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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호젓하게 걸으며 만추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호젓하게 걸으며 만추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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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단풍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수능도 끝났다. 고3 학부모들도 오랜만에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주말이다. 늦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곳으로 간다. 고즈넉하면서도 호젓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곳이다. 체력이 쇠약해진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마음까지도 씻어줄 수 있는 곳이다.

올 가을 한반도의 마지막 단풍이 머물고 있는 '땅끝' 전라도 해남에 있는 대흥사와 십리숲길이다. 대흥사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매표소에서부터 대흥사에 이르는 숲길이다. 사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데, 특히 가을에 운치 만점이다. 이 숲길에 지금 막바지 단풍이 머물고 있다.

마지막 단풍 만나러 전라도 해남으로...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대흥사로 가는 길이다.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대흥사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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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일지암에서 대흥사로 내려오는 숲길이다.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일지암에서 대흥사로 내려오는 숲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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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은 소나무와 벚나무, 전나무, 단풍나무로 터널을 이루고 있다. 색깔도 형형색색이다. 길이가 4㎞ 정도 된다. 그래서 '십리숲길'이라 부른다. 아홉 굽이로 이어져 있어 '구림구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낙엽도 수북하게 쌓여 만추의 서정을 선사한다. 그리 북적거리지도 않아 유유자적 걷기에 그만이다.

숲길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주차장은 예전 여관들이 모여있던 곳이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들이 내려와 묵었던 곳이다. 그해 5월 22일 광주로 가는 시민군들에게 주민들이 김밥과 음료를 건네주며 격려하던 장소인 것이다. 5·18사적지 가운데 하나다.

오랜 전통을 지닌 유선관. 대흥사 앞에 있는 한옥민박집이다. '1박2일'도 여기서 묵었다.
 오랜 전통을 지닌 유선관. 대흥사 앞에 있는 한옥민박집이다. '1박2일'도 여기서 묵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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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대흥사 앞 부도전에 늦가을이 머물고 있다.
 해남 대흥사 십리숲길. 대흥사 앞 부도전에 늦가을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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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조금 더 가면 유선관이 있다. 400년 묵은 전통 한옥여관이다. 최근에 내부가 개량되긴 했지만 유서 깊은 곳이다. 오래 전 절집을 찾은 신도나 수도승들의 객사로 쓰였던 곳이다. 청태 낀 기왓장과 색깔 바랜 나무기둥이 매력적이다. 고풍스럽기도 하다.

이 집이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다. <장군의아들><서편제> 등을 여기서 찍었다.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 해남 촬영 때 출연자들이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유선관을 지나면 피안교다. 여기서부터 속세를 벗어놓고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피안교를 건너면 일주문이 나오고 부도밭이 오른쪽으로 펼쳐진다. 대흥사를 중흥시킨 서산대사와 연담, 초의, 만해 등 13명의 대종사(大宗師)와 13명의 대강사(大講師)가 모셔져 있다. 부도밭 앞길의 운치가 그만이다. 부도전을 지나면 반야교를 건너는데, 이 부근의 단풍도 아름답다.

늦가을 숲길의 매력에 흠뻑 젖어볼 수 있어

두륜산 대흥사 전경. 산정에 비로자나불이 누워 있다.
 두륜산 대흥사 전경. 산정에 비로자나불이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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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천불전 옆 연리근. 두 나무의 뿌리가 붙어 하나 된 나무 밑으로 기원등이 있다.
 대흥사 천불전 옆 연리근. 두 나무의 뿌리가 붙어 하나 된 나무 밑으로 기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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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5년(514년) 아도화상이 세운 절로 전해지고 있다. 서산대사와도 관련이 깊다. 절 안에 서산대사의 유품이 보관된 표충사가 있다. 보물과 천연기념물 등 유물도 많다. 절 입구에서 산정을 올려다보면 누워있는 비로자나 와불상도 보인다. 비로자나불의 얼굴과 몸, 다리까지 알아볼 수 있다.

천불전 옆에 두 나무의 뿌리가 만나 하나 된 연리근도 있다. 그 아래엔 중생들의 간절함이 촛불로 타오르고 있다. 연리근 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있다. 계곡물이 절집의 대웅보전과 천불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계곡 위로 놓인 심진교를 건너면 침계루와 대웅보전이다. 대웅보전 옆에 윤장대가 새로 들어서 있다.

대흥사 심진교. 천불전에서 침계루와 대웅보전으로 건너가는 다리다.
 대흥사 심진교. 천불전에서 침계루와 대웅보전으로 건너가는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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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윤장대. 한 여행객이 윤장대를 돌리며 소원을 빌고 있다.
 대흥사 윤장대. 한 여행객이 윤장대를 돌리며 소원을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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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대(輪藏臺)는 절집에서 경전을 놓은 공간에 축을 달아 회전하도록 만들어진 책장이다. 서점에서 문고판 서적을 꽂아놓고 책장을 돌려가며 고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과 흡사하다. 윤장대를 오른쪽으로 세 번 돌리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마음의 위안도 얻을 수 있다.

숲길을 따라 일지암으로 간다. 일지암은 초의선사(1786∼1866)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와 교류하면서 학문적 깊이를 더했던 곳이다. 우리나라의 차(茶)문화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 야생 차나무도 많이 자라고 있다.

대흥사 매표소에서 일지암까지 걷는데 부담도 없다. 싸목싸목 얘기 나누며 걸을만 하다. 동행하는 가을바람도 달콤하기만 하다. 막바지 단풍과 함께 늦가을 숲길의 매력에 흠뻑 젖어볼 수 있는 해남 대흥사와 십리숲길이다.

대흥사에 속한 암자 일지암. 차문화의 성지답게 야생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대흥사에 속한 암자 일지암. 차문화의 성지답게 야생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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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숲길. 늦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해남 대흥사 숲길. 늦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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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십리숲길, #대흥사, #두륜산, #윤장대, #일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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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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