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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지하철은 지옥철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꾸역꾸역 타고 내리는 사람들과 함께 목적지로 향하는 길은 상쾌한 아침과는 거리가 멀다. 낯선 이들과 불필요할 정도로 밀착하여 한시간 가량을 이동하니 없던 짜증도 밀려온다. 너나 할 것 없이 피곤하고 힘든 삶은 현장이다.

하지만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우릴 상처주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가방이다. 사실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가지고 다니는 가방은 지옥철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장식이 많은 숄더백은 옆 사람의 옷이나 살을 상하게 하여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때 유행한 각진 모양의 넉넉한 사이즈의 백팩은 진짜 무기 수준이다.

등 뒤에 떡하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이 백팩은 움직일 때마다 주변 사람을 긁거나 치면서 불편을 준다. 양쪽 손잡이를 잡고 뒤돌아 서 있는 백팩을 맨 사람들 사이를 뚫고 객실을 이동하는 것은 건장한 성인 남자도 결코 쉽지 않다. 지하철 문 앞에서 틈도 없이 끼어 있는 사람들이 가방 장벽을 뚫지 못해 안으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지하철 에티켓_ 가방 위치만 바꿔줘도
 지하철 에티켓_ 가방 위치만 바꿔줘도
ⓒ 5678서울도시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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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백이나 백팩 등의 가방을 아래로 하여 앞으로 드는 것은 지하철 에티켓에도 존재한다. 소매치기는 물론 공간을 확보하여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고 객실 가운데 이동 통로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무거운 가방을 어깨가 아닌 손으로 들고 출퇴근 길을 버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타인의 가방으로 인해 불편하고 타인도 나의 가방으로 인해 불편할 것이니 서로가 각자의 불편함을 책임지는 것은 어떤가.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대중교통. 그 안에서 가방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방비하게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내 가방을 벗어 발 아래로 두는 매너를 발휘해 주는 건 어떤가. 가방, 잠시 내려둔다고 해서 큰 일은 아니다.


태그:#지하철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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