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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7일(금) 오후6시30분,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 첫날 순서를 시작하려는 순간 폭설이 내렸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던 첫날 콘서트는 그렇게 눈으로 치장이 되었다.
▲ 시민행동 투표로세상을바꿉시다 광장콘서트 12월7일(금) 오후6시30분,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 첫날 순서를 시작하려는 순간 폭설이 내렸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던 첫날 콘서트는 그렇게 눈으로 치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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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늘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행동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를 진행한 지 12일째다.

지난 7일 광장콘서트를 시작하던 날, 마침 눈이 오고 많아 추웠다. 갑자기 시작해서 준비된 가수도 없었고, 연사도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시작하고 보았다.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촛불집회처럼 참석한 사람들이 발언하고 구호 외치고 발언하고…. 참 밋밋했다.

둘째날 8일은 같은 시간 건너편 세종대왕상 앞 광장에서 문재인 후보 유세가 예정되어 있었다. 오후 4시부터 간단하게 하려고 했는데, 아뿔사! 이수호 교육감 지지선언이 같은 시간에 진행된다. 할 수 없이 기다렸다 4시 15분쯤 시작했다. 그래도 <남영동 1985> 정지영 감독이 오셔서 시민들과 인증샷도 찍고 해서 그럭저럭 마쳤다. 

영하 10도의 거리에서 가수 손병휘 "여러분 미쳤군요"

광장콘서트 사흘째인 9일(일) 광화문은 정말 추웠다. 첫 가수 손병휘는 "이 추위에 이곳에 계신 여러분은 미쳤군요"라고 인사했다. 사진은 강은영씨가 노래하는 모습.
▲ 시민행동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 광장콘서트 사흘째인 9일(일) 광화문은 정말 추웠다. 첫 가수 손병휘는 "이 추위에 이곳에 계신 여러분은 미쳤군요"라고 인사했다. 사진은 강은영씨가 노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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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인 9일, 영하 10도란다. 정말 추웠다. 이런 추위에 기타치고 노래를 해준 가수들 정말 고맙다. 첫 가수 손병휘가 "여러분 미쳤군요, 이런 추위에"라며 너스레를 떨고 유신 시절 금지곡 메들리를 불렀다.

강은영은 이현관의 반주에 노래를 한다. 외국곡이다. 가사가 뭔지 몰라 멀뚱멀뚱하다가 알아 듣는 단어 하나가 나왔다. 체 게바라. 그 순간 노래의 의미를 다 이해하는 척한다. 마지막 노래 '아름다운 사람'을 부르면서 우리 모두가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한다. 추웠지만 드디어 콘서트같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4일째인 10일, 노래손님 김유진, 이정열이다. 첫 순서, 김유진의 노래 도중 음향이 나갔다. 큰일났다.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면서 수습하려는데 잘 안 된다. 음향이 없는 상태로 김유진은 끝까지 노래를 마쳤다. 할 수 없이 육성으로 소리치면서 시간을 끈다. 그래도 아직 수습이 안 된다. 30분 넘게 육성으로 끌다가 할 수 없이 마쳤다. 이정열, 계속 기다리다가 인사하고 사람들과 인증샷만 하고 그냥 갔다. 고맙고 미안하다. 

거리 공연 5일째, 드디어 시민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다

5일째인 11일, 노래손님 허영택이다. 지나가던 사람 중 한 사람이 아는 척을 한다. 허영택 친구란다. 12월 19일 꼭 투표하겠다고 한다. 6일째 수요일. 가수 섭외가 사실 안 되었는데, 당일날 박정석이 섭외되었다. 명동에 있는 라이브카페 섬의 사장님이다. 같이 준비하는 친구 단골 술집이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섭외했다. 김광석의 '일어나'를 불렀다.

그런데 지나가는 시민들이 반응을 보인다.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듣고, 콘서트에 참석한다. 마지막 노래 역시 김광석의 '부치지 못한 편지'에는 박수가 나오고, 핸드폰 사진기가 터진다. 힘이 난다. 구호도 따라한다.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 투표가 권력이다 투표가 승리한다!

7일째인 13일, 노래손님은 이지영이다. 원래 아는 후배인데 오랜만에 이 자리 덕분에 만나니 참 반갑다. 그리고 이야기 손님으로 처음 정치인이 나온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 그런데 아직도 의원이라기 보다는 가카빅엿의 국민판사 서기호가 더 익숙하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증샷을 찍는다. 연설은 여전히 참 못한다. 그래도 다른 정치인과는 여전히 느낌이 다른 서기호가 나는 좋다. 계속 이렇게 정치인같지 않은 정치인이었으면 좋겠다.

큰일났다, 비가 온다...그래도 선거 분위기가 난다

8일째(14일), 큰일났다. 비가 온다. 음향과 무대에 텐트를 치고 강행한 콘서트에 우산을 받쳐든 시민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따뜻했다.
 8일째(14일), 큰일났다. 비가 온다. 음향과 무대에 텐트를 치고 강행한 콘서트에 우산을 받쳐든 시민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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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인 14일, 큰일났다. 비가 온다. 그것도 많이 온다. 텐트를 쳤다. 음향과 무대에 텐트를 치고 강행했다. 노래손님은 노은석, 목인이다. 오늘 출연하는 가수부터 섭외를 서정민갑이 도와줬다. 이제부터 출연 가수 걱정을 덜었다. 가수들 음악도 재미있고, 시민들 반응도 이제는 참 좋다. 슬슬 선거에 대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9일째인 15일, 또 문재인 후보 유세가 있다. 아예 오후 두 시로 시간을 당겼다. 노래손님은 솔가, 백자 두 사람과 노은석이 또 나왔다. 솔가는 아예 투표하자는 노래를 만들어 불러줬고, 바람의 노래라는 뜻의 솔가의 음악도 신선했다. 노은석은 자청해서 스케줄 되는 대로 계속 오겠다고 한다. 고맙다. 이제는 가수들 쪽에서 연락이 온다. 시민들 반응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10일째인 16일, 일요일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 광화문 오후 두 시에 사람이 있을까? 발전기 도착이 늦어 2시 20분쯤 시작했다. 레드로우의 노래로 시작했다. 레드로우는 red와 yellow의 합성어란다. 이번 대선 기호 1번과 2번의 색깔이다. 강아솔, 어린 여자 가수다. 노래가 참 조용하고 분위기 있었다. 이번에 대통령 선거가 두 번째인데 지난 번에 투표를 못해서 이번에는 꼭 하겠단다.

탤런트 권해효가 이야기 손님으로 도착했다. 지나가던 시민들 반응이 대단하다. 말릴 틈도 없이 와서 막 사진을 찍는다. 아직 세 번째 가수가 남아 있기에 정리해야 한다. 문진오의 노래가 시작됬다. 권해효가 문진오 옆에 서서 투표 참여 손팻말을 들고 있으니 노래하는 도중인데도 사람들이 막 온다. 사진을 찍는다. 문진오에게 참 미안했다.

탤런트 권해효가 이야기 손님으로 도착했다. 지나가던 시민들 반응이 대단하다. 말릴 틈도 없이 와서 막 사진을 찍는다.
▲ 시민행동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 탤런트 권해효가 이야기 손님으로 도착했다. 지나가던 시민들 반응이 대단하다. 말릴 틈도 없이 와서 막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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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째인 17일 월요일, 권해효가 또 나왔고, 서기호 의원도 나왔다. 오늘 가수는 허영택, 노은석의 순서로 노래한다. 이 두 사람은 이미 광장콘서트에 섰었다. 그런데 세 번째 가수 소히. 처음 출연했다. 그런데 반응이 참 좋다. 젊고 이쁜 여자 가수라서 그러기도 했겠지만 음악이 참 재미있다. 모던록과 포크가 뒤섞인 느낌이다. 오늘 전체적으로 사람들의 반응이 참 좋다. 100원에 판매하는 투표 참여 캠페인 버튼도 다 팔렸다. 다만 버튼 원가가 170원이란다. 잘 모르고 100원에 판매했다. 팔수록 손해다.

12일째인 18일, 오늘은 가수가 넘친다. 네 팀이다. 시간조절 잘 해야 한다. 즐거운 비명이 나온다. 시간 조절 잘 해야 한다. 19일 투표일 당일의 경우 선거법상 확성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때문에 당일날 콘서트가 불가능해졌다.

시민행동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는 오늘로 막을 내린다. 그렇지만 12일간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한 이 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거리의 자식, 왜 하냐고 물으면 ... 웃지요


집 사람은 계속 뭐라 한다. "이거 하면 돈이 나와 밥이 나와"  맞다. 누가 시켜서하는 거라면 이런 짓 못한다. 사진은 광장콘서트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필자.
▲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 집 사람은 계속 뭐라 한다. "이거 하면 돈이 나와 밥이 나와" 맞다. 누가 시켜서하는 거라면 이런 짓 못한다. 사진은 광장콘서트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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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람은 계속 뭐라 한다. "이거 하면 돈이 나와 밥이 나와?" 맞다. 광화문 광장에서 영하의 추위와 눈, 비와 싸우면서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라면 이런 짓 못한다. 그냥 이렇게라도 해서 투표율이 올라간다면, 투표율이 올라가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까지 왔다.

집 사람이 또 묻는다. 선거 끝나면 당신 뭐 할 거냐고. "뭐 하긴, 논문 다 못 썻으니까 학교로 돌아가서 논문 써야지"라고 대답하니까 참 한심한 표정으로 본다. 저 인간 남들은 선거 이기면 뭐 한 자리 하려고 눈들이 벌건데, 뭐 할라고 저 고생하냐는 표정이다. 그래도 매일매일 생강 달인 물도 끓여주고 한다. 그래서 마누라인가 보다. 고맙다.

선거와 관련된 일을 하면 사실 선거에 승리하고 그 결과 기여에 따라 무언가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나는 그런 것이 구태정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래온 것이니까. 그러나 사무실에 앉아서, 혹은 후보 뒤나 졸졸 쫓아다닌 것 자체가 별로 내 체질에 안 맞을 뿐이다. 

후보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눈도장 찍으려고 하고, 혹은 캠프 내 힘 있는 사람에게 줄 서려고 하는 것을 체질적으로 잘 못한다. 하기도 싫고. 그저 이렇게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짜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광화문 유세단 단장이었는데, 박 시장은 내 이름도 모를 걸

작년에도 서울시장 선거 때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매일 유세를 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썰렁했던 유세가 결국 마지막 주말 수만명이 모이는 유세가 되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내 이름 조차 모를거다.
▲ 박원순 서울시장 광화문 유세 작년에도 서울시장 선거 때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매일 유세를 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썰렁했던 유세가 결국 마지막 주말 수만명이 모이는 유세가 되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내 이름 조차 모를거다.
ⓒ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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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이런 비슷한 짓을 했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는 매일매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진행한, 그리고 마지막 토요일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규모로 진행한 광화문 유세의 유세단 단장을 했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님은 내 이름은커녕 얼굴도 모른다. 아니 얼굴은 알 수 있겠지만 내가 광화문 유세단 단장이라는 걸 모를 거다.

그때 나와 함께 광화문 유세를 준비했던 세 사람이 이번 광장콘서트도 함께 실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친구들도 체질이 나랑 좀 비슷하다. 앞으로는 기회가 주어지면 좀 빛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우리는 이런 우리를 스스로 '거리의 자식'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거리에서 현장에서 직접 시민과 만나 시민들을 직접 설득하고 행동하게 하는 우리는 '거리의 자식'이었다. '거리의 자식'이었던 우리는 다시 주장한다. 투표하자! 그리고 투표하고 놀자!

투표하면 달라지냐고? 달라진다, 투표해!

17일(월) 열하루째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이제 광장콘서트는 시민들의 참여가 자연스러워졌다. 소문을 들은 정치인들이 방문을 하고 인사를 한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길 바란다.
▲ 시민행동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17일(월) 열하루째 투표로 세상을 바꿉시다 광장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이제 광장콘서트는 시민들의 참여가 자연스러워졌다. 소문을 들은 정치인들이 방문을 하고 인사를 한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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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한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한다.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 많다. 그래도 투표하자고 한다. 왜? 투표하면 바뀌니까.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할 때에도 광화문에서 투표한다고 달라지는 게 뭐냐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서울시민이라면 느꼈을 거다. 투표하니까, 투표로 승리하니까 달라지더라는 것을. 대통령 선거는 5년에 한 번이다. 하루의 선택으로 우리는 향후 5년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작년부터 안철수 현상이라는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안철수 원장은 후보에서 사퇴했지만 도올 김용옥의 지적처럼 서민들의 처절한 절규인 안철수 현상은 사퇴하지 않았다. 사퇴한 안철수 원장도 자기 일처럼 전국을 다니면서 호소했다. 투표하라고. 자신이 사퇴했지만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해 투표하라고….  

경제민주화라는 생소한 말이 이번 선거 기간 동안 또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경제민주화란 한 마디로 특권세력, 기득권세력으로 집중된 경제 시스템을 서민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복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지만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도 역시 국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정치시스템에서 출발할 수 있으며, 이는 정권교체가 첫 걸음이 된다.

12월 19일 투표일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5년의 미래를 결정하는 권력이 투표다.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을 보면서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투표하라. 이번 선거에 누구를 찍을지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설득하라.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선택하게 설득하라.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들을 설득해서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선택하게하고 시청으로 모이자고 하자. 투표가 이긴다. 투표가 권력이다.



태그:#콘서트, #1219 대선, #정권교체, #정치혁신,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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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이자 사회운동가. 현재 경주대학교 조교수(휴직 중)이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와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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