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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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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비슷한 농업정책을 내놓은 세 후보. 그러나 정책을 받아든 현장 농업경영인들의 '박수 소리'는 비슷하지 않았다. 안철수의 '판정승'이었다. 이날 연설 중에 청중을 웃긴 것도 그가 유일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농정대토론회에 참석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온 농업경영인 8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농업경영인들은 대선 후보들과의 만남에 앞서 ▲ 한중FTA 중단 ▲ 무역이익공유제 실시 ▲ 직불금 확대 ▲ 대통령 직속 농업발전위원회 설치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7개로 정리해 발표하기도 했다.

박수로 본 농업정책 호응도,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 참석한 뒤 손을 흔들며 떠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 참석한 뒤 손을 흔들며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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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을 연 것은 박 후보였다. 박 후보는 연이어 있는 비공식 일정 탓에 다른 두 후보들보다 이른 오후 1시께 행사장을 찾아, 연설을 시작했다. 농업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강화와 쌀 직불금 및 밭작물 직불금 강화 등이 주 내용이었다.

그는 "쌀 고정직불금을 현재 헥타르 당 70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청중들은 "논에 재배하는 이모작 밭작물에도 직불금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서도 박수를 보냈다.

이날 박 후보는 지원 규모가 큰 정책을 약속하며 힘이 넘치는 연설을 했지만, 객석 호응은 다른 때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었다. 대다수 농업경영인들은 박 후보 입장 때부터 자리에 앉아 침착하게 행사 진행을 바라봤다. 박수도 박 후보가 농촌에 직접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부분에서만 가끔씩 터져나왔다. 지방 방문 때 모습을 드러내기만 해도 박수와 환호를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오후 3시께 도착해 연설에 나섰다. 먼저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말한 고정직불금 강화에 쌀 직불금 목표가격 인상도 시행하겠다고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목표가격이 높아지면 그만큼 변동직불금도 올라가게 된다.

문 후보는 이날 박 후보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식량 자급률 50% 목표'나, '친환경 농산물 비율 30% 달성'. '농어민 자녀 특별 채용제도' 등 현실화 가능성을 지적받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농업경영인들은 일관되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대통령 직속으로 농업발전위원회를 설치해 5년 단위의 중기 농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말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연설을 마치면서는 "FTA 등 개방의 파고 앞에서 여러분을 책임지고 지키겠다"는 말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안 후보는 농촌에 육아 및 의료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방안과 공공조달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그는 "농산물의 가격을 상인이 아니라 농민이 결정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조직화와 협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농업에서의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금의 수입개방 제도는 강대국에만 유리하다"면서 "우리 농민들이 놓여있는 경쟁의 규칙이 바르지 않다면 공정하게 바로잡아야 하며 그게 바로 경제민주화"라고 밝혔다. "농업과 비농업 간의 불균형도 반드시 고쳐나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농업발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농민의 목소리를 담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재 전국 8개 시군에서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는 농업회의소도 법제화해서 2015년까지 전체 시군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그간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오던 FTA에 대해서도 "(저에 대해)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다"면서 바로잡았다. 그는 "이미 이중삼중의 FTA로 농업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특히 한중FTA는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FTA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자 객석에서는 '안철수'를 연호하기도 했다.

"현장 농민들은 농업 때려쳐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대통령 당선 뒤 공약과 발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하는 확약서에 사인한 뒤 들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대통령 당선 뒤 공약과 발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하는 확약서에 사인한 뒤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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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직불금 인상 등 집권 시 당장 실행하겠다고 하는 정책들만 보면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데, 안철수 후보가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세 후보의 연설을 모두 듣고 행사장을 떠나는 농업경영인 7명에게 누구 정책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 묻자 그 중 6명이 안 후보를 꼽았다.

경북 경주에서 온 백민석(49)씨는 "세 후보의 연설을 모두 들었지만 농민을 대화상대로 생각하는 후보는 안 후보가 유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직불금 10만 원, 20만 원 더 받는 게 중요한게 아니다"라면서 "현장 농민들은 지금 농업을 계속 해야되나 때려쳐야 하나 하는 고민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과 비농업의 균형 발전 얘기도 그렇고 '지속 가능한' 농업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믿음을 주는 후보는 그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출신 지역과 이름을 밝히길 꺼린 정아무개(50)씨도 백씨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안 후보의 정책 중 농업회의소 취지가 참 좋은 것 같다"면서 "농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이 되어야 덮어놓고 FTA 추진하는 행태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후(45)씨와 제주에서 온 김성만(50)씨도 안 후보를 지목했다. 이씨는 "농업을 시장경제에 맡기지 않겠다는 말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김씨는 "어차피 정책은 다 비슷한데 그걸 진짜 지킬까를 봤을 때 그나마 '때가 덜 탄' 안 후보가 믿음이 간다"고 설명했다.

전북 장수에서 온 천승남(52)씨는 김씨와 같은 이유로 문재인 후보를 꼽았다. 천씨는 "문 후보가 농촌에 살아서 그런지 농촌 현실을 잘 아는 것 같다"면서 "다들 잘 하겠지만 그중에서도 문 후보에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문재인 , #안철수, #농업경영인, #한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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