하지 않고 있어 난감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곳 단독주택에 사는 백은주씨는 "교육청이 정밀진단 용역을 한 결과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성한 것일 뿐이다. 그동안 교육청이 해온 것을 보면 믿을 수가 없다"며 "학교 담장과 붙어있는 집 담장이 허물어지고, 마당 바닥은 갈라지고 있다. 학교 담장과 붙어 있는 창고는 흙투성이다. 빨리 해결해줘야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을 것 아닌가. 지역 시의원이나 국회의원들은 몇 년 동안 지속된 민원 하나를 왜 해결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안전한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인천남중, #인천시교육청, #담장, #집 붕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