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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저녁, 경기 수원에서 첫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뒤쪽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포진'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저녁, 경기 수원에서 첫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뒤쪽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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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저녁, 경기 수원지역 첫 유세에 나섰다. 전날 대전·충남지역을 누볐던 박 후보는 이날 충남 홍성·태안 등 7곳을 차례로 돌며 북상, 평택·오산을 거쳐 수원에서 마지막 일정을 끝냈다.

그러나 이날 유세에서 박 후보는 라이벌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참여정부에 대해서는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현 정권의 문제에는 철저히 침묵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가 조원동 1번 국도변 북수원 홈플러스 앞에 마련된 유세장에 도착한 건 이날 오후 7시 30분쯤이었다.

유세장에는 남경필·고희선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 등 500여 명이 몰렸다.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탤런트 송재호·김진태, 개그맨 김종국·황기순·이상훈·최형만씨 등 연예인들도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검정색 방한복 차림에 자주색 목도리를 두른 박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수원시민 여러분, 얼마나 살기 힘드시냐"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중산층이 두터웠으나 지금 중산층은 무너지고 내일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중산층의 70%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느냐,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갈림길"이라며 "국민들이 무책임한 변화로 혼란과 분열이냐, 아니면 책임 있는 변화로 쇄신과 발전을 이루느냐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준비된 여성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가던 박 후보는 곧이어 공격적으로 태도를 바꿔 현재 강력한 대선 경쟁 상대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참여정부를 정조준 했다. 

그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실패한 과거 정권의 핵심 실세였다"면서 "그들은 정권을 잡자 제일 먼저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청산, 사학법 개정 등을 하겠다며 나라를 뒤엎는 데만 모든 힘을 쏟았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박 후보는 "이 때문에 민생과 국정이 제대로 될 리 없어 국가채무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중산층은 급감했으며, 양극화는 심화됐다"면서 "그 당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도 최고로 올랐고 부동산 가격 역시 폭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죽어나가고 있는데, 밤낮없이 국민들을 편 가르고 선동하지 않았느냐"며 "그렇게 해서 국민들이 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다시 정권을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청중석에서는 "아니요"란 화답이 돌아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저녁, 경기 수원지역 첫 유세에서 연설문을 읽고 있는 모습.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저녁, 경기 수원지역 첫 유세에서 연설문을 읽고 있는 모습.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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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조원동 북수원 홈플러스 앞에 마련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유세장에 나온 당원과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근혜”를 연호하고 있다.
 수원시 조원동 북수원 홈플러스 앞에 마련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유세장에 나온 당원과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근혜”를 연호하고 있다.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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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은 계속됐다. 박 후보는 "그들로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킬 수 없다,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폐지하거나 중단하고, 천안함 폭침도 믿을 수 없다고 재조사를 해야 된다고 한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이념에 빠져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색깔론까지 들먹였다.

또한 "우리는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와 대·내외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면서 "문재인 후보와 그 세력들이 하자는 대로 한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되고 말 것이며, 그 막대한 피해는 결국 국민이 뒤집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따라서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보다 민생부터 살리겠다, 국민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은 밝히지 않은 채 '장밋빛 공약'을 줄줄이 쏟아냈다.

우선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범죄, 불량식품 등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해 확실히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등록금을 반으로 줄여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고, 셋째 자녀부터는 아예 대학등록금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가계부채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채무불이행자는 최고 70%까지 빚을 깎아주고, 높은 이자로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는 낮은 이자로 바꿔주겠다"고도 했다.

이밖에 "병원비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암과 같은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100% 건강보험에서 책임지도록 만들고, 어르신들의 인플란트 치아도 건강보험으로 해주겠다"며 "이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경기도의 으뜸도시인 수원을 경제 활력이 넘치는 첨단산업도시, 문화가 숨 쉬는 명품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온 경기도가 이번 대선에서도 미래를 이끌어 실패한 과거 정권의 부활을 반드시 막아줘야 한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박 후보는 문 후보와 그가 몸담았던 지난 정권에 대해서는 집중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서 MB정권의 실정과 비리 문제 등에 대한 성찰이나 집권 후 쇄신방안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대학등록금·가계부채·의료 관련 공약들 역시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지난 4·11총선 당시 수원의 새누리당 후보들이 대선 공약화를 약속했던 수원비행장 이전 등 지역현안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표를 의식한 '립 서비스'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회사원 강아무개(54. 수원시 조원동) 씨는 "퇴근길에 박근혜 후보의 연설을 듣게 됐으나 상대 후보와 과거 정권은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최근 터진 검찰비리 등 현 정권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해 좀 실망했다"면서 "공약내용도 구체성이 없어 '립 서비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태그:#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수원 유세,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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