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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앞 송전탑에서 18일로 63일 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노조 천의봉(위), 최병승 조합원. 18일 울산상공회ㅢ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나와 비정규직노조가 항의하고 나섰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앞 송전탑에서 18일로 63일 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노조 천의봉(위), 최병승 조합원. 18일 울산상공회ㅢ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나와 비정규직노조가 항의하고 나섰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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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최병승·천의봉 조합원이 63일 동안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12월 18일, 울산 지역언론에는 일제히 농성에 찬물을 끼얹는 기사가 게재됐다.

지역언론들은 울산상공회의소(회장 김철)가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울산시민 82%가 '철탑농성은 잘못'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1월 통합진보당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 보도는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울산상공회의소 여론조사 발표 시점이 대선을 하루 앞두고 나왔기에 고공농성을 두고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지지한 문재인 후보와 비정규직노조 측이 "사측 주장과 같다"고 비판한 박근혜 후보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울산상공회의소의 여론조사는 현재 상황을 비약하고 왜곡한 내용임이 분명하다"며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울산상공회의소에 항의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정당 파업을 왜곡" 발끈

울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7일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 "울산시민 82%가 '철탑농성은 잘못됐다'고 했다"고 밝혔다.

울산상공회의소는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와 관련, 철탑 고공농성이 60여 일이 넘게 이어져 지역상공인과 시민들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울산시민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조사에서 울산시민 82.1%가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의 점거농성 및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법적인 방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울산상공회의소가 ㈜리서치랩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울산시민 1018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7일 동안 전화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1%p(95% 신뢰수준)였다.

18일 울산 지역언론은 일제히 <시민 82% "철탑농성 잘못됐다">라는 제목으로 울산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이를 주요하게 다뤘다.

보도가 나오자 비정규직노조는 항의하고 나섰다. 비정규직노조는 18일 성명을 통해 "울산상공회의소는 여론조사 항목에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지 않고 '불법점거농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뒤 , 그 결과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파업과 연관지어 불법 파업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파업은 2012년 2월 23일 대법원 판결과 2011년 12월 지노위 불법파견 판결에 근거해 2012년 6월 29일 조정신청서를 부산지노위에 접수하고, 7월 9일 조정 종료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근거한 주체·목적·방법·절차 등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파업"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따라서 울산상공회의소의 이번 여론조사와 이에 근거한 보도자료(지역언론 보도 포함)는 상황을 비약하고 왜곡한 내용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울산상공회의소에 항의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게시판에는 울산상공회의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판하는 조합원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울산상공회의소와 조사 결과를 보도한 언론사에서 항의 집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불법파업이 좋아요 나빠요?'라고 물으면 당연히 '불법파업 나빠요'라고 대답한다"며 "그럼 '불법파견 좋아요 나빠요?'라는 질문은 왜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상공회의소는 "보도자료 도표 제목에는 '불법점거농성'이라고 했지만 자세한 항목에는 '철탑점거농성, 불법파업이 계속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로 했다. 이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부산지노위와 노동지청에 알아보니 불법파업이 맞다고 해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여론조사와 상이한 울산상공회의소 조사

한편, 통합진보당은 지난 11월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울산시민 61%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2%에 그쳤고 잘 모른다는 응답은 17.2%였다.

또 울산시민 70.8%는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알고 있고, 56.5%는 현재 진행 중인 철탑농성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철탑농성을 해결할 방법으로는 '현대차가 대법판결을 준수해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48.1%로 가장 높았다. 전환주장 철회는 25.4%, 제3자가 나서 중재는 18.7%, 잘 모르겠다는 7.8%였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 11월 6일 오후 3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발표하면서 "울산시민들은 현대자동차의 초법적인 행위를 비판하고 즉각적인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즉각 정규직화 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여론 조사는 지난 5일 울산시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남여 67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자동응답 전화 조사 방법으로 진행됐고 표본추출방법은 층화무작위 표본추출이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8%p였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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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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