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인수위 별관을 나서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인수위 별관을 나서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정무수석은 소통수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당, 야당과 시민단체, 언론인 여러분의 생각을 읽는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

19일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의 말이다. 이정현 내정자는 야당으로부터 '막말 종결자', '막말 단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발언에는 거침이 없었다. 민주당은 이 내정자에 대해 "전형적인 미스캐스팅"이라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그가 내뱉은 상대에 대한 막말에 대한 보은인사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이정현 내정자가 야당과의 소통에 나서야 하는 정무수석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그가 청와대와 정부·국회 간의 원만한 가교 역할을 하려면, 과거 발언을 반면교사로 삼아 발언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마이뉴스>는 논란이 된 이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정리했다.

[막말①] 박근혜 비판한 열린우리당 향해 "서당개도 3년이면... "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는 2005년 여름을 달궜던 '막말 정국'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 해 7월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인 박근혜 당선인에게 대연정을 제안했다. 박 당선인이 이를 거부하면서 막말 정국이 열렸다.

포문은 여당 열린우리당이 열었다.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은 "아무리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하는 학동"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제안 거절 회견을 두고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건전한 정치인들의 제안마저 유신공주의 치마폭으로 싸매버리는 회견"이라고 몰아붙였다.

박 당선인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한나라당 부대변인이었던 이정현 내정자가 총대를 멨다. 그는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집권한 지 3년이 다 돼가는 사람들이 국민의 가려운 곳 하나 찾아내지 못한 채 시정잡배 수준의 입버릇 하나 못 고치는 천박성만 몸에 배어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내정자는 또한 "지역감정이나 지역구도는 정치권이 해결하겠다고 떠들지 않는 게 바로 해소 방법"이라며 "상처는 감싸야지 쇠꼬챙이로 들쑤시면 안 되는 데도 열린우리당은 이를 들쑤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도 여당도 국민의 뜻을 전혀 못 읽고 있다"며 "도깨비가 무식하면 부적도 안 통한다던데 그 격"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의 막말은 여당의 막말을 불렀고, '막말 정국'은 계속됐다.

[막말②] 참여정부 중반 개각에 대해 "등신 개각", "등신 인사" 독설

2006년 이정현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1·2 개각을 두고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서 "전형적인 등신 개각"이라고 독설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현 정부에 대한 가장 적합한 규정은 바로 등신 정권, 등신 인사라는 것"이라며 "우두커니 서있는 고목나무도 한편의 시를 쓰게 하는 느낌을 줄지언정 이 보다 더 어리석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내정자는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국정을 무책임하게 운영한다면 국민도 대통령에게 똑같은 대접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는데 국민이라고 대통령을 무시하지 말라는 법 없다. 국민이 이제 불같이 일어나서 등신 같은 이 정권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회초리를 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 내정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관련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분이라면 이상수씨를 장관에 발탁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유시민 의원 입각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을 두고 "잡아 놓은 사냥감을 앞에 두고 서로 한 입 더 먹으려고 으르릉 거리는 거시기들 같다", "정권 전리품에 눈이 뒤집힌 권력의 화신들"이라고 비판했다.

[막말③] 문-안 단일화 가속화되자 '민주당 해체' 주장

이정현 내정자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막말 퇴출을 외쳤다. 그가 속한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에서 미디어관련법 처리로 막말, 고성, 몸싸움이 이어지자, "부적절한 발언과 용어를 사용한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본격화되면서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정체를 겪자,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을 맡은 이정현 내정자의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그는 "시골에서 병아리를 부화시킬 때 3주가 걸린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 만들고 단일화하는데 병아리 낳는 것보다 더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당시 박 당선인과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던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서는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실패한 노무현 정권 연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안철수씨는 '구태 정치인'"이라며 "안철수씨의 모습은 정치꾼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자리·명예, 그리고 안랩 주가의 원상회복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내정자는 '민주당 해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단일화가 진통을 겪자, "127석의 민주당이 한 석 밖에 안 되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 인수 합병되는 것이 적합하다, 그나마 살 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타협이나 조정을 이뤄내지 못하는 이런 정도의 정치력과 통솔력을 갖고 감히 국가운영을 넘보는 것은 도둑심보와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정현 내정자는 대선을 10여 일을 앞두고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문재인 후보의 국민정당 추진방침에 대해 "문재인 신당엔 호남은 없다, '호남팽'"이라며 "문재인·안철수 두 분이 다 어디 분들인가, 한 마디로 '부산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정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