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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31일 오후 6시 44분]
경찰, 한진중공업 전면 봉쇄 돌입

31일 오후 3시를 넘어서부터 경찰은 한진중공업에 노조원들이 담을 통해 내부로 물품을 들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담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31일 오후 3시를 넘어서부터 경찰은 한진중공업에 노조원들이 담을 통해 내부로 물품을 들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담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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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31일 오후 3시를 넘겨서부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노동자들이 각종 생필품을 비롯한 용품을 넘겨받던 지역에까지 봉쇄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문을 통하지 않고 담벼락으로 넘겨주는 생필품 등에 대해서는 반입을 묵인해왔다.

하지만 담을 통해 천막과 비닐을 넘겨받은 노조원들이 찬바람과 비를 피할 공간을 만들자 경찰은 돌연 병력을 대거 배치했다. 실제 조선소 정문 옆 좁은 틈 사이에만 약 50여 명의 경찰이 빼곡히 들어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때문에 이 같은 차단 조치는 경찰이 노조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도 경찰이 사실상 내부 노조원들을 봉쇄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찰의 봉쇄에 앞서 부산지역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무장병력의 즉각 철수 ▲ 평화적 행진을 폭력 진압한 책임자 처벌 ▲ 공권력 투입 계획 및 체포방침 철회 ▲ 연행된 노동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진중공업의 시설보호를 앞세워 강경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에 있는 분들은 위법한 사항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것"이라며 "(내부진입은)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2시부터 부산지방경찰청 후문에서는 한진중공업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경찰 병력의 철수와 과잉 진압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31일 오후 2시부터 부산지방경찰청 후문에서는 한진중공업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경찰 병력의 철수와 과잉 진압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부산민중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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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경찰서 경비작전계 관계자는 "내부의 노동자들이 담을 넘어나올 수 있는 지점을 차단한 만큼 봉쇄는 맞지만 음식물까지 차단하는 것은 추후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한진중공업 주변에 13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했다.

[2신 : 31일 오전 10시 39분]
"고인을 밖으로 이송 계획 없다"... 경찰은 모두 연행한다는 방침

31일 경찰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경찰은 조선소 내부에 있는 노동자들이 밖으로 빠져나올 경우 이를 모두 연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경찰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경찰은 조선소 내부에 있는 노동자들이 밖으로 빠져나올 경우 이를 모두 연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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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9시 30부터 진행된 '최강서열사대책위'의 기자회견에서는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측을 향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책임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보고 공장 안 노동자들의 안전 귀가와 연행자 석방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30일 경찰공권력의 불법적 폭력만행과 반인륜적 행위에 분노한다"며 "합법적으로 신고된 행진을 경찰은 법도 무시하며 유가족의 뜻을 폭력으로 짓밟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책위는 "경찰에게는 한진중공업 악질 자본의 이해만 있을 뿐이었다"며 "경찰의 폭력과 최루액에 철저하게 최강서 열사의 시신이 유린당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대책위는 "(사측과 경찰이) 시신보존을 위한 냉동차 안치마저 막고 있다"며 "열사의 시신이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그 책임은 분명히 경찰과 한진중공업 회사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책위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 손배가압류 철회 ▲ 차별적 휴업 금지와 휴업자 대책 마련 ▲ 유가족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이들은 "열사 시신과 함께 있는 유가족과 조합원의 뜻은 분명하다"며 "경찰과 회사는 어떠한 불순한 행동도 꿈꾸지 마라, 그것은 더 극단의 투쟁을 선택하게 할 뿐이다"고 경고했다.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임시로 자리잡은 고 최강서씨의 관. 유가족과 최강서열사대책위는 경찰과 사측의 침탈 등에 대비해 주변에서 관을 지키고 있다.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임시로 자리잡은 고 최강서씨의 관. 유가족과 최강서열사대책위는 경찰과 사측의 침탈 등에 대비해 주변에서 관을 지키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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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우발적으로 회사 안으로 들어오다 보니까 저희가 고립된 상황"이라며 "회사가 이제야 교섭에 나오는 조건으로 열사를 밖으로 모시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동안 회사는 사태를 무마하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을 밖으로 이송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이 자리에서 교섭과 모든 마무리를 짓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노조가 시신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사측과 일부 언론의 논조에 "노사협의가 됐다면 장례식장에서 정식 절차를 밟아 장례를 지냈을텐데 사측이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서 장기화되었다"며 "7000만 원에 달하는 빈소 비용 등에 대한 현실적 부담과 사태 해결을 위한 유족들의 뜻을 모아 회사 앞으로 고인을 모시던 중 경찰의 개입으로 갑작스럽게 조선소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만큼 시신을 볼모로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조선소 내부로 통하는 주요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과 물품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경찰은 조선소 내부에 머물고 있는 노동자들이 밖으로 나올 경우 이를 모두 연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선소 안에는 1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머물고 있다.

[1신 : 31일 오전 10시 31분]
돌아온 고 최강서... 한진중공업 사태 원점으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온 노동자들이 31일 새벽 드라이아이스와 스티로폼을 이용해 고 최강서씨를 임시 안치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온 노동자들이 31일 새벽 드라이아이스와 스티로폼을 이용해 고 최강서씨를 임시 안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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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씨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최씨가 지난달 21일 조선소 안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0여 일만이다. 당초 회사 앞 분향소로 향하던 운구행렬이 경찰에 막혀 조선소 내부로 진입하면서 한진중공업 사태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운구행렬의 조선소 진입 후 정문을 사이에 둔 경찰과 노동자 100여 명의 대치는 밤을 넘기며 계속됐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자칫 실온 상태에서 밤을 보낼 뻔했던 주검은 31일 오전 1시께 경찰이 드라이아이스와 스티로폼의 반입을 허용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반입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경찰이 안치용품 반입을 허용했지만 사측은 끝까지 안치 용품 반입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결국 최강서열사대책위는 사다리로 담을 기어오른 뒤 줄을 늘어트려 포장된 박스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조선소 내로 안치용품을 들였다.

'최강서열사대책위'는 넘겨받은 드라이아이스 등을 이용해 오전 2시 20분부터 시신 안치 작업에 들어가 3시를 넘겨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 최씨의 관은 스티로폼으로 만든 보온제와 추모 현수막에 둘러싸여 조선소 안쪽 정문 앞에 놓였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밤새 순번을 정해 고인 주변을 지키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경찰과 사측의 진입에 대비했다.

31일 출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측은 조선소 내부로 직원들을 들이지 않고 외부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사측과 경찰, 대책위 간의 물밑 협상도 한편에서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투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31일 10시 중앙집행위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어 영남권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낮 12시에 열 계획이다.

고인 안치 위한 신경전...사측은 끝까지 "반입 반대"

31일 새벽 안치를 마친 고 최강서씨의 관
 31일 새벽 안치를 마친 고 최강서씨의 관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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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30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금속노조 파업 및 민주노총 대회 직후 1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운구를 시도했다. 최씨의 죽음 이후 41일째가 되는 동안 제대로 된 교섭에 나서지 않는 사측을 향해 강경책으로 맞선 것이다. 최씨의 아버지와 부인도 빈소를 조선소 앞으로 옮기는 데 적극 동참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운구 행렬을 따라붙어가며 막아섰고 양측의 충돌이 계속 빚어졌다.

최씨의 아버지인 최용덕씨와 부인 이선화씨가 운구를 허용해달라고 통사정했지만 경찰은 운구를 허용할 수 없다며 거세게 유족들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아버지도 경찰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오후 6시 20분께 경찰에 막혀 진로를 바꾼 운구행렬은 조선소 서문을 뜯어내고 조선소 내부로 진입했다. 150여 명이 관을 따라 조선소 내부로 진입했고 경찰이 더 이상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거센 충돌이 발생했다.

조선소 내부에 진입한 노동자들은 고인을 안치할 냉동탑차의 반입을 경찰과 사측에 요구했지만 두쪽 모두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드라이아이스만 겨우 반입이 결정되면서 고인의 시신을 임시로 안치할 방법이 생겼다.


태그:#최강서,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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