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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태조 왕건은 아내가 무려 29명이나 됐다고 한다. '열 여자 싫어할 남자 없다'는 말처럼 왕건도 여자를 밝혀서 그랬을까? 왕건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전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왕건이 아내를 29명이나 둔 것은 단순히 여자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왕건이 29명의 여자와 혼인한 것은 쿠데타로 잡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었다.

왕건이 생각해낸 방법은 지방호족들의 딸과 혼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왕건은 무려 29명의 지방 호족 딸들을 신부로 맞이하면서 옛 후고구려, 후백제, 신라의 지배 계층이었던 호족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북진 정책으로 왕권을 강화해나갔습니다. -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117쪽

송용진 지음, 도서출판 지식프레임 출판의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은 여느 역사관련 책들과는 달리 그러한 역사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나 배경, 즉 '왜?' 하고 가질 수 있는 역사적 궁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답을 싣고 있다.

5000년 한반도 역사를 더듬어 보는 '역사 종주'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 도서출판 지식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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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까지를 시대별로 흐름도(Flow chart)처럼 설명하고 있다. 지구의 탄생, 선사시대, 고조선과 삼국시대, 후삼국과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대사로 이어지는 45억년 지구역사, 500만년의 인류역사, 한반도 역사 5000년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고 있다. 

한반도의 산하를 제대로 알고 종주하려면 백두대간을 위시해 한북, 한남, 금북, 금남정맥으로 불리는 산맥(山脈), 그 산맥들의 흐름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등산하고자 하는 산이 어떤 산맥의 줄기이고 어디쯤이고, 어떤 특성이 있는 산인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지형이 동고서저(東高西低)형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한강물이 왜 서해로 흐르고 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생태계의 사계절을 알아야 가을이면 저절로 떨어지는 알밤이나 호두의 한해살이를 이해할 수 있듯이 역사도 그렇다. 고려를 모르면서 조선 역사를 이야기하고, 조선 역사를 모르면서 현대사를 말하는 것은 고욤나무를 모르면서 감나무를 논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정희의 혈서는 '개와 말처럼 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

하지만 쿠데타보다 더 슬픈 역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친일파의 등장이었습니다. 박정희 스스로도 일본 천왕에게 혈서를 쓰며 충성을 맹세한 일본군 장교 출신이니, 박정희의 등장으로 친일파들은 사회, 정치, 경제, 경제계의 요직에서 그 명맥을 더욱더 견고하게 유지를 해 나갑니다. -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285쪽

저는 수치스럽지 않은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일사봉공: 목숨을 바쳐 대일본제국을 위해 충성하다)을 위해 굳건히 결심합니다.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과 조국을 위해 어떠한 일신영달(개인적인 영광)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멸사봉공(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함), 견마(개와 말처럼)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 -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287쪽

조각으로 되어있는 퍼즐을 다 맞추어야만 완성되는 그림이 있다. 한두 조각의 퍼즐만으로는 어떤 그림인지를 알 수도 없다. 한두 조각이 빠져도 그림은 완성되지 않는다. 퍼즐 그림을 빠르게 완성하는 방법은 그림의 전체 윤곽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그림의 윤곽을 먼저 파악하고 나면 퍼즐 조각이 어디쯤에 들어가야 그림이 완성되는지를 알 수가 있다.  

역사도 이와 마찬가지다.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띄엄띄엄 알거나, 어느 부분만을 들여다보다보면 자칫 역사의 흐름을 놓치거나 잘못 알 수가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보면 꼭 거쳐야할 코스가 있듯이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책에서는 꼭 알아야 할 역사에 대해서는 뷰포인트처럼 정리하고 있다.  박정희가 쓴 혈서의 내용을 보여주듯이.

당시 언론에서 말했던 것처럼 박정희 정권이 경부고속도로의 기적을 만들고, 수축,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등 모든 분야에서 기적을 이루어냈다면, 그리고 그 기적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꼈다면 대통령 선거와 극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완승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310쪽

2012년을 사자성어로 정리하면, 용두사미, 임진왜란

2012년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교수들은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擧世皆濁(거세개탁)'을 뽑았다고 한다. 누군가가 필자에게 2012년을 사자성어로 나타내보라고 하면 필자는 '용두사미'와 '임진왜란'으로 정리하고 싶다.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당선자는 용띠이고 대통령임기가 끝나는 MB는 뱀띠이다. 뱀띠인 MB의 권력은 뱀 꼬리처럼 되고, 용띠인 당선자의 권력은 용머리처럼 드러나는 해였기 때문이다. 임진년인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정희의 일본이름 다카키마사오라는 이름이 느닷없이 등장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으니 2012년을 임진왜란으로 정리하고 싶어진다. 

이 책, 송용진 지음, 도서출판 지식프레임 출판의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은 백두대간과 정맥들이 자세하게 그려진 지도처럼 45억년 지구역사, 500만년의 인류역사, 5000년 한반도 역사를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흐름과 설명 속에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가질 수 있는 궁금증, '왜?'에 대한 이유와 답이 들어있다. 한반도 역사를 이루고 있는 커다란 윤곽이 보이고, 흐름을 간파하게 된다. 

한 장의 지도를 통해 상하기복(上下起伏)하고 좌우굴곡(左右屈曲)하며 흐르는 산맥을 종주할 수 있듯이 이 책 역시 한번 읽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역사를 완주시켜 줄 역사 종주서가 돼 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지은이 송용진┃펴낸곳 도서출판 지식프레임┃2013.1.5┃값 1만 8,000원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송용진 지음, 지식프레임(2013)


태그:#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송용진, #지식프레임, #다카키마사오, #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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