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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반미(Banh mi) 바게뜨', 미국에서는 '쟁반과 집게'.

최근 SPC 그룹이 소개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전략'을 단 두 마디로 요약하면 위와 같다. 이 자료를 보면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 역시 결론은 '현지화'와 '차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현재 파리바게뜨 '세계 점포'는 총 129개. 2004년 9월 상하이에 처음 진출한 이래 모두 103개 점포가 운영중인 중국이 가장 많으며, 미국에도 2005년 1월 LA 한인타운 1호점을 시작으로 미국 심장부 뉴욕 중심의 맨해튼 점 등 모두 2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의 '안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진출도 올해 시작됐다. 지난 3월 호치민에 베트남 1호점이 '상륙'했으며, 싱가폴에는 9월에 첫 점포를 개설했다. 2020년까지 해외에 모두 3000개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파리바게뜨 목표다.

'반미(Banh mi)와 '스무디'로 베트남에 '안착'

베트남 호치민 파리바게뜨 1호점 '까오탕점'
 베트남 호치민 파리바게뜨 1호점 '까오탕점'
ⓒ 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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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글로벌 전략의 핵심으로 고급화, 다양화, 고품질화, 현지화 등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이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각종 현지화 사례다.

그 첫 번째 예가 베트남에 선보인 반미(Banh mi) 바게뜨 샌드위치. 반미(Banh mi)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유래한 샌드위치 형태 음식으로 구운 고기와 각종 향채를 넣어 베트남인들이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제품이라고 한다. 이에 착안하여 파리바게뜨가 선보인 현지화 제품이다.

여기에 딸기, 키위, 바나나, 망고, 코코넛 등 과일을 활용한 '스무디(과일 등을 갈아 얼려 만든 음료)'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여러 열대과일을 활용한 식재료로 '현지와'와 '차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그 결과 호치민에 있는 1호점 '까오탕점'의 경우 방문객 수가 하루 700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SPC 그룹에 따르면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의 일평균 방문객 수가 250명 정도"라고 하니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프랑스 식문화가 보편화된 탓에 일찍부터 빵과 커피 문화가 발달됐고 그만큼 '글로벌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SPC그룹 "가장 중요한 전략은 현지화"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1호점 '위즈마점'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1호점 '위즈마점'
ⓒ 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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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현지화 전략은 그 외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단단한 빵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는 현지 특성에 맞춰 싱가폴에서는 포카차, 깔조네 등 다양한 조리빵을 선보였다. 중국의 경우에는 빵 위에 쇠고기 토핑을 얹은 '육송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SPC그룹은 "현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현지인 입맛에 맞게 특화 메뉴 비중을 20% 유지하고, 현지 인력 채용을 통해 진정한 현지화를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익숙함'은 글로벌 전략에서 동전의 '한 면'일 뿐이다. 동시에 '다름'을 갖춰야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 전략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의 주요 요건. 일단 베트남 점포의 '다름 전략'은 선택의 폭을 크게 넓힌 것이다.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장 강성길 부장은 "현지 베트남 베이커리에서는 40여 종류 이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까오탕점(1호점)은 약 3배 이상인 150여 종의 품목을 준비해 기존 베이커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쟁반과 집게'로 동시에 차별화·현지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더블플레이스점'
 중국 베이징에 있는 '더블플레이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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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2개 점포를 운영 중인 미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미국 시장의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류 이하인 것에 비해 파리바게뜨의 경우는 300종 이상의 품목을 취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제품으로 고객의 '감각'에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의외의 '차별화'도 먹혀들었다고 한다. 국내 '빵 가게'에서는 매우 친숙한 '쟁반과 집게'가 그것이다. SPC그룹은 현지에서는 낯선 판매 시스템이라며 "현지 베이커리는 줄을 서서 원하는 제품을 매장 직원에게 요청하는 방식임에 반하여, 쟁반과 집게 시스템은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현지 문화와 잘 맞아떨어진 운영방법"이라고 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진출 초기부터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했다고 한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베이징 유명 상권인 '더 플레이스' 등 주요 도시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공략함으로써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주목도가 높은 F-1 경기대회나 HSBC 국제골프대회 등 대형행사 파트너로 참여함으로써 고급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크 교실 행사를 2005년부터 500회 이상 진행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브랜드 '친숙도'도 함께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2020년까지 60개국 3000개 매장 확보"

SPC그룹 측은 "프랜차이즈가 100호점을 넘어선 것은 브랜드 인지도나 운영 시스템이 시장에 확실히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고 자평하면서 "향후 동북 3성과 화서·화남 지역까지 2015년 500개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향후 중국 전략을 소개했다.

또한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베이커리 시장인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파리바게뜨 글로벌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싱가포르 진출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내년에는 인도, 중동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3월 SPC그룹이 발표한 '2020 글로벌 전략'을 보면, 2020년까지 60개국에 3000개 매장을 열고 이를 통해 해외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전략이 '브랜드 및 품질 우선'의 1세대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기본으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현지화를 덧붙인 2세대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태그:#SPC, #파리바게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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