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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이 대한항공(KAL)을 성토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이 부산광역시와 항공클러스터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정만규 사천시장와 사천시의회, 시민사회진영까지 나서서 KAL을 성토하고 나섰다. 대규모 집회도 열린다.

KAL은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속에 사천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KAI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부상시의회에서 '부산 항공산업 육성발전 양해각서 체결'을 했다. 사진 왼쪽은 허남식 시장이고 오른쪽은 지창훈 사장이다.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부상시의회에서 '부산 항공산업 육성발전 양해각서 체결'을 했다. 사진 왼쪽은 허남식 시장이고 오른쪽은 지창훈 사장이다.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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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을 비난하는 사천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린다. 보수·진보성향의 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집회가 28일 사천읍에서 열린다.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27일 'KAL의 KAI 인수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만규 사천시장 "KAI 민영화 보류해 달라"

정만규 사천시장은 26일 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AI의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정 시장은 "부산시와 MOU 체결은 대한항공에서 KAI를 인수하여 사천지역에는 군수부분만, 민수부분은 부산테크센터를 중심으로 분리하려는 저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는 KAI의 부실초래는 물론, 지역의 항공부품업체의 동반 부실로 지역경제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하고 항공산업의 2중 투자로 인한 항공산업 전체의 부실로 이어져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영화 우려도 지적했다. 정 시장은 "현재 KAI의 민영화 공고 이후 민영화에 대한 노조원들의 강한 반발과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기업이 인수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여력이 미약한 업체가 인수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미래에 치명적인 악영향으로 한국 항공산업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항공산업붕괴도 예견되는 사항이며, 시민들로부터 정부불신과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시장은 "시민들의 한결같은 뜻을 모아 사천시의 대표기업인 KAI가 미래의 항공 우주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점까지 민영화를 보류해 주기 바란다"며 "민영화가 거스를 수 없는 국가정책 이라면 항공산업에 투자 여력이 월등한 기업이 KAI의 경영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천시의회 "KAL의 KAI 인수 반대" 결의

사천시의회(의장 최갑현)도 나섰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23일 긴급결의안을 통해 "대한항공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반대"를 나타냈다. 시의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부산시와 대한항공의 MOU 철회'와 '대한항공의 KAI인수 반대', '부산시의 항공클러스터 계획 철회' 등을 촉구했다. 시의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은 26일 청와대와 정부, 국회, 대한항공, 부산시 등에 발송했다.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이미 사천과 진주를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산업은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고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85%가 집중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한편으로는 KAI 인수에 열을 올리면서 투자는 부산 강서구에 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항공의 이중적 태도에 분노하며 KAI 인수에 대한 대한항공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AI 노조, 범시민대책위 "KAL의 사천 투자계획은 공염불"

한국항공우주산업노동조합과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대한항공의 사천 투자계획은 불가능한 공염불"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KAL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부채비율 1000%에 육박하는 기업이, 2012년 하반기에만 회사채 4900억을 찍어낸 기업이, 1조5000억에 달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부산시와 체결한 항공산업단지 조성에 1조5000을 투자하고, 사천지역에 또다시 1조5000억을 투자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고등훈련기인 TA-50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고등훈련기인 TA-50 등을 생산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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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4조5000억에 달하는 금액인데, 부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대한항공이 이러한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며 "투자계획을 공수표 발행하듯 찍어내는 대한항공에 측은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진정 투자계획이 서 있다면 인수 후 밝힐 사항이 아니며, 지금 당장 밝히고, 어떠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 계획 또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AI노조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규모가 제한되어 있는 항공산업의 범위를 볼 때, 현재 잘 구축되어 있는 진주·사천의 항공산업단지와 별도로, 굳이 부산에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라며 "부도덕한 기업, 부실기업 대한항공의 투자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공염불이라 보고 있으며, 순간의 난처한 상황을 피해가려는 얄퍅한 수단에 불구하다 본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KAL 인수시 부산 항공클러스터와 별도 투자

부산시는 '부산 항공클러스터 조성 MOU'를 체결했던 대한항공은 25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KAI 인수시 부산 테크센터와 유사한 규모의 투자를 사천에 할 것"이라며 "KAI 인수 확정시 별도의 투자 계획 및 운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경상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에 부응하는 규모의 투자를 통해 사천지역 항공산업 발전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라며 "KAI 투자를 기반으로 사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가 항공 산업 도약을 견인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KAI인수시 부산테크센터와 별도 분리 운영할 것"이라며 "상호간 경쟁과 협력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창훈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 테크센터를 확장하고 중·소항공 협력사들과 항공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항공우주 비전 2020'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부산시와 테크센터 인근 23만㎡ 규모의 부지에 제2테크센터를 조성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2테크센터가 완공되면 기존 71만㎡의 테크센터와 함께 총 94만㎡ 규모로 늘어난다. 제2테크센터에는 항공기 조립 공장, 복합재 공장, 민항기 국제공동개발센터, 자동물류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태그:#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정만규 사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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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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