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서로 감싸안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서로 감싸안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쏠려 두 후보를 폰카에 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쏠려 두 후보를 폰카에 담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6신 : 9일 오후 7시 38분]
"1시간 기다렸다", "투표권 2달 모자란 나이 너무 아쉬워"
[부평] 영하 8도까지 뚝 떨어진 날씨에도 500여명 모여

9일 오후 5시 20분. 인천광역시 부평역 앞 광장에는 500여 명의 시민들이 안 전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저물면서 낮 한때 영하 3도까지 올라갔던 기온이 8도까지 뚝 떨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머릿수는 더 늘어났다.

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30~40대가 주축이었지만 10대와 60대도 적지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가 많았고, 선거 운동원 목걸이를 한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일부 섞여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자발적으로 걸음한 이들이었다.

오후 5시 38분에 광장 가장자리 도로에 내린 안 전 후보는 광장 한복판에서 500여 명의 시민들에 둘러싸인 채로 연설을 시작했다. 자신의 사퇴로 투표를 포기한 지지자들에게 투표장에 갈 것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연설을 마친 안 전 후보는 몇 분간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재차 투표를 독려했다. 지역 주민인 유연숙(45)씨는 "안 전 후보와 악수했다"며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1시간 전부터 기다렸다"면서 "광장이 미어터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금 모인 것 같다"고 평했다.

"날씨가 추운 것도 추운 거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행적이 이곳 주민들에게 너무 덜 알려졌다"는 게 유씨의 해석이었다. 유씨는 "정권교체 해야하지 않겠냐"면서 "아직은 좀 위험한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유씨의 딸 이수연(19)씨는 "문재인 찍어야 하는데 두 달이 모자라서 투표권이 없는 게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트위터로 방문 소식을 듣고 6살짜리 아들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는 박인천(36)씨는 "사퇴하신 다음에 투표 할까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 전 후보 말을  들으니 반드시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제 주변에 저 같은 사람 많은데 오늘 얘기를 알려서 투표하도록 하겠다"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는 가운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에 둘러싸여 입장하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는 가운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에 둘러싸여 입장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5신 : 9일 오후 5시 20분]
[광명] 안철수 "여러분 모두가 안철수입니다"

"키가 작아서 너무 슬프다."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를 보기 위해서 '큰 키'는 필수였다. 시민들은 폴짝폴짝 뛰거나 까치발을 들어가며 안 전 후보의 뒤통수라도 보려고 애썼다.

9일 오후 4시경 '문재인 지원 유세' 다섯 번째 일정으로 철산역을 찾은 안 전 후보 주위로 500여 명의 시민이 모여들자 키 작은 이들은 외곽으로 서둘러 빠져나갔다. 벤치 위, 지하철 입구 난간 등 딛고 올라설 수 있는 곳을 찾아 간 것이다.

애초부터 주변의 높은 건물로 들어가 자리를 선점한 이들도 다수였다. 이들은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안 전 후보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비록 안 전 후보를 보지 못해도, 시민들은 즐거워보였다. 사진기자들이 쓰는 사다리 위에 올라가 안 전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던 한 여성은 "안철수가 보이냐"는 행인의 질문에 "하나도 안 보여요"라면서도 웃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지하철역 출구에서 만난 시민들과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지하철역 출구에서 만난 시민들과 포옹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광장을 찾아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광장을 찾아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 인근 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 인근 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을 찾아, 반기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을 찾아, 반기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안 전 후보를 향한 시민들의 열기는 '안철수 스피커' 자처하기로 이어졌다. 마이크를 들지 않는 유세를 펼치고 있는 안 전 후보의 말이 뒤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퍼지도록 그의 말을 30~40명의 시민이 함께 합창을 한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라고 말하면 시민들이 메아리처럼 따라하는 식이다. 이 같은 호응에 안 전 후보는 "여러분 모두가 안철수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날 하루 다섯 곳의 유세를 소화하는 동안 안 전 후보의 메시지는 동일했다. "12월 19일 반드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는 것이다. 또 자신의 사퇴로 투표하기 싫다는 분들에게도 "안철수가 투표하라고 부탁했다"고 전해달라는 뜻이다. '구전 선거운동'이라는 게 허영 비서팀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진풍경이 펼쳐지는 동안 안 전 후보를 둘러싼 200여 명의 시민은 찬 바닥에 무릎을 꿇어 뒷사람을 배려했다. 앞 사람, 뒷 사람 할 것이 동시에 치켜든 건 스마트 폰이다. 안 전 후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들은 장갑도 끼치 못한 채 손을 호호 불어가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5살 난 아들을 안고 있느라 가까이는 가지 못하고 멀찍이서 행렬을 바라본 장미향(36)씨는 "아이를 돌봐야 해서 광화문까지는 못가고 집 주변에 안 후보가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나왔다"며 "같은 사람을 지지하는 우리 편이 이렇게 많다는 걸 보니 정말 좋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와 문 후보 모두를 지지했다는 장씨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반가웠다"며 "두 분이 정치 쇄신과 복지에 대해 진정성 있게 말하고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면 국민들도 이를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아무개(42)씨는 안 전 후보가 사퇴한 이후 투표 유보층으로 돌아섰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그대로 계셨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너무 아쉽다"며 "누구를 택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문 후보를 아직까지는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4신 : 9일 오후 5시]
안철수 전 후보 보려고 '무릎' 꿇은 시민들
[안양] '문재인 지원' 유세...시민 700여명 몰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환호하는 인파에 둘러싸인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며 눈을 맞추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환호하는 인파에 둘러싸인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며 눈을 맞추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가졌다. 마이크가 없는 안 전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시민들이 자리에 쪼그려 앉고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가졌다. 마이크가 없는 안 전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시민들이 자리에 쪼그려 앉고있다.
ⓒ 김동환

관련사진보기


"앉으면 다 (안철수 전 후보를) 볼 수 있어요."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롯데백화점 앞 광장.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둘러싸고 있던 400여 명의 인파들이 제자리에 쪼그려 앉는데는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범계역을 찾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이어갔다. 

이곳 시민들의 '안철수 사랑'은 유별난 모습이었다. 안 전 후보 도착시간으로 알려졌던 2시 50분부터 300명이 넘는 인파가 도착 예정지인 범계역 4번출구 앞을 에워싸고 있었다. 

지지자들은 안 전 후보의 도착이 늦어지자 그 틈을 타서 후보 도착시 외칠 구호를 현장에서 협의해 만드는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들고 나온 열성 지지자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 지나가다가 후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멈춘 행인들이었다. 

안 전 후보는 당초 예상 도착시간이었던 2시 50분보다 약 20분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유세를 하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유세를 보러 온 시민이 700여 명으로 생각보다 많은데다 마이크도 없는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딛고 올라갈 만한 지형지물이 광장에 없었기 때문.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안 전 후보의 사진을 찍던 지지자들은 안 전 후보에게 '한 말씀'을 요구했다. 그러나 곧 그의 난감한 기색을 눈치챈 듯 주변 군중들에게 앉자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안 전 후보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목을 빼고 있던 시민들은 두 말 없이 따랐다. 영하를 훨씬 밑도는 날씨에 시민들이 길바닥에 쪼그려 앉게 된 이유다. 

안 전 후보는 앞선 유세장들에서와 같이 이곳에서도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없이 문 후보를 돕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안 전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산발적으로 "정권교체"를 소리높여 외치기도 했다. 

이날 아들과 남편을 데리고 범계역 유세장을 찾은 최영미(37)씨는 "안 전 후보의 유세를 보고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받았던 실망감이 많이 가셨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를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나가다 유세를 듣게 됐다"는 박명진(28)씨는 "주변에 안철수 사퇴 이후 정치에 신경 끊은 친구들이 몇 있다"면서 "오늘 직접 봤으니까 가서 얘기해줘야겠다"고 말하며 발길을 옮겼다.

[3신 : 9일 오후 3시 20분]
[산본] "압사할 정도"로 인파 몰린 '문-안 아름다운 동행'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인산인해.'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1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500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 후보를 보기 위해서다.

영하로 뚝 떨어진 추위쯤은 문제될 바가 아니었다. "압사하겠다"는 소리가 터져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찼지만 개의치 않았다. 한 걸음 떼기도 힘들고, 사람들에 밀려 공중부양 하듯 이동해야 했지만 시민들은 함께 걸어가는 '문재인-안철수'를 따라가며 한 목소리로 "문재인 대통령"을 외쳤다. 9일 오후 2시 산본역 앞 중앙광장에서 진행된 '문재인 안철수의 아름다운 동행' 유세의 장면이다.

고작 200m 이동하는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광장 양 옆으로 늘어선 건물 2~3층도 이미 '문-안' 지지자들도 점령된 상태. 모두 손에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한 컷이라도 남기기 위해 애썼다.

열광적인 환호가 터져 나온 건 두 후보가 연단에 올라와 함께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을 때다. 전후좌우를 모두 돌며 시민들과 눈을 맞춘 두 사람은 만세를 하며 환호에 호응했다. 반짝이는 술로 만든 투표모양 장식을 두 사람이 각각 들었을 때도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시민들과 문재인-안철수의 합창 "투표하겠습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19일 대선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고 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19일 대선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쏠려 두 후보를 폰카에 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인근에서 '아름다운 동행' 유세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가 쏠려 두 후보를 폰카에 담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연단에 올라 한참 동안 인사를 한 두 사람 중 먼저 입을 뗀 건 안 전 후보다. 그는 "이렇게 많이 모여줘서 정말로 반갑다"며 "정치개혁, 정당쇄신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문 후보를 도와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12월 19일 투표하실 건가"라고 묻자, 시민들은 있는 힘껏 "네"라고 소리쳤다. 또 안 전 후보가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계시면 꼭 투표해달라고 전해주실 것인가"라고 또 묻자, 아까보다 더 큰 "네"가 돌아왔다.

이어서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내가 이제 힘을 합쳤고, 국민연대도 출범했다"며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됐다"고 외쳤다. 그는 "정권교체가 우리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새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는 정권교체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안 후보가 손을 잡는 순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민심이 무섭게 바뀌고 있다, 오늘 모인 인파가 증명한다"며 "이제 대선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 새로운 시대가 머지 않았다"며 "남은 일은 투표다, 다함께 해주겠냐"고 물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우렁찬 "네"가 터져나왔다.

당초, 문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시민들이 많이 몰려 거리에서 지체된 시간이 길어 서둘러 자리를 떠야 했다. 대신 유세차량에 오른 민주당 관계자는 "방송연설 녹화 일정으로 문재인 후보가 발언 못 하고 갔다, 미안하다"며 사정을 전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2신 : 9일 오후 2시 10분]
[수원] 혹한 속 '안철수 떴다'에 시민 500여 명 북새통... "투표 꼭 해달라"

"안 후보의 투표 호소가 젊은 층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나도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을 때는 투표를 포기할까 생각했었어요. 지금은 문 후보를 지지할겁니다."

9일 낮 "안 전 후보를 직접 한 번 보고 싶었다"며 수원역 광장을 찾은 이성노(32)씨는 가까운 거리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안 전 후보를 보자 신이 난 표정이었다. 혹한의 날씨에 역사 안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시민들도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금새 역 바깥으로 모여들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정오에 유세 두 번째 일정으로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을 찾았다. 후보 도착 직전까지도 역사 앞 광장은 몇몇 지지자들과 취재진뿐 한적한 모습이었지만, 안 전 후보가 도착하자 금새 인근 행인들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안 후보는 지하철 수원역 5번 출구 바깥쪽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역사 입구까지 올라갔다가 곧바로 계단으로 내려와 계단 중간쯤에서 시민들에게 대통령 선거 투표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앞서 들렀던 과천에서와 같은 '메시지'였지만 모여든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그들은 선거법 저촉 우려 때문에 마이크 없이 말하는 안 전 후보의 입장을 이해한 듯, 그가 말하는 구절을 함께 '합창'하며 주변에 전달했다. 시민들은 "우윳빛깔 안철수", "사랑해요 안철수"를 외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20~30대로 보이는 시민들이 자신의 말을 크게 따라하며 의외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안 전 후보는 멋쩍은지 연설을 잇다 말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500여 명의 군중들이 몰렸다.  

안 전 후보가 대학로와 코엑스를 거쳐 문 후보 지지 광폭 행보를 보이자 야권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다행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수원시 화서동에서 온 김아무개(50)씨는 "지금은 총선 때와도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깨우치게 됐고 그래서 문재인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역 부근은 원래 여권 중심인데 이제 야권 지지성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안 전 후보가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지지의사를 밝혀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만 안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말을 하더라도 마이크를 잡고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신 : 9일 낮 12시 15분]
[과천] 안철수 "내가 사퇴했다고 투표 안 하는 분 있으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11번 출구에서 과천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11번 출구에서 과천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내가 사퇴해서 투표 안 한다고 하는 분 계시면 투표 참여해 주시라고 말씀해주세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선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는 9일 본인이 사퇴한 후 '투표 포기층'으로 돌아선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안 전 후보는 "12월 19일은 우리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라며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꼭 투표 참여 부탁드린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안 전 후보는 "지난 목요일 문재인 후보가 정치쇄신, 정당혁신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하셨다"며 "문 후보가 그 약속을 지키시리라 믿고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드리기로 했다"며 문 후보를 향한 지지를 표명했다.

안 전 후보는 목청껏 '투표 참여'를 외쳤지만 갑자기 몰려든 200여 명의 시민에 밀려 그 목소리가 멀리 전파되긴 역부족이었다. 이에 허영 비서팀장이 대신 나서 '인간 마이크' 역할을 했다. 안 전 후보가 말하면 그 말을 큰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반복하는 식이다. '마이크'를 잡지 않는 '안철수'식 선거 운동 방식이기도 하다. 이에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추위에도 모여든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11번 출구에서 과천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11번 출구에서 과천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조재현

관련사진보기


'투표 포기층' 마음 잡기 위해 나선 안철수, 목청 높여 "투표하세요"

이후 시민들과 인사에 나선 안 전 후보는 일일이 시민들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며 감사를 전했고, 몇몇 시민들은 "다음에 꼭 나오세요"라며 19대 대선 출마를 독려했다. 목도리 선물도 이어졌다. 한 초등학생은 안 전 후보에게 아이보리색 목도리를 둘러줬다. '유독 목도리 선물을 많이 받는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모으려고 한다"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노란 점퍼 입은 민주당 선거운동 사무원을 만나서는 "수고하십니다"라며 격려한 안 전 후보는 20여 분의 유세를 마치고 다음 유세 장소인 수원역으로 서둘러 떠났다.

일요일 오전, 안 전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안 전 후보의 유세 행렬을 따랐다. '야권단일후보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민우(38)씨는 아침잠을 포기한 채 8살된 딸과 함께 역을 방문했다. 그는 "단일화 모양새가 안 좋아서인지 안 후보가 사퇴한 이후 박근혜 쪽으로 가는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다"며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더 강력하게 직접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안 전 후보가 한 발짝 떨어져있는 게 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네 주민 김상미(44)씨는 "안 후보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민주당이 정치 쇄신하도록 견인해야 더 효과가 있을 것"며 "안철수 후보가 사퇴해 실망이 많았다, 그러나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투표장에 갈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수원·군포·안양·광명시와 인천 부평구 등 수도권 6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소화한다. 이날 오후 2시 군포시 산본역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름의 유세를 함께 펼칠 예정이다.


태그:#안철수, #문재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9,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