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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월 9일 오후 2시 42분]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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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 먹을 때부터 지은 죄가 다 생각이 납디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정홍원 후보자는 8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 후보자는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뭐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나더라"고도 했다.

까다로운 인사청문회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생각에 비슷한 입장을 밝힌 것. 그러나 정 후보자의 말은 거꾸로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도 들린다. '흠이 될 만한 일을 찾아보니 아주 어릴 적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더라'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 후보자를 사퇴한 지 11일 만에 다시 후보자를 내세웠고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인사청문회를 마치기 위해서는 박 당선인 측에서도 인사청문회 통과를 자신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우는 게 당연하다.

땅 거래 거의 없지만, 2~3년 전 김해 141평 매물로 내놔

김용준 위원장의 경우엔 서울 서초동 땅 등 가족 소유의 부동산 여러 필지를 통해 재산이 크게 늘었고, 김 후보자 모친과 손자들 사이의 사실상 증여가 매매로 포장됐다는 점이 의혹의 눈길을 받았다. 정홍원 후보자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일단 투기 의혹에서는 자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정 후보자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낼 당시인 2010년 12월 말 기준으로 신고한 재산총액은 19억1180만6000원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첫 공직자 재산신고 때보다 4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금 자산은 최초 재산신고 당시 5천725만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 말 재산신고 때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 예금을 합쳐 8억8천600만원을 신고해 15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는 2년여가 흐른 시점이라 액수에서 다소 차이는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산 내역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2010년 말 재산신고 기준으로 본다면, 정 후보자는 1995년에 취득한 경남 김해시 삼정동 대지 466.3㎡(당시 1억9071만여 원), 1992년에 취득한 서울 반초동 129.93㎡짜리 아파트(2010년 신고 당시 6억2800만 원) 등 8억1871만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일단 부동산을 사고 팔고 한 이력이 적은 편이다. 

2008년 재산신고분까지에는 나타나 있던 정 후보자 배우자 소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땅 일부 지분과 부산 연산동 연립주택 일부 지분은 상속받은 것으로, 2009년 정 후보자 배우자가 형제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부분도 시세차익을 위한 부동산 소유권 이전은 아닌 셈이다. 나머지 재산은 정 후보자 본인과 부인 명의의 예금 본인과 부인 명의의 예금 8억 8619만여 원과 골프회원권 1억6900만 원 등이 있다.

그러나 김해시 삼정동 땅 466.3㎡는 인사청문회에서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입이 아니었는지 검증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1995년 6월에 이 땅을 사서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땅 주변의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이 땅의 현재 시세는 평당 300만 원 정도다. 466.3㎡는 141평 정도니 4억2300만 원 정도로 팔 수 있는 땅이다. 공직자재산신고는 공시지가 기준이어서 1억9000여만 원 정도로 신고됐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배 정도의 가격으로 팔 수 있는 땅인 것.

현재 이 땅은 나대지 상태로, 실제로는 채소밭이 돼 있다. 부동산업체는 "내가 아는 한 계속 나대지 상태였다"며 "이 땅이 매물로 나온 지가 한 2~3년 정도 됐는데, 땅 모양이나 넓이가 원룸이나 투룸을 짓기는 좀 애매해서 팔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해시청과의 거리가 1Km 남짓한 주택가에 땅을 사서 15년 넘게 갖고만 있다가 2~3년 전 쯤 매물로 내놨으니, 구입가격이 얼마인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시세차익을 노린 땅 구입이 아니었느냐는 문제제기는 가능한 상황이다. 정 후보자 측은 "현재 재산 관련된 쪽은 자료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며 "해당 부동산은 그동안 재산신고에서 빠뜨리지 않고 성실히 신고한 항목이니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아들 병역 면제 "수술 기록 확보, 문제 있으면 검사됐겠나"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전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가운전으로 나서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전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가운전으로 나서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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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위원장의 경우엔 두 아들이 모두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사실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 후보자는 사퇴 뒤 뒤늦게 두 아들이 각자 정당한 면제사유가 있었음을 해명했지만, 고위 공직자의 아들 두 명이 모두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여론 악화 원인이었다.

정홍원 후보자의 아들도 병역을 면제받았다. 현직 검사인 정 후보자 아들은 1978년생으로, 지난 2001년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수핵탈충증 때문에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정 후보자 아들은 1997년 1997년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1급 현역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대학원 진학을 위해 2000년 입영을 연기했다. 2001년 5급 판정 당시 정 후보자는 광주지방검찰청장이었다. 정 후보자 본인은 병장 만기제대다.

정 후보자 아들이 최초 징병검사시 1급을 받았다가 4년 뒤 5급 판정을 받은 과정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질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후보자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선 자신이 있다는 태도다.

정 후보자 측은 "(정 후보자 아들이) 석사·박사를 다니고 대학원을 수료할 때쯤 허리 디스크가 악화됐고, 서울대 병원과 강남성모병원 등에서 수술을 받았다"며 "병원기록이 다 확보가 돼 있어 (인사청문회에) 충분히 제공이 가능하고 공개할 것이다. (정 후보자 아들이) 현직 검사인데 병역문제가 있었다면 (검사 임용이) 가능했겠느냐"고 했다.


태그:#정홍원,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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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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