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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하자 인사를 나누던 한 상인이 문 후보를 얼싸안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하자 인사를 나누던 한 상인이 문 후보를 얼싸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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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람 문재인, 부산사람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자갈치 시장에 떴다.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 그를 두고, 상인들과 시민들은 '부산사람'이라며 환영했다. 문 후보의 진짜 고향은 거제이지만, 부산 사상구에서 처음 의원 배지를 달았고 본가 역시 부산 영도에 있는만큼 부산 시민들에게 그는 '고향 사람'이라고 인식돼 있는 듯 보였다.

어머니가 '문가'라는 조영남(78)씨는 "문재인은 부산 사람 아니냐"며 문 후보의 등장을 반겼다. 옆에 있던 한 상인은 "자갈치 시장에 은근히 호남·제주 사람이 많다, 나도 제주 출신"이라며 "겉으로는 박근혜라고 말해도 속은 다르다,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새누리당 텃밭'인 이곳에서 문 후보의 인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앞치마를 두른 시장 상인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고개를 내밀어 문 후보의 뒷모습을 쫓았다. 단상 위에 올라가서 좀 더 자세히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한 상인은 "여 올라오믄 무너진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시민들은 휴대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종이를 내미는 시민도 다수였다. 시장 일대는 문 후보를 연호하는 소리로 메워졌고, "여기 한 번 봐 주이소"라는 간절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2~3일 차로 자갈치 시장 방문한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하며 한 상점에서 광어를 만져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하며 한 상점에서 광어를 만져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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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에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자갈치 시장을 방문한 상황. 그 열기를 비교하는 상인들의 '증언'도 불쑥불쑥 나왔다. 한 상인은 "얼마 전에 안철수도 왔다 갔는데 인기가 이만 못했다"고 전했다. 임면희(58)씨는 "지난 번에 박근혜 후보가 왔을 때는 난리 굿이 났었다"며 "그때는 박 후보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였는데 이번에 문 후보 얼굴은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내 마음 속에는 우야든 박근혜"라며 "문재인도 좋긴 한데, 여자가 함 쥐고 살아봐야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태반이 박근혜"라며 "문재인은 담에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게 안에 앉아 문 후보가 왔다는 소식만 전해들은 김아무개(54)씨 역시 "박근혜씨가 왔을 때는 굉장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 역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 김씨는 "안철수씨는 학자의 길을 가면되지 정치도 모르면서 왜 끼어들었냐"며 "그런 안철수랑 합당하는 민주당도 마땅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한 문재인은 '노무현 아바타' 같아서 별로"라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대세론 속에 '숨은 팬'도 존재한다. 영도상회 주인 이아무개 (55)씨는 "시장에는 전부 다 50대 이상이라서 아무래도 박근혜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그래도 나는 문재인이다, 인물도 제일 낫고 고향이 부산이니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한 아이 엄마는 출구에서 문 후보를 기다렸다. "1시간 동안 기다렸다"는 그를 위해 문 후보는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차에 오르려는 문 후보의 발걸음 끝을 잡은 건 "영도에 또 한 번 오십쇼"라 말한 60대 노인 두 명이었다. 문 후보는 "저 영도 사람입니다"라며 웃었다.

이날 문 후보는 자갈치 시장 3층 대회의실에서 부산 지역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터. 상인들과 시민들이 모여 있는 1층 시장을 방문한 것은 20m가량을 둘러지나가는 것이 다였다. 그럼에도 15여 분이 소요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 참석해 한 시민이 건넨 '1219 투표참여' 캠페인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 참석해 한 시민이 건넨 '1219 투표참여' 캠페인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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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어 중심가인 서면으로 이동해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을 벌였다. '투표시간 연장하자 카잉~'이라 적힌 9자 모양 팻말을 든 문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을 외쳤다. 문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이라 적힌 스티커를 시민들의 휴대전화와 모자에 직접 붙여준 후 자신의 옷에도 '1219 투표참여' 스티커를 붙였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거리인 만큼 호응도도 높았다. 한 남성은 "대박~"이라며 문 후보를 쫓았고, 한 20대 여성은 문 후보에게 목도리와 핫팩을 선물하기도 했다. 문 후보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은 김진규(24)씨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지지한다"며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빨리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 측에서 단일화 협상을 중단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투표 시간 연장' 캠페인에 참석했으나 크게 요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난감하다"며 "오해가 있었다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에 부산을 찾을 때는 야권단일후보로 찾아뵙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 참석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서면로터리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 참석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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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진행된 '활력 부산을 위한 문재인의 약속' 발표 간담회에서 문 후보는 '야권단일후보'로서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에 부산 찾을 때는 야권단일후보로 찾아뵙겠다"고 말한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 "국민들의 의사가 가장 정확하게 반영되는 방식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수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이명박 정부는 바다를 포기했다,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고 수산업무를 작목의 하나인 것처럼 취급했다"며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고 동남권 신공항을 반드시 다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해수부 입지 문제'에 대해서는 "해수부 부활을 요구하는 목포, 제주, 거제 등 많은 지역이 연대해서 해수부 부활부터 관철해 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동안 지방 분권화를 강조해왔는데, 그런 면에서 입지도 적합한 곳을 찾아 선택할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문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김해 공항의 확장 이전을 넘어서 인천공항과 맞먹는 두 개의 허브 공항으로까지 육성할 수 있다"며 "지난 번 동남권 신공항이 좌초 됐을 때 (이미) 국제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은 마련된 상태이니 심사에서 정치적 논리만 개입되지 않았다면 부산 시민도 만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해수부 폐지 법안을 제출한 것이 새누리당이고, 이명박 정부 들어 지역균형발전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됐다"며 "이에 대해 사과 없이 선거 때 닥쳐오니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수도권 중심의 정책과 균형발전을 부정하는 새누리당에 정권을 맡겨서는 결코 부울경이 자립적인 경제권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답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 없이는 부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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