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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왔다. 철탑 건설에 맞서 싸우는 마을 할머니들을 찾은 주민들은 25일 오후 농성장 마당에서 성탄축하 예배를 올렸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왔다. 철탑 건설에 맞서 싸우는 마을 할머니들을 찾은 주민들은 25일 오후 농성장 마당에서 성탄축하 예배를 올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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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려 평화롭게 지내오셨을 주민들의 삶을 괴롭게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이 나라의 정부라는 것과 우리의 무관심이라는 것에 마음이 많이 아프고 부끄러웠습니다. 불법과 냉대에 맞서 오랜 기간 고생하시며 정의를 외치시는 어르신들 앞에 저희 젊은이들의 무심함과 무지를 사죄합니다."

지난 4월부터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평1리 마을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25일 오후 아기예수는 춥고 바람이 세게 부는 황량한 들판의 농성장에 따뜻한 사람의 향기로 찾아왔다.

대구의 새민족교회와 녹색당, 땅과 자유, 시와 찬미 등 80여 명은 34만 볼트의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을 찾아 성탄에배를 드리고 크리스마스카드와 선물을 건냈다.

신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위해 청도군에는 41기의 송전탑을 건설하고 있는데 각북면과 풍각면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대부분의 송전탑 건설이 완료된 상태이고 삼평1리를 지나는 7기의 송전탑 중 1기가 주민들의 반대로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마을 할머니 11분과 주민 등 20여 명은 지난 4월부터 마을 입구에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농성장을 만들고 노숙을 하면서 한전, 시공업체와 기나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청도국 각북면 삼평리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할머니들을 찾은 손님들은 25일 오후 함께 성탄예배를 드렸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청도국 각북면 삼평리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할머니들을 찾은 손님들은 25일 오후 함께 성탄예배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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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맞아 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예배를 드렸다. 이견우 목사의 기도와 시와찬미 합창단의 특송, 성경 누가복음 1장 39절에서 45절까지의 말씀을 읽고 새민족교회 백창욱 목사의 설교로 진행됐다.

백 목사는 "성경 말씀에 마리아가 처녀이면서 임신을 했다고 나오는데 아마 행복한 임신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두여인 예수의 어미니인 마리와와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세상의 통념과 정면으로 맞섰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은 평화활동가나 운동단체 일꾼들이 하는줄 알았는데 시골 할머니들이 싸우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할머니들이 자본에 굴복하지 않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신 일은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찬사했다.

백 목사는 "주민설명회를 형식적으로 하고, 뒤늦게 알고 주민들이 공사를 반대했지만 무시하고 마을 주민들을 이간질해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분열시키는 것, 주민들이 찬성하는 것처럼 거짓서류를 꾸미는 것 등이 어쩌면 강정마을 사정과 이리도 똑같은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우리가 함께 단결할 때 뜻을 이룰 수 있다. 생명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사를 중단시킨 것은 절반의 승리"라며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의 힘으로 끝까지 달려가자. 우리도 함께 하겠다"고 설교했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경북 청도국 각북면 삼평리 마을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할머니들이 성탄에배를 보고 있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경북 청도국 각북면 삼평리 마을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할머니들이 성탄에배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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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과 함께 모인 참가자들은 '우리 승리하리라' 노래를 부르고 누가교회 정금교 목사는 "많은 국민들이 절망하는 시간에도 아기에수께서 탄생하셨기 때문에 절대 힘을 잃지 않겠노라고 말씀하신 할머니의 고백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고 "길거리에서 떨고 싸우고 있는 강정과 밀양과 용산과 평택, 광화문과 강원도 홍천과 수많은 주님의 아들달들과 함께 해달라"며 기도했다.

성탄축하 예배를 마친 후 '시와찬미'교회 합창단은 추운 겨울에 고생하는 할머니들과 마을주민들을 위해 핫팩과 귀마개 등의 선물을 준비하고 크리스마스카드를 읽어드리기도 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마을회관으로 옮겨 주민들이 준비한 과일과 떡, 추어탕 등의 음식을 먹고 송전탑 건설이 중단된 삼평1리 앞산에 올라 송전탑이 들어설 자리를 둘러봤다. 송전탑 건설이 중단된 도로 입구에는 지난 추석 때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움직이지 않고 있는 굴착기 1대가 서 있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마을 앞산 송전탑 건설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마을 앞산 송전탑 건설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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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부녀회장은 "우리 집에서 보면 철탑 7기가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철탑 1기만 막으면 밀양에서 청도까지 철탑송전선로를 막을 수 있다"며 "오늘 마을에 많은 분들이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마을의 송전탑 건설 반대에 함께하고 있는 김미화 목사도 "포크레인 밑에 들어가서 공사를 중단시켰다"며 "여러분들이 함께 해줘서 힘이 나고 평생 가장 뜻깊은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린것 같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예배를 교회가 아닌 힘없이 ㅆ우는 투쟁현장에서 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차연(75) 할머니는 "오늘 많은 젊은이들이 마을을 찾아줘서 너무 고맙다"며 "우리가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마을에서 편히 살다가 죽겠다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과 시공사는 마을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와 투쟁으로 인해 지난 9월부터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청도군과 각북면 관계자들은 이날 주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의 예배를 묵묵히 지켜봤지만 군에서는 주민들의 뜻을 따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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