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사람이 아니므니다."

29일 오후 6시부터 부산 서면 번화가 한복판에서 진행된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집회에서는 여기저기서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멘붕스쿨'에 나오는 갸루상의 유행어기도 한 이 말 속에는 신세 한탄과 원망이 담겨있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80여만 원을 받고 학교에서 눈치를 보며 일해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사람이 아니므니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지역 유치원 업자들로부터 고가의 옷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된 임혜경 부산교육감을 향해서도 "사람이 아니므니다"라고 외쳤다.

그동안 부산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번화가로 진출한 이유는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학교비정규직의 처지를 알리고 임 교육감을 질타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날은 임 교육감에게 옷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지난 집회에서 김희정 노조 지부장이 "교육감이 옷이 없어서 못 나오는 모양"이라며 "다음에 올 때는 싸구려 옷이라도 사와야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돼 이런 아이디어가 얹혀졌다.

학교비정규직이 교육감에게 건넨 선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임 교육감, 우리도 선물 줄께"라고 적은 박스를 포장해 쌓아올렸다. 박스 뒤로는 "임 교육감, 우리 선물도 받아주이소"라는 바람을 적어놨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학교비정규직을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부산시교육청을 향한 원망 때문이다.

이런 마음은 이들이 준비한 콩트 속에서도 뭍어났다. 임 교육감의 대역을 한 '갸루상' 복장의 조합원에게 다른 조합원이 "1년 내내 교섭하자고 했는데 왜 안 나왔어"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갸루상은 "저는 사용자가 아니므니다" 익살스레 답했다. "그럼 관리자야?"라는 물음에도 "관리자가 아니므니다"라고 답한다.

답답한 조합원이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다 너한테 있는데, 니가 사용자가 아니면 뭐야?"라고 물어본다. 그러자 갸루상은 "로또이므니다"라고 답한다. 임 교육감의 당선에 추첨으로 뽑은 기호 1번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을 풍자한 것이다. 지켜보던 200여 명의 조합원들과 주변에서 지켜보며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까지 하던 시민들은 크게 웃었다.

"12월 19일, 비정규직 없애는 날로 만들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가 29일 저녁 6시부터 부산 서면에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임 교육감의 부산시교육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조합원들의 마음까지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 부산교육청은 방과후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학교 비정규직을 이 달말까지 모두 계약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그 수는 430명에 달한다. 노조를 이끌어왔던 김희정 지부장도 이날 해고통지를 받았다. 김 지부장은 "다른 교육청은 비정규직 노조를 인정하지만 부산교육청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파업을 통보하고 투쟁을 이끌어왔는데 쟁의 기간 중 16개 교육청 중에 유일하게 해고통보를 하는 되먹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부산교육청을 질타했다. 김 지부장은 "또 기다리기만 하면 해결해줄 사람이 없다"며 "내년에는 다른 교육청처럼 권리를 쟁취하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지지발언에 나선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교육청에 수십번 교섭을 하자고 해도 응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여러분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월 19일을 비정규직이란 단어에서 '비'자를 빼버리는 날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학교비정규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